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종교적 기독교 (7)

성경에 나와있는 어떤 이야기를,
‘해석’작업을 거치지 않은 채, prescription 혹은 명령으로 이해하고 그것을 ‘성경적 원칙’으로 만들어버리는 일은 참 단순하고 쉽다.

그것은 현실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어떤 의미를 갖는가 하는 고민을 할 필요가 없게 만들어 버린다.
그저 단순한 ‘명령들’을 잘 지키면 된다고 생각하고 하나님의 풍성한 뜻을 작은 box 안에 가두어버리면 된다.

어떤 의미에서 하나님과의 ‘관계’를 ‘규칙’으로 환원시켜버리는 것이다.

사실 이것은 전형적인 종교의 특징이다.
종교는 하나님을 자신이 만들어놓은 어떤 frame 혹은 box 안에 가두어버리려는 시도이다.
하나님과의 관계따위는 귀찮은 것이다.

그냥 원칙만 지키면 되니까…
그냥 고민하지 않고 지키면 내게 면죄부를 주니까…

바로 그런 차원에서 나는 지금 내가 이 시리즈에서 쓰고 있는 이러한 접근을 ‘비종교적’ 기독교라고 이름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