엘리야와 엘리사

20대에는,
나를 끊임없이 점검해주고, 나를 보살펴주는 선배가 없는 것이 정말 눈물나도록 서럽고 힘든 때가 많았다.
복음에 눈을 떠서 가슴이 뜨겁긴 한데, 이것을 어떻게 handle해야 하는지 내게 일러주는 이가 주변에 별로 없었다.
물론 일반적인 조언과 가르침은 풍성하게 많이 받을 수 있었지만, 내가 ‘멘토’로 생각할만한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정신없이 책을 읽기도 하고, 어쩌다 한번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무엇인가 배워보려고 갖은 노력을 하기도 했었다.
내가 엘리사가되어, 엘리야와 같은 선배를 따르고 싶은 열망이었다.

30대에는,
그런 그림들을 대충 포기하면서 살았던 것 같다.
어차피 신앙은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이므로, 기도와 말씀으로부터 공급받으면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이제 40대가 되어서는,
내가 엘리야가 되어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커진다.
물론 아직 내가 성숙하고 성장해야하는 부분이 산더미 같긴 하지만,
적어도 내가 20대와 30대에 경험한, 하나님과의 동행을, 전수해주어야한다는 부담감과… 어찌보면 건강하지 못하게 보이기까지하는 절박함이 내 안에 있는 것 같다.

아직 내가 엘리야와 같이, 누군가에게 무엇을 전수할 만한 사람이 되지 못했다는 self-evaluation이 명확함에도,
그것에 대한 간절함이 시간이 갈수록 커져만간다.

예전에 하나님께서는…
내가 그토록 하나님 안에서 하고 싶었던 일들을, 10년 가까이 delay 시켜가면서 나를 준비시켰던 경험을 하게 하셨었다. 내가 아무리 가슴이 터져라 하고 싶은데도… 너는 아직 때가 아니다 하시며 나를 주저앉히셨었다.
40대 초반에 이런 간절함이 커져가는 것을 보아, 아마 50대가 되어서는 정말 후배들에게 무엇인가 해줄 말이 있는 사람으로 (그것이 꼭 대단한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나를 만들어가시는 것은 아닐까… 그런 소망을 가져본다.

약자를 위한 복음? 약자의 복음!

어제 글에서도 짧게 썼지만,
약자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하는 위로나 격려는 오히려 그들에게 독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그리스도인 가운데, 특히 젊은 그리스도인 가운데에, 약자를 향한 compassion을 가지고 그들을 섬기고 세워주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그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며 생존경쟁에 몰두하고 있는 세상의 흐름에 대비시켜 보면 이들은 참 멋지게 보이기도 한다.

그런 소위 ‘개혁적’ 젊은 그리스도인들 가운데에서는,
약자들 (사회적 약자 뿐 아니라, 정서적, 신체적, 영적, 경제적 약자들을 모두 포함)을 향해…
기운을 내, 우리가 함께 하고 있잖아, 저기 고지가 보이잖아… 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들을 자주 발견한다. (나도 매우 자주 그런 접근을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진정한 약자들은, 자신이 처한 어려운 상황으로부터 스스로 딛고 나올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상황 자체가 무겁고 힘들어서 주저앉아있는 것 이외에 다른 무엇을 해볼 시도조차 못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그런 이들에게,
힘을 내라, 꿈을 키워라, 비전을 봐라는 식의 선동은 오히려 그들에게서 소망을 빼앗아 가는 일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약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으로부터 공급되는 ‘은혜’이지,
인간이 제공해주는 ‘으쌰 으쌰'(너는 할 수 있어) 가 아니라는 것이 요즘 내가 많이 하는 생각이다.

그런의미에서,
은혜로만 살아가는 삶,
하나님을 철저히 의지하는 삶,
성령을 좇아 사는 삶은…
정말 중요한 개념들인 것 같다.

약자를 위한 (인간적인) 복음은, 약자들을 배려하고 그들에게 힘을 주려고 노력하지만,
약자의 (하나님의) 복음은, 그들을 은혜에 잠기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스스로 약자가 아니면서, 약자를 위한 (인간적인) 복음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소위 ‘강남좌파’와 다를바 없는 것이 아닐까.

(갈라디아서 1장을 나름대로 연구해보면서…. 이런 묵상들을 해 보았는데, 나를 참 아프게 찌른다.)

어제의 묵상

다리를 다친 운동선수가 있었다.
뛰고 싶으나 뛰려고 하면 근육통이 심해 제대로 뛸 수 없었다.
겨우 걸을 수 있을 뿐이었다.

몇년간의 고통스러운 재활훈련을 통해, 그 선수는 다시 뛸 수 있게 되었다.

그 선수는 자신의 그러한 경험을 ‘훈장’으로 삼아, 부상을 당한 다른 선수들에게 이야기한다.
힘내! 넌 해낼 수 있어! 날 봐. 부상을 이기고 이렇게 뛰고 있잖아.

그러나,
그 선수의 그러한 말은, 부상중에 있는 다른 선수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오히려 그들의 마음을 더 어렵게만 할 뿐이다.

부상에서 회복된 그 선수는,
자신이 부상에서 회복되었다는 것만을 기억할 뿐,
부상을 당했을때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하는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

나는,
바로… 그 부상에서 회복된 운동선수 같을때가 참 많은 것 같다.

성실함과 완벽함

누구나 완벽할수는 없다.
그러나 누구나 성실할수는 있다.

어떤 사람이 완벽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에게 ‘조금 더’ 요구한다면, 그것은 참으로 잘못된 것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성실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에게 ‘조금 더’ 요구한다면 그것은 정당한 것일 수 있다.

문제는,
어떤 사람의 문제가 성실하지 못함에서 오는 것인지, 완벽하지 못한 것에서 오는 것인지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어쩌면 두가지가 분리될 수 없는 문제인지도 모르겠다.)

이것이,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쉽게 정죄하고 판단하지 말아야할 여러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What Am I Doing Wrong?

어디선가 퍼온 대화.

=====

okay, i’m tired of beating around the bush.

저도 이제 빙빙 돌려 말하는거에 지쳤습니다.
i’m a beautiful (spectacularly beautiful) 25 year old girl.
전 아주 아름다운 25살 여성이고요.
i’m articulate and classy.
전 똑똑하고 세련됬습니다.
i’m not from new york.
전 뉴욕 출신이 아니고요.
i’m looking to get married to a guy who makes at least half a million a year.
일년에 최소 50만불이상은 버는 남성과 결혼하고 싶습니다.
i know how that sounds, but keep in mind that a million a year is middle class in new york city, so i don’t think i’m overreaching at all.
이상한 소리처럼 들리시겠지만, 뉴욕시에선 50만불 버는건 중간정도밖에 안되니, 너무 과한걸 원하는건 아니라고 봅니다.
are there any guys who make 500k or more on this board?
혹시 50만불 이상 버는 남자들 중 이 게시판 읽으시는분 있으신가요?
any wives?
혹시 그런 분의 부인분이요?
could you send me some tips?
저한테 팁을 좀 보내주실 수 있나요?
i dated a business man who makes average around 200 – 250.
전에 일년에 20~25만불을 버는 사업가와 사귀었었는데.
but that’s where i seem to hit a roadblock. 250,000 won’t get me to central park west.
장애물이 보이더라고요. 25만불로는 센트럴 파크 서쪽(cpw)에 살 수 없어요.
i know a woman in my yoga class who was married to an investment banker and lives in tribeca, and she’s not as pretty as i am, nor is she a great genius.
제 요가 클래스에 투자은행원과 결혼한 여성이 있는데 tribeca (맨해튼 남쪽 부*역)에 살아요. 근데 그 여성은 저만큼 이쁘지도 않고, 대단한 천재도 아니에요.
so what is she doing right? how do i get to her level?
그런데 그 여성은 어떻게 한거죠? 어떻게 그 여성과 같은 레벨이 될 수 있을까요.
here are my questions specifically: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where do you single rich men hang out? give me specifics- bars, restaurants, gyms
독신 부자 남성들은 어디서 주로 노나요? 바? 레스토랑? 헬스장?
what are you looking for in a mate? be honest guys, you won’t hurt my feelings
짝으로는 어떤 사람을 찾고 있나요? 솔직히 말해주세요. 상처입지 않을께요.
is there an age range i should be targeting (i’m 25)?
특정 연령대를 찾아봐야 할까요? (전 25살입니다)
why are some of the women living lavish lifestyles on the upper east side so plain?
왜 북동부에 사치스런 삶을 사는 여성들은 몇몇은 아주 평범할까요?
i’ve seen really ‘plain jane’ boring types who have nothing to offer married to incredibly wealthy guys.
너무 평범해서 부자 남편에게 별로 해줄만한게 없는 그런 타입을 몇몇 봤거든요.
i’ve seen drop dead gorgeous girls in singles bars in the east village.
동부지역에 독신들이 모이는 바에 가면 정말 끝내주는 여성들을 본적이 있거든요.
what’s the story there?
어떻게 된건가요?
jobs i should look out for?
특정한 직업대를 찾아봐야 하나요?
everyone knows – lawyer, investment banker, doctor.
변호사, 투자가, 의사등등은 다들 아는거고요.
how much do those guys really make?
그 사람들은 실제로 얼마나 벌죠?
and where do they hang out?
그리고 그 사람들은 어디서 보통 놀죠?
where do the hedge fund guys hang out?
헤지펀드가지고 노는 사람들은 어디서 노냐고요.
how you decide marriage vs. just a girlfriend?
결혼과 여자친구와의 차이를 어떻게 구분하나요?
i am looking for marriage only
전 결혼만 원합니다.
please hold your insults – i’m putting myself out there in an honest way.
절 비난하지 마세요. 전 아주 정직하게 말하는 겁니다.
most beautiful women are superficial; at least i’m being up front about it.
정말 이쁜 여자들은 내숭 떱니다. 전 최소한 대놓고 말하잖아요.
i wouldn’t be searching for these kind of guys if i wasn’t able to match them – in looks, culture, sophistication, and keeping a nice home and hearth.
제가 그런 여자들하고 비교해서 외모나, 문화나, 철학이나, 집보기나 따뜻한 마음에 뒤진다면 부자 남자들을 찾지도 않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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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ingid : 432279810
게시번호 : 432279810
the answer
답변
dear pers – 431649184:
431649184 씨에게…
i read your posting with great interest and have thought- meaningfully about your dilemma.
당신 글을 흥미있게 읽었고, 당신이 처한 딜레마에 대해 의미있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i offer the following anlysis of your predicament.
당신의 고민에 대해 다음과 같은 분석을 해 드리겠습니다.
firstly, i’m not wasting your time, i qualify as a guy who fits your bill; that is i make more than $500k per year.
일단 저도 당신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습니다. 전 당신이 찾는 남자중에 하나입니다. 저도 일년에 50만불 이상을 법니다.
that said here’s how i see it.
그리고 제 의견을 말씀드리죠.
your offer, from the prospective of a guy like me, is plain and simple a crappy business deal.
저같은 사람들이 보기에 당신이 제시한건 단순하고 엉터리 비지니스 거래입니다.
here’s why.
이유를 말씀드리죠.
cutting through all the b.s., what you suggest is a simple trade:
빙빙 돌리지 않고 말씀드리죠. 당신이 제안한건 간단한 교환입니다:
you bring your looks to the party and i bring my money.
당신은 파티에 외모를 가지고 오면, 전 돈을 가지고 오는거죠.
fine, simple.
간단하죠.
but here’s the rub, your looks will fade and my money will likely continue into perpetuity…in fact, it is very likely that my income increases but it is an absolute certainty that you won’t be getting any more beautiful!
여기서 마찰이 생기는 겁니다. 당신의 외모는 갈수록 시들해질꺼고, 제 돈은 영원하겠죠. 아니, 사실 오히려 미래에 돈을 더 많이 벌 확률이 있지만, 당신의 외모가 더 이뻐질 확률은 절대 없습니다.
so, in economic terms you are a depreciating asset and i am an earning asset.
즉, 경제용어로 설명하자면 당신은 감가상각의 자산이고, 전 증가하는 자산입니다.
not only are you a depreciating asset, your depreciation accelerates!
당신은 그냥 감가상각이 아닙니다. 갈수록 감가상각의 가속이 이루어 지는거죠!
let me explain, you’re 25 now and will likely stay pretty hot for the next 5 years, but less so each year.
설명해 드리죠. 당신은 25살이고, 앞으로 5년정도는 꽤 이쁠겁니다. 하지만 매년 조금씩 줄어들겠죠.
then the fade begins in earnest. by 35 stick a fork in you!
그리고 나선 빠른 속도로 악화됩니다. 35살 정도 되면 거의 다 시들었겠죠.
so in wall street terms, we would call you a trading position, not a buy and hold…hence the rub…marriage.
그러니 월 스트리스 용어로 말하면, 당신은 매각의 대상이지, 구매나 저축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래서 결혼이라는 개념과 마찰을 일으키는 겁니다.
it doesn’t make good business sense to “buy you” (which is what you’re asking) so i’d rather lease.
결국 당신을 “사는”(당신이 원하는 거죠)건 별로 좋은 경영센스가 아니니, 그냥 리스(lease:대여)하는게 낮습니다.
in case you think i’m being cruel, i would say the following.
제가 잔인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니 이렇게 말씀드리죠.
if my money were to go away, so would you, so when your beauty fades i need an out.
어짜피 제 돈이 없어지면 당신도 절 떠날겁니다. 그러니 당신 외모가 시들해지면 저도 빠져나와야 겠죠.
it’s as simple as that.
간단한 겁니다.
so a deal that makes sense is dating, not marriage.
그러니 데이트는 되도 결혼은 좋은 거래가 아닙니다.
separately, i was taught early in my career about efficient markets.
또한 별개로, 전 예전에 “효율적인 시장원리”에 대해 배웠습니다.
so, i wonder why a girl as “articulate, classy and spectacularly beautiful” as you has been unable to find your sugar daddy.
그래서 당신 말대로 “똑똑하고 세련되고 아름다우신” 여성분이 왜 아직도 남편감을 찾지 못했는지 궁금하군요.
i find it hard to believe that if you are as gorgeous as you say you are that the $500k hasn’t found you, if not only for a tryout.
당신이 정말 50만불의 가치가 있는 정도로 대단한 여성이라면, 50만불 이상 버는 남성들이 최소한 “일단 시도”라도 해 보 지 않았을 리가 없습니다.
by the way, you could always find a way to make your own money and then we wouldn’t need to have this difficult conversation.
근데, 당신이 스스로 그런 정도의 돈을 벌 수 있다면, 이런 어려운 대화를 하고 있을 필요도 없을겁니다.
with all that said, i must say you’re going about it the right way. classic “pump and dump.”
이렇게 말했지만, 당신이 제대로된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는 말씀 드릴 수 있겠군요. 고전적인 “다 뽑아낸 후 차버려라”식의 꽃뱀전략입니다.
i hope this is helpful, and if you want to enter into some sort of lease, let me know.
이게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만약 “리스”거래에 관심이 있으시면 연락 주세요.

조언을 받아들이기

총무간사로 섬길때, 여러가지 어려운 것들이 있었지만,
가장 어려웠던 것 가운데 하나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내게 ‘조언’을 한다는 것이었다.
정말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많은…

생전 처음 본 사람이 다짜고짜 코스타란 이런 것이라며 일장 훈시를 늘어놓으시기도 하고,
한시간씩, 전화를 통해서 일방적인 ‘조언’을 들어야만 했던 적도 있었다.
정작 본인은 중학교때 반장해본 이후로는 한번도 리더쉽을 행사한적이 없으면서, 리더쉽에 대해 나름대로의 강의를 해주시면서 조언을 해주시기는 분도 있었다.
코스타의 10년동안 나아갈 방향을 혼자서 쫘악~ 제시해 주시는 분도 있었고,
난데없이 꾸중을 들은 적도 있었다.
하나님의 뜻을 보았다며 “신령한” 얼굴로 접근하는 분도 계셨다.
자신의 경험만을 절대화하여, 내 상황 혹은 코스타의 상황에 자신의 경험을 적용하라고 강요하시는 분도 많았다.

물론 그 가운데에는,
내가 섬기는 내용과, 나를 잘 이해하고 있고, 지금 코스타의 상황등을 잘 읽으며 주시는 적절한 조언들도 있었지만,
대략 80% 정도의 조언은 out of context의, (죄송하지만)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조언들이었다.

이미 우리가 다 마음에 두고 계획하여 진행하고 있는 일이 있었는데, 바로 그 일이 꼭 필요한데 계획을 하지 않는다며 꾸중(?)을 들어야 했던 경우도 있고,
5년쯤 전에 이미 고민과 정리가 다 끝나서 정리가 된 일들에 대해 심각한 얼굴로 매우 새로운 이슈라며 얘기해주시는 분들도 있었다.
코스타가 맞닥들이고 있는 문제의 핵심은 그게 아닌데, 자신이 주장하는 바가 제일 중요한 거라며 목청을 높이시는 경우도 많았다.

그럴 경우에는…
대개 참 애매하고 어색했다.
소위 ‘내부사정’을 시시콜콜 다 설명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혹시 그것을 대외적으로 share할 수 있는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설명하려면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드는 데다,
그렇게 설명을 해도 조언을 해주시는 분이 이해를 하시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그렇다고 그냥 듣고나서는 별다른 반응 없이 나 혼자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보내기에는, 조언을 해준 그 사람에게 너무 미안했다.

어떤 순간에는,
내게 쏟아지는… 그 out of context의 엄청난 조언의 홍수 속에서…
한 두어주만 잠수타면 참 좋겠다…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전화를 받거나, 이메일을 여는게 두려운적도 있었다.
(어떤 어르신들은, 자신의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역정을 내시기도 하셨다. -.-;)

그렇게 out of focus, out of context의 조언을 들을 때면,
그냥 ‘인자한 얼굴’을 하고 그 사람을 보면서..
속으로는 별의별 생각을 다 했었다.
혼자 애국가 가사를 몇번씩 외기도 하고…
(언젠가… 어떤분과 전화하면서는 시편 23편을 한 30번쯤 암송했던 것 같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분들의 그 모든 조언들 속에서 소중한 것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비록 out of focus, out of context의 조언이지만, 그 조언들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내게 하시고 싶은 말씀을 하시는 것들을 보게되는 경우가 있었다.
혹은, 그 사람이 그렇게 조언을 남발해야만 하는.. 그 사람의 personal need/상처를 바라보게 된 경우도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저 그렇게 내게 와서 조언을 해줄 정도록 정성과 열정이 있는 그분들의 마음을 감사히 보게되기도 하였다.
아주 황당한, 거의 말도 되지 않는 조언을 듣게되는 경우에도, “하나님께서 정말 급하셔서, 이렇게 말도 안되는 조언을 통해서라도 내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가보다” 하며 귀를 기울이게 될때도 있었다.

물론, 내가 간과했던, 중요한 point를 깨닫거나 재확인하는 경우도 있었다.

늘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내가 하나님과의 관계가 건강하면 건강할수록, 많은 분들의 조언들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뽑아내는 일들이 더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을 경험하였다.

지금 나는…
얼마나 다른 사람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내게 들려주시는 음성을 듣는 일들을 잘 하고 있는걸까?

언제 좀 더 성숙해지면,
그저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그런 일들이 이루어지게될지도 모르겠으나,
적어도 지금은… 많은 노력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내 죄된 본성에 휩쓸리지 않도록 하나님을 의지해야)…
주변 사람으로부터 소중한 이야기들을 소화시키게 되는 것 같다.

제게 조언을 해주시는 모든 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천재소녀 권민우?

민우 방문 앞에는,
아빠가 쓸 수 있는 낙서판, 엄마가 쓸 수 있는 낙서판이 하나씩 걸려있다.

그곳에 내가 좀 복잡한(?) 수학 문제를 하나 써 놓았다. (뭐 고1 수준쯤 되는거니까… 대단한건 아니지만. ㅎㅎ)


그랬더니 민우가 아주 당당하게 답을 “1” 이라고 써 놓았다.
문제가 너무 쉽다는 듯… 옆에 smile 표시도 그려놓고.
아니 어떻게 알았을까.

우리 딸이 천재가 아닐까. ㅎㅎ

사도행전적 삶

어제 저녁에는,
중국에서 사역하시는 한 선교사님 부부가 우리집을 방문하셔서 함께 저녁 식사를 나누고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것이어서(거의 5년만이었던 것 같다) 반갑기도 했거니와,
무엇보다 참 신선하고 좋았던 것은…
이분들이 사시고 계신 ‘사도행전적 삶’을 직접 듣는 것이었다.

복음을 전하다가 경험하게되는 하나님의 기가막힌 인도하심,
때로는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라고 질문할 수 밖에 없는 일을 겪으시면서도… 그 질문을 16년동안이나 마음에 품고 그거 기도만 하시다가 나중에 사람들을 통해 하나님의 기묘한 섭리를 깨닫는 이야기,
인간적으로 해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으로 기뻐하면서 소망을 잃지 않는 모습…

참 감사하고 좋았는데….
한편 드는 생각은,
나는 이곳에서 정말 그렇게 살고 있느냐 하는 물음이었다.

내가 실리콘밸리에 살고 있지만,
정말 온 맘을 다해서 선교자적 삶을 살고 있다면….
나도 그분들과 같이 그렇게 자신의 삶을 던져 risk-taking을 해가며, 하나님의 결정적인 인도하심을 구하고 (인간적인 노력이 불가능한 상황을 만나고), 그 열매를 보며 정말 하나님께서 하셨다고 기뻐하는…
그런 것을 정말 경험하고 있느냐 하는 물음이었다.

여전히 일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에 사로잡혀,
그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삶을 사는 것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어진 특권이 아니던가.

Don’t Look At Me

14:11 무리가 바울이 행한 일을 보고서, 루가오니아 말로 “신들이 사람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내려왔다” 하고 소리 질렀다.

12 그리고 그들은 바나바를 제우스라고 부르고, 바울을 헤르메스라고 불렀는데, 그것은 바울이 말하는 역할을 주로 맡았기 때문이다.

13 성 바깥에 있는 제우스 신당의 제사장이 황소 몇 마리와 화환을 성문 앞에 가지고 와서, 군중과 함께 두 사람에게 제사를 드리려고 하였다.

14 이 말을 듣고서, 바나바와 바울 두 사도는 자기들의 옷을 찢고, 군중 가운데로 뛰어 들어가서 외치면서,

15 이렇게 말하였다. “3)여러분, 어찌하여 이런 일들을 하십니까? 우리도 여러분과 똑같은 성정을 가진 사람입니다. 우리가 여러분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은, 여러분이 이런 헛된 일을 버리고,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드신, 살아 계신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 ‘사람들’

16 하나님께서는 지나간 세대에는 이방 민족들이 자기네 방식대로 살아가게 내버려 두셨습니다.

17 그렇지만 하나님께서 자기를 드러내지 않으신 것은 아닙니다. 곧 하늘에서 비를 내려 주시고, 철을 따라 열매를 맺게 하시고, 먹을거리를 주셔서, 여러분의 마음을 기쁨으로 가득 채워 주셨습니다.”

18 두 사도는 이렇게 말하면서, 군중이 자기들에게 제사하지 못하게 겨우 말렸다.

=====

하나님의 손에 붙들려 일하면서도,
사람들이 나를 주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그런데,
마음이 급해지면,
사람들로 하여금 나를 주목해서라도 좀더 성숙하게 되길 바라는 마음이 생기게 되는 것 같다.

그런 실수를…
정말 많이 범했던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성실하게 섬겼던 그 사람의 존재 자체가…
점차 거치는 걸림돌이 되어 후배들의 길을 막게 되는 것 같다.

키가 더디 큰다고 성장 홀몬을 잔뜩 주입해서 동물을 키우면 각종 부작용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겠다.
더디 크더라도, 자연식을 먹으며 키워야 건강하게 크는데 말이다.

내 실수들을 바라보며…
한없이 내가 초라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