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현장에서 느끼는 학벌 (2)

내가 학벌 때문에 답답하게 느끼는 유형은 다음의 몇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실력은 별로 없는데 자기 어느 학교 나왔다는 것 가지고 계속 떠드는 사람이다.
한국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 주변에서는 그런 사람들을 별로 많이 보지 못한다.
사실 그런 사람들을 가끔 보긴 하는데, 대부분 한국 사람이다. -.-;
커리어 초기에 그런 사람들이 혹시 있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사람들은 그냥 도태되는 것 같다.

두번째,
실력은 진짜 좋은데 학벌이 별로 좋지 않아서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이다.
이 역시 한국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 주변에서는 역시 그런 사람들을 별로 많이 보지 못한다.

세번째,
실력은 진짜 좋은데 출신 학교가 좋지 않아서 주눅이 들어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내가 생각하기엔 이게 제일 안타까운 경우인것 같다. 그리고 이런 사람이 학벌사회의 가장 큰 피해자가 아닌가 싶다.
사실 주변에서 역시 그런 사람들을 그렇게 많이 접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을 많이 접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런 사람들이 없어서라기 보다는 그런 사람들이 그냥 실력없는 사람으로 여겨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그런 사람들은 내가 느끼는 것 보다 더 많이 있을 가능성이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반면, 주변에서 보면,
출신학교는 그냥 2nd tier, 3rd tier 학교들인데도, 함께 일을 해보면 완전 시원시원하게 또릿또릿하게 일을 잘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전 직장에서 내가 참 좋아했던 엔지니어중 한 사람은, Associate degree만을 가지고 있다가 (2년제 대학), 나중에 동네 학교에서 4년제 학위를 딴 사람이다.
나는 이 사람과 대화하는 것을 늘 즐거워했다.
주변에 완전 일류 학교 박사들도 있었지만, 이 사람만큼 시원시원하지 못했다.
주변에서 그런 사람들이 많으냐하면….
아주 많지는 않은 것 같다. 그렇지만 적어도 내가 한국에서 경험했던 것 혹은 한국 사람들 속에서 경험했던 것 보다는 훨씬 더 많이 있는 것 같다.
당장 떠올릴 수 있는 사람들이 내겐 꽤 있으니까.

아, 물론 내가 경험한 범위에서는,
좋은 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의 거의 대다수는 정말 일을 잘 했다.

이런 내 제한된 관찰은, 미국의 silicon valley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한국이라면 이것과는 조금 다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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