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와 놀이터

가만히 돌이켜보면, 나는 정말 그렇게 숨막히는 교육을 받아본 경험이 없다.

솔직히 나는 중학교때까지는 숙제하는 것 말고는 공부를 별로 안했다. ^^
예습 복습 그런건 학기초에 3일 정도만 시도하다가 말았다. ㅋㅋ
학교 끝나면 친구들과 정말 열심히 놀았고, 그렇게 놀아도 그냥 꽤 공부를 잘 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다른 애들도 다 그렇게 공부를 안했으니까.

나는 고등학교 입학시험인 연합고사도,
대학 입학시험인 학력고사도 보지 않았다.
연합고사나 학력고사준비를 했던 적이 한번도 없었다.
대학이후에도 그냥 열심히 하긴 했지만 숨이 막히는 상황은 아니었다. 내가 하고 싶어서 한 것이고.

게다가 나는 과외가 금지된 시대에 학교를 다녔다.
82년에 중학교에 입학해서 87년 고등학교를 졸업할때까지 싸그리 과외를 못하는 시대였다.
(그 속에서도 하는 사람이 있었다는걸 나중에 알게되긴 했지만.)

내가 전혀 의도하지도 않았고, 선택하지도 않았지만…
어쩌다보니 나는 학교가 숨막힌다는 생각을 하면서 다녔던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학교는 내게 늘 ‘놀이터’였다. 심지어는 일이 술술 풀리지 않을 때에도.
나로서는 참 감사한 일이다. 그때는 그게 그렇게 감사한지 모르고 지냈지만…

민우를 대학교 기숙사에 데려다주고 왔다.
민우는 고등학교시절을 많이 답답해 했다. 숨이 막힌다고 느꼈던 것 같다.
그렇게 숨막히는 시절을 보내보지 못한 나는 민우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래서 더 민우에게 미안하다.

민우가…
새로운 환경에서 정말 잘 놀기를 바란다.
그 캠퍼스가 민우에게 ‘놀이터’가 되길 간절히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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