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수학을 아주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중학교 정도까지는 뭐 그래도 수학 잘하는 아이라고 평가를 받았지만 고등학교때 부터는 수학을 잘 따라가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
개념을 이해하고 쉬운 문제를 푸는 것은 잘 했는데, 조금 더 어려운 문제들에 맞닥드리면 그걸 푸는데는 시간이 오래걸렸다.
대학에 가서도 수학과목이 대개 학점이 나빴다.
대학교 2학년때 배웠던 engineering mathenatics의 후반부에 가서는 정말 허덕거리면서 수업을 따라갔다.
그렇지만 나는 늘 수학을 재미있어 했다.
끙끙거리며 수학문제를 푸는 것은 재미있었다.
오죽해야 내가 대학교 2학년때 학기중에 과목을 다 이해하지 못한 것이 안타까워서 겨울방학때 혼자서 그 수학책을 다시 공부해가며 문제를 풀고 했던 것을 기억한다.
그냥 수학이 재미있었다.
사실 석-박사 과정을 하면서 수학을 많이 쓰는 쪽의 일을 하지 않았고, 수학을 쓰는 일이 점점 줄어들었다.
그러다가 박사과정 거의 끝난 즈음에 내가 해내려고 하는 어떤 문제가 꽤 복잡한 nonlinear partial differential equation (비선형 편미분방정식)들을 풀어야 하는 것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부랴부라 그때 그런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을 해야 했고, 나름대로 꽤 복잡한 system의 equation들을 그 당시 옆 실험실에서 개발해놓은 software를 이용해서 풀어내었다.
아마 그렇게 박사논문을 썼던 것이 내 일생에 마지막으로, 가장 intense하게 수학을 다루었던 시기였던 것 같다.
그후에도 나는 혼자서 시간이 나면 집에서 대학때 배웠던 미분방정식 교재를 가져다가 혼자서 연습문제를 푸는 이상한 ‘취미 생활’을 즐기기도 했었다.
나는 수학을 잘하지는 않지만 재미있어 하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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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수님을 따라 사는 것을 잘 하는 사람인것 같지는 않다.
나는 태생적으로 겁이 많고, 자아가 강해서… 신앙의 아주 중요한 부분은 자기부인, 믿음의 도약 그런 것들을 참 잘 하지 못한다.
그래서 매우 critical한 순간에 제대로 올바른 결정이나 생각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때가 많았다.
그렇지만 예수님을 따라 사는 것을 재미있어 하는 것 같긴 하다.
더 배우고 싶고, 더 예수님을 사랑하고 싶고, 더 그분의 발자취를 뒤따라가며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