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나는 어주 어려서부터 가을을 참 좋아했다.
더운 여름 끝에 마주하는 시원한 기운이 참 좋았고, 오랜만에 다시 긴팔을 입었을때의 기분이 좋았다.
살짝 지루했던 여름방학 끝에 다시 개학을 하고 학교에 가는 것도 좋았다.
가을에 먹게되는 여러가지 음식/과일들도 좋아했고, 추석 즈음에 송편 먹는 것도 좋아했다.

나는 사춘기를 심하게 경험하고 지나가진 않았지만,
대충 10대후반-20대에는 나름 가을을 타기도 했었다.
웬지 외로운 기분이 드는 그 묘한 느낌이 좋았다.
적당한 음악을 틀어놓고 혼자서 그 앉아있었던 시간도 좋아했다.

내가 살고 있는 이곳에는 대단히 가을이 확연하게 오지는 않는다.
그냥 살짝 더운 여름, 살짝 시원한 가을 뭐 그렇고 그런…

그래서 나는 가끔, 특히 가을에는 더, 계절의 변화가 있는 곳에 사는 것이 그리워진다.

이번 가을에는 그래서 어떻게든 가을 기분을 하나쯤 내보려고 한다.
그런데… 뭘 해야할지는 잘 모르겠다.
기껏해야 좀 시원해진 동네 작은 trail 걷는 것 정도 하게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