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적 삶

어제 저녁에는,
중국에서 사역하시는 한 선교사님 부부가 우리집을 방문하셔서 함께 저녁 식사를 나누고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것이어서(거의 5년만이었던 것 같다) 반갑기도 했거니와,
무엇보다 참 신선하고 좋았던 것은…
이분들이 사시고 계신 ‘사도행전적 삶’을 직접 듣는 것이었다.

복음을 전하다가 경험하게되는 하나님의 기가막힌 인도하심,
때로는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라고 질문할 수 밖에 없는 일을 겪으시면서도… 그 질문을 16년동안이나 마음에 품고 그거 기도만 하시다가 나중에 사람들을 통해 하나님의 기묘한 섭리를 깨닫는 이야기,
인간적으로 해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으로 기뻐하면서 소망을 잃지 않는 모습…

참 감사하고 좋았는데….
한편 드는 생각은,
나는 이곳에서 정말 그렇게 살고 있느냐 하는 물음이었다.

내가 실리콘밸리에 살고 있지만,
정말 온 맘을 다해서 선교자적 삶을 살고 있다면….
나도 그분들과 같이 그렇게 자신의 삶을 던져 risk-taking을 해가며, 하나님의 결정적인 인도하심을 구하고 (인간적인 노력이 불가능한 상황을 만나고), 그 열매를 보며 정말 하나님께서 하셨다고 기뻐하는…
그런 것을 정말 경험하고 있느냐 하는 물음이었다.

여전히 일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에 사로잡혀,
그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삶을 사는 것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어진 특권이 아니던가.

마가복음 6장에 나온, 제자들과 예수님

6:30 사도들이 예수께로 몰려와서,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일을 다 그에게 보고하였다.

31 그 때에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따로 외딴 곳으로 와서, 좀 쉬어라.” 거기에는 오고가는 사람이 하도 많아서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32 그래서 그들은 배를 타고, 따로 외딴 곳으로 떠나갔다.

33 그런데 많은 사람이 이것을 보고, 그들인 줄 알고, 여러 마을에서 발걸음을 재촉하여 그 곳으로 함께 달려가서, 그들보다 먼저 그 곳에 이르렀다.

34 예수께서 배에서 내려서 큰 무리를 보시고, 그들이 마치 목자 없는 양과 같으므로, 그들을 불쌍히 여기셨다. 그래서 그들에게 여러 가지로 가르치기 시작하셨다.

35 날이 이미 저물었으므로, 제자들이 예수께 다가와서 말하였다. “여기는 빈 들이고 날도 이미 저물었습니다.

36 이 사람들을 헤쳐, 제각기 먹을 것을 사 먹게 근방에 있는 농가나 마을로 보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37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제자들이 그에게 말하였다. “그러면 우리가 가서 빵 이백 데나리온 어치를 사다가 그들에게 먹이라는 말씀입니까?”

38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에게 빵이 얼마나 있느냐? 가서, 알아보아라.” 그들이 알아보고 말하였다.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가 있습니다.”

39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명하여, 모두들 떼를 지어 푸른 풀밭에 앉게 하셨다.

40 그들은 백 명씩 또는 쉰 명씩 떼를 지어 앉았다.

41 예수께서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들어서, 하늘을 쳐다보고 축복하신 다음에, 빵을 떼어서 제자들에게 주시고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게 하셨다. 그리고 그 물고기 두 마리도 모든 사람에게 나누어 주셨다.

42 그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43 빵 부스러기와 물고기 남은 것을 주워 모으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

44 빵을 먹은 사람은 남자 어른만도 오천 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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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은 너무 바빠서 밥 먹을 시간도 없었다.
예수께서는 그 제자들을 챙기시면서 와라, 밥좀 먹어라… 그렇게 챙기신다.
잠깐 그렇게 밥을 먹고 쉬었지만…

그러나,
또 바로 사람들이 몰려들고…
말하자면 커다란 수양회를 진행하는 상황이 되었는데…
강사의 말씀이 너무 좋은지라, 사람들이 시간이 넘도록 떠나질 않았다.

돌발상황 발생!

이 많은 사람들 밥 먹이는게…

식권 빨간색, 파란색 나누어서 organize 해놓은 것도 아니고…
아아…
이 수양회가 이런데서 빵꾸가 나는구나.
우리가 제대로 준비를 못한 것이 문제였을까.
기도가 부족했던 것이었을까.

주님께서는 그렇게 허둥되며 panic에 빠진  제자들에게…

네가 가진 것을 내어 놓아라. 그거면 족하다. 그게 정말 택도 없어 보여도… 그거면 된다.

제자들은 panic 상태에서 그래도 주섬 주섬 자신들이 내어 놓은 것을 꺼내어 놓고…
그러면서도 어쩌면 이 수양회 진행이 어떻게 되느냐에 계속 관심이 있었을 듯.

등록팀에서는 등록자 명단 찾아가며 혹시 medical need가 없는지 보고…
수양회 장소 관련 logistics 팀에서는 발에 땀이나도록 이리 저리 뛰어 다니며 이 돌발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방법이 없는지…
Operation 팀에서는 재빨리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줄을 세우고 짐을 어디로 모으고… 그렇게 해서 뭔가 해보려는 궁리를… catering을 어디서 불러오나? 우리 재정은 그럼 빵꾸 나는데…

그때 예수께서는,
그 panic 상태의 제자들이 내어놓은것을 가지시고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는…

자…
이제 나누어 먹자.

모두 그 식사를 나누어 먹고나서….
그렇게 허둥대며 걱정하던 conference director, 등록팀, 로지스틱스 팀, 라이드 팀 등등이 얼마나 뻘쭘했을까.

예수님을 그런 제자들의 마음에 완전히 쐐기를 박으신다.

얘들아… 먹고 남은거 모아봐라.

열두광주리에 가득한 먹을 것을 모으면서… 그 수양회 진행 담당 제자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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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쯤 잠도 제대로 주무시지 못하고 계신 우리 동지들,
한 사람 한 사람 얼굴을 떠올리기만해도 눈물이 핑돌도록 제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간사님들…
그리고 며칠 후면 매리우드와 휘튼에서 때로는 극도의 긴장 상태로, 때로는 극도의 panic 상태로, 때로는 말할 수 없는 감격과 기쁨으로, 때로는 무너져 내리며 복도에서 쓰려져서 10분 단잠을 자며, 무릎이 까지도록 엎드려 기도하며, 그렇게 뛰실 우리 간사님들…

힘내십시오!

A Sign of True Discipleship

그리스도의 진짜 제자라는 증표(sign)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요즘 내 마음에 가장 많이 다가오는 것은…

FAT한 성장에의 갈망이 있는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FAT 한것은… Faithful, Available, Teacheable 한 것을 의미)

성실하고, 배우려는 마음이 있고, 성장에의 갈망이 있고, 그것을 위해 자신을 available하게 내어 놓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사람을 그냥 지나친다면 그 안에 True disciepleship이 없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는 과연 이런 기준으로 보아 어떤 사람일까.

Apprentice of Jesus

마가복음 6장 전반부를 보면,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파송하시고,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고 일하게 하시는 장면이 나온다.
지난 월요일에는 Stanford의 KCF 형제 자매들과 이 본문을 함께 공부했다.

최근,
여러가지 일로 쫓기면서 마음의 평정도 잃고,
여러 사람들의 요구에 지치기도 하고,
내 자신의 모습에 실망도 하고… 그러고 있었는데,

제자들을 파송해서 사역하게 하시는 본문을 접하게 되었다.

이 본문에서 제자도에 대하여 배울 수 있는 많은 것들이 있었다.
전하는 내용의 contents, 전하는 자세, 사역자로서의 당당함, 동역의 중요성, 그리고 하나님에 대한 절대적 의존 등등.

지난주엔 많이 바쁘게 지내가다,
이 본문을 보면서… 이렇게 내가 무언가를 해야 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데도 이런 상황에서 하나님에 대한 절대적 의존을 배울 수 있는 것일까. 결국 이것들은 모두 ‘내 힘’으로 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들이 들었다.

그런데 본문을 다시 묵상해 보면서,
과연 제자들은 그렇게 파송을 받아 사역을 하면서 ‘자신의 힘’으로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그런 의문을 가져 보았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고 마을에 들어가서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면서 무엇인가 자신들이 하지 않으면 안되는 리스트들이 잔뜩 있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이런 상황속으로 제자들을 몰아놓으시면서 ‘하나님에 대한 절대 의존’을 말씀하신 예수님의 의도는 무엇일까.

그것은 결국,
그리스도의 제자는,
그저 가만히 앉아서 예수님의 말씀을 이론적으로 생각하고 묵상하는 사람들이 아니고,
현실에서 자신이 무엇인가를 해야하는 것 같은 상황을 겪여 나가면서 하나님께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법을 배워나가는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바로 그 다음 본문인 31절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따로 와서 좀 쉬어라… 라고 말씀하셨고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제자들이 밥 먹을 시간도 없었다고 전하고 있다.

마치 내가 무엇인가를 다 하고 있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내가 무엇인가를 해야하는 것 같은 책임감을 가지고,
어깨에 힘을 잔뜩 주어서 방방 뛰는 내게,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하는 건 좋은데… 그러면서 내게 의지하는 법을 배워라” 라고 하시는 것이었다.
내가 궁시렁 궁시렁 하면서… 하나님 왜 저는 이렇게 일이 많습니까… 그러고 있을때,
그런 모습 조차도 귀엽다(?)는 표정으로 나를 빙긋 웃으시며 바라보시는 것 같은 모습이 본문에 배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