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결심 하나

가능하면 말로나 글로나,
내가 ‘바쁘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현대는 바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는 용도로 사용되곤 한다.
바쁜 사람은 뭔가 쓸모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는 거다.

내가 바쁘다고 이야기할때는 내가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가를 드러내기 위해서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나보다 훨씬 더 중요한 사람들이 많은데 뭐 내가 거기서 무슨 명함을 내밀어 보겠나.
그렇지만 어떤땐 내가 전략적으로 바쁘다고 이야기를 할때가 있는데, 그때는 대개 성실하지 못하거나 게으른 사람에게 성실하게 살도록 요청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어떤땐, 나 지금 이렇게 바쁘고 힘드니까, 너 그 게으름에서 조금 빠져나와서 나를 도와 열심히 사는 일에 함께해보지 않을래? 이런 요청을 하고 싶을때 바쁘다고 설레발을 칠때가 있다.

그런데 그렇게 하는 방법이 대개는 별로 잘 먹히지 않는 것 같다. -.-;
불성실하고 게으른 사람이 나에 대한 compassion으로 게으름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거의 경험하지 못했다…

대신 내가 바쁘다고 이야기하면 내가 생각하지못한 부작용들이 더 많이 생기는 것 같다.
마치 바쁜 것이 대단한 것인양 생각하는 분위기를 더 고양시키게 되는 거다.

아, 그래서 내가 바쁘냐…
뭐 그런 셈이다. 회사일 뿐 아니라 다른 여러가지 일을 다 하는 것을 포함하면 하루에 10시간 아래로 일을 하는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다. 많은 경우엔 12시간 이상, 심하면 15시간까지 할때도 있고.

그렇다고 내가 대단한 사람이냐…그건 아닌 것 같다.
내가 바쁜 것은, 뭐 한편 그냥 일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을 현명하고 지혜롭게 잘 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을 것이다.

바쁘다고 이야기해봤자 별로 긍정적인 효과도 거두지 못하고,
오히려 엉뚱하게 다른 부작용만 가져오는데…
그래서 바쁘다는 이야기를 웬만하면 하지 않으려 한다. 앞으로는 글에서도, 말로도. (블로그의 이 글이 한동안 바쁘다는 이야기를 마지막 글이 아닐까 ㅎㅎ)

그냥 내 주변의 사람들은 내가 늘 한가한 것으로 여기도록 사는 것이 그 사람들에게 사랑의 여유를 남겨두며 사는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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