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지난 주말, 이사를 했다.

결혼을 하고 학생부부로 살면서 참 많이 이사를 했었는데,

어제 가만히 생각해보니,

8번째 이사였다. -.-;

우리가 한 가정을 꾸미고나서,

처음 살았던 집은, 130년쯤 된 집이었는데, 창문이 낡아 잘 열리거나 닫히지 않았고, 거실 바닥이 살짝 기운 곳이었다. 게다가 집 주인이 바로 옆에 살았었는데, 우리가 작은 소리만 내더라도 뭐라고 하는 아주 까탈스러운 사람이었다.

이사 나와야겠다고 생각했을때, 우리는 우리에게 아이가 생긴걸 알았었다.

당시 영어도 뭐 그리 잘하지 못했고, 주변머리도 별로 없는 나는, 집 나올 날짜는 정해놓고 막상 이사 나갈 집을 잘 찾지 못했었다.

학교에서 좀 떨어진 Malden이라는 곳에 아파트를 하나 찾았는데, 그 앞에서 아내와 함께 손을 잡고, 이 아파트에는 들어가게 해달라고 기도했던 기억도 난다. 정말 그 아파트가 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갈 곳이 없는 상황이었다. -.-;

8번 이사하는 중 한번은, 

도와주는 사람 한 사람도 없이, 우리 둘이 모든 짐을 다 옮겨 이사한 적도 있었다.

우울한 이사들도 있었고, 기대에 찼던 이사도 있었다.

그렇지만 대부분 우리는 늘 ‘가난한’ 이사를 했었다.

이번 이사는,

정식으로 mover도 불러서 하는 이사였고,

나름대로 꽤 여유있게 하는 이사였다. 

8번 이사 끝에 결국 콘도 하나를 ‘구입해서’ 가는 이사이기도 했다.

에너지 넘치고, 시간 많던 학생때와는 달리,

이제 힘도 많이 달리고, 시간도 많이 부족해서 예전과 같이 이사가 그리 쉽지는 않다.

정말 온 삭신이… -.-;

그런데,

그 시간을 지내는 동안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참 잘 지켜주셨다.

엄마 뱃속에서 처음 이사를 했던 민우는, 이제 자기 방을 자기가 정리한다고 손도 못대게 한다. ^^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님께서 함께해주심을 더 깊이 느끼며 누리며 감사하며 살면 좋겠다.

8 thoughts on “이사”

  1. 다음에 이사를 한다면 난 짐싸고 풀어주는 이들 고용합니다. 아니면 다 버리고 갑니다. 없던 먼지 앨러지 천식까지 생기고…흐흐흑…

    1. 민우맘님~

      먼지와 무게의 주범은 책입니다.
      다음번에 이사가실때는 가지고 계신 기독교 서적들을 몽땅 다 버리시면 이사에 큰.도.움.이되리라 확신합니다.
      그리고 성인이 되는 길보다는, 책을 버리는 길을 훨씬 강추드립니다.ㅋㅋ

      책들을 과감히 버리시고는 어디에 버리셨는지를 저에게 살짝 알려주시면 나머지는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이사하시느라 수고많으셨습니다.^^

    2. 민우를 출산할 때 옆에서 나름 응원한답시고(?) 미소를 띄며 친절한 얼굴로 뭐라고 뭐라고 하는 목졸님의 머리카락을 다 쥐어뜯고 싶었어요. 🙂
      그런데 이번에 짐을 싸면서 똑같은 기분이 살짝 들었습니다.
      담 이런일이 생기면, (그나마 얼마 남지 않은) 머리카락 다 쥐어뜯어버리고 출가시켜 성인의 길을 가게 할 예정입니다.

      보지도 않은 히브리어 사전 등 버릴 책 많습니다. 🙂

    3. 저희는 애기 6개월때 한번, 돌 지나고 한번 했는데 그래도 “성인”의 길은 멀고도 멀더이다. 그리고 그렇게 6개월에 한번씩 지난 1년반동안 두번 이사를 했는데도 짐은 늘더이다…. 🙂

    4. HJ,
      그러게요…
      성인은 역시,
      성령의 역사로만 이루어지는 모양이지요? 🙂

      거기 살기 좋은가요?
      global warming 때문에,
      차라리 그쪽 동네가 점점 더 쾌적해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

  2. 고생하셨습니다…가까이 살면 쓸 줄 아는건 힘 밖에 없는 제가 기꺼이 갔을텐데…
    근데, 그럼 앞으로 비행기 뜨고 내리는건 볼 수 없는건가요?

    1. 그 힘 아껴서 나중에 그녀와 이사할 때 쓰세요~ 빨랑 그녀를 찾으셔서 이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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