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낭비하여야할까?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당연히 바람직하지 않다.
해야할 일보다 할 수 있는 시간이 제약이 많은 경우, 시간을 아껴서 잘 쪼개쓰는 지혜는 필요하다.

그러나,
가령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이렇게 효율적 시간관리의 차원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좋은 친구가 되는 일은 그냥 그 사람과 많은 시간을 보내며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필요하기도 하다.

또한 나는,
하나님과의 관계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하나님과의 깊은 관계를 위해서는 하나님과 보내는 시간을 낭비해야할 필요가 있다.
매우 비효율적으로 하나님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바쁘게살아가면서,
어떻게, 어떤 사람들과, 언제 시간을 낭비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내게 더 큰 지혜를 요구한다.

이것이 어떤 경우에는 그저 미련한 시간낭비가 될수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건강한 시간낭비가 될수도 있으니…

작년정도부터,
나는 교회에서 시간낭비를 좀 줄여야겠다고 결심했고, 그렇게 실행을 했다.
그건 어떤 사람들에게 야박하게 느껴질수도 있었겠지만,
다른 곳에 시간낭비할 여유를 찾기 위해서였다.
정말 내가 더 도움이 되고, 내게도 유익이 있는 곳에 시간을 낭비해야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그 결정이 정말 잘 한 것일까?
점점… 그렇다는 쪽으로 생각과 확신이 깊어진다.

지난 몇달,
미친듯이 회사일이 바빴는데,
지난 몇주,
미친듯이 그 일을 줄이고 일을 해결하려고 뛰었다.

그래서 잘하면 이 일의 일부를 다른 사람들과 조금 나누어질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 조금은 더 살만해지는 것.
그러니 시간낭비할 여력이 조금은 더 생기게 되는 것.

이번 여름까지는 KOSTA를 위해 시간낭비를 조금 더 하게되겠고,
5월 이후에는 민우를 위해 시간낭비를 더 하게 되지 않을까.

이런 일련의 조정들은,
연초에 결심한대로…
내가 기능하지 않고 존재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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