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 폭력, 복종, 자유

1.
현대철학은 (적어도 그냥 일반인들이 인식하는 수준에서의 현대 철학은) 모든 권위를 폭력적이라고 보는 듯 하다.
그 누구도 다른 누구에게 강제(coercion)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이런류의 생각은 현대인들에게 매우 넓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다.

2.
그런데…
우선 이 논리는 스스로 모순을 가진다.
그 누구도 다른 누구에게 무엇이든 강제할수 없다는 명제는 무슨 근거로 강제하는가?
거부해야한다는 그 권위 자체를 이미 화자가 전제하고 있는 것이 된다.
그냥 shallow한 수준의 소위 ‘깨인 사람들’의 생각은 이렇게 내적 통일성을 갖지 못한것 같아 보인다.

3.
정말 물어야 하는 질문은,
그렇다면 과연 어떤 권위가 올바른 권위인가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올바른 권위에 복종한다는 것이 어떤 형태가 될것인가 하는 고민이 따라와야 할테고.

4.
나는 현대 기독교에서 이런 권위를 잃어버린것 같이 느껴진다.
권위라고 하면 그냥 종교적 딱딱함만이 연상이 되고,
정말 그것에 복종할만한 가치가 있는 그런 권위가 그냥 사라져버린것 같다.

5.
나는 그렇게된 아주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를,
‘Lordship’의 부재로 본다.
결국 절대적으로 합당한 권위를 드리고 그것에 순종해야하는 대상에게 제대로 복종하지 않기 때문에 그 외의 모든 권위와 복종 관계가 다 mess-up 되어버린 것이다.

6.
그리고 그런 권위에 대한 이해와 순종이야말로 진정한 자유를 가져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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