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과학고등학교가 처음 생긴지 얼마되지 않아 과학고등학교를 들어갔다.
그래서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할때는 늘, ‘나때는 과학고 들어가기 쉬웠다’고 이야기한다. ^^
그리고 대전에서 그 당시는 ‘한국과학기술대학’이라고 불렸던, KAIST의 학부를 다녔다.
그러니 내가 처한 환경은 사람들이 정치에 많이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나는 87년에 대학교 1학년이었다. 그렇게 온 나라의 대학가가 독재타도를 외칠때에도, 우리는 비교적 잠잠했었다. 아주 소규모로 대전시내나 옆의 충남대에 가서 시위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있었을 뿐이다.
학생수도 얼마 안되고, (그 당시 전교생이 1,000명 수준이었으니) 게다가 사방이 논밭으로 둘려 있었던 그 당시 상황에서, 그 아이들중 일부가 교문 앞에서 독재타도를 외친들, 경찰이 거들떠보기라도 했을까.
내 학창시절의 상황은 그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내 동기들을 가만히 보면, 거의 압도적으로 정치적으로 진보적이거나, 친민주당쪽 입장인 것 같아 보인다. (솔직히 말하면, 진보나 민주당을 좋아한다기 보다는 보수쪽을 혐오하는 성격이 큰 것 같다.)
소위 nerd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그리고 그 흔했던 시위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한 사람들이었지만, 그 시대를 한국에서 살았기 때문에 이 사람들은 박종철 이한열을 죽인, 광주학살을 한 집단에 대해 평생 적대적인 사람들이 되었던 거다.
지금은 사람들이 평화시위를 통해 부패한 정권을 무너뜨린 기억을 갖게된 시대이다.
그리고 과도한 권력을 남용하는 집단에 대해 집단적으로 그 의사를 표출하는 시대이다.
이렇게 되면, 이 흐름에 역행하고있는 어떤 정치 집단들은, 혹시 살아남는다고 하더라도, 이 세대에게 평생 ‘타도와 청산의 대상’으로 남게될 가능성이 있다.
그런의미에서 나는,
지금 한국의 상황은 그저 당장 누가 조금더 정치적 이익을 얻느냐하는 것을 결정하는 것을 넘어, 앞으로 수십년간 지형이 어떻게 형성될 것이냐를 결정하는 시점에 와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