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내가 참 잘 못하는 것 가운데 하나는 사랑을 가지고 사람을 대하는 것이다.
나는 참을성이 없는 편이고, 공감능력이 부족하고, 정죄 잘하는 못된 성격을 가졌다.
그러니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격려해준다거나 도움을 주는것은 내 성격과 잘 맞지 않는다.

그런데…

1.
이 블로그를 통해서, 개인적으로 소개를 받아, 기존에 알던 사람들이 필요가 생겨서…
이래 저래 사람들의 job search를 도와주는 사람들이 꽤 있어 왔고, 지금 현재는 3~4명 정도 된다.
이게 그냥 좀 도와주는게 아니고, 가끔 전화도 하고, 이메일도 주고 받고, resume도 봐주고, job search 전략을 짜거나 linkedin profile 만드는 것도 도와준다.
이게 별거 아닌것 같은데 꽤 내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

그 job seeker가 크리스찬인 경우에는 하나님을 바라보도록 격려를 해주면서, job seeker가 크리스찬이 아닌경우에는 힘을 잃지 않도록 말로 격려를 해준다.
내가 job을 잃었을때의 경험도 이야기해주고, 길고 힘든 기간 동안에 견디어낼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나는 이런거 잘 하는 사람도 아니고, 이런거 꼭 많이 하고 싶은 사람도 아닌데…

2.
예전에 알고 있었으나 이제는 떨어져 있는 사람들중에서, 이 블로그를 통해서 만난 사람들 중에서, 이래저래 이메일이나 전화등으로 연락을 하면서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늘 있다.
어떤 사람들은 그냥 신앙의 방향을 잃고 힘들어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진로’를 놓고 고민하기도 한다. 예전의 뜨거운 신앙을 잃어버리고 방황하는 사람도 있고, 개인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허덕이는 사람도 있고, 기독교 신앙을 갖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한밤중에 뜬금없는 카카오톡이나 전화를 받기도 한다.
아니, 어떻게 나랑 그렇게 엮이게 되었는지는 정말 모르겠는데… 이상하게 그런 사람들이 나 같이 사랑없는 사람과 연결이 되어 내게 도움을 요청한다. 지금도 그런 사람들 2~3명 정도 있다.

나는 이런거 잘 하는 사람도 아니고, 이런거 꼭 많이 하고 싶은 사람도 아닌데…

3.
그리고 꽤 심심치 않게…
아주 뜬금없이 ‘소개’를 받아서 커리어관련 코칭을 부탁받거나 기타 다른 도움을 주도록 부탁받기도 한다.
얼마전에는 내가 한번도 만난적이 없는 한국에 있는 한 목사님께서 어떻게 내 카카오톡 contact을 구해서 내게 이곳에 있는 자기 아들을 한번 만나봐달라고 부탁을 해오셨다. 그리고 크리스천으로서 어떻게 직장생활을 해야하는지 도움을 주라도 부탁을 해 오셨다.
그래서 그 아들을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솔직히 말하면… 내 코도 석자인데…
나는 이런거 잘 하는 사람도 아니고, 이런거 꼭 많이 하고 싶은 사람도 아닌데…

4.
내가 다니는 교회에서도 그렇게 사람들을 만나기도 한다.
지금은 교회에서 그렇게 사람을 만나는 것은 완전히 팍~ 줄이긴 했지만…

5.
나는 그냥 일반적으로 사람을 만나는데 스트레스를 꽤 많이 받는 편이다.
그게 이메일로 만나는 것이나 전화로 만나는 것도 그렇다.

내 적성에도 잘 맞지 않고, 내가 꼭 하고 싶지도 않고, 내가 잘하지도 않는데…
이렇게 자꾸만 이렇게 저렇게 전혀 낮선 사람들 (+이미 알고 있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내 의사와 관계없이 자꾸만 그렇게 된다.

이 블로그가 그렇게 되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그것 말고도…
솔직히 말하면 내가 편하게 감당할수 있는 것보다 더 많다.

6.
이렇게 이렇게 저렇게 사람들을 만나게된 것이 한 4~5년 된 것 같다.
내가 전혀 바라지 않았는데 그렇게 되었다.
왜 하나님께서는 자꾸만 내게 이런 사람들을 만나게 하시는 걸까?
이런건 내가 잘 하지도 못하고, 나는 막상 이러면서 stress 많이 받고,
힘든 이야기 많이 들으면 나도 힘들기도 하고 그런데 말이다.

7.
그런데 흥미로운건 이렇게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가 덜 ‘종교적’이 되었다.
실제로 살아가는 현장에서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에대해 더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고 기도하고 묵상하게 되었다.
종교적이지 않은 언어로 표현되는 삶 속에서의 기독교는 어떤 모습일까를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8.
최근엔…
그냥 내가 많이 힘들어서 그런 만남을 많이 줄였다.
그리고 예전같으면 내가 조금 더 찾아가서 follow-up도 하고 지금은 괜찮느냐고 묻기도 했을텐데…
요즘은 그렇게도 많이 못하고 있다.
내 적성에 안맞는 다니까!

9.
그런데 또 한가지 배우는 것은,
하나님을 믿고 사는 것은 때로 적성/취향/재능과 무관하게 그분께서 펼쳐놓으시는 어떤 상황 속에서 순종하는 것이라는 깨달음이다.
나는 그런거 잘 못해요… 나는 그거랑 잘 안 맞아요… 나는 그냥 여기까지예요… 라는 말은 따지고 보면 참 이기적이고 비겁한 말이라는 것이다.

10.
누군가가 내게 와서 내 이야기도 좀 들어주고, 내게도 좀 기운을 북돋아 주었으면…
괜히 가을을 타는 건가. ㅋㅋ

4 thoughts on “Why???”

  1. 안녕하세요? 그 때 Verily에 초대해주셔서 설레는 마음으로 가서 점심먹고 이야기 나눈게 생생합니다. 감사합니다. 큰 힘이 되었어요. 그 뒤로 여기 종종와서 글을 읽고 있었어요. 이 지역에 믿음을 가지고 사시는 분이 있다는 게 참 감사하고 마음이 훈훈해져요.

    1. 오랜만이예요. 새 직장에서는 잘 지나나요?
      벌써 한 일년이 되었으니, ‘새 직장’이라고 할수 있지도 않군요. ^^
      가끔 연락해요~~

    2. 오랜만이예요. 새 직장에서는 잘 지내나요?
      벌써 한 일년이 되었으니, ‘새 직장’이라고 할수 있지도 않군요. ^^
      가끔 연락해요~~

  2. 벌써 일년이나 되었네요. 벌써 거의 일년이나 되었네요. 그간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네요. ^^ 종종 연락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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