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함 (2)

성실함은 능력(competency)일까 성품(character)일까?

나는 오랫동안 성실함을 성품으로 생각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성실하지 못한 사람들을 쉽게 비난하기도 했고, 내 자신이 성실하지 못함을 많이 자책하기도 했다.

그런데, 혹시 성실함이 능력은 아닐까?
어떤 이들은 아무리 노력을 해도 성실함 자체가 힘든 것은 아닐까?

약속을 해 놓고도 반복해서 그 약속을 지켜내지 못하는 사람들,
늘 약속시간을 맞추지 못하는 사람들,
큰 소리를 쳐놓고 뒷감당을 못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성실하기위한 노력을 안하는 것이 아니라,
성실하기 위한 노력을 못하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나는 과연 성실하지 못함이 책망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일까 하는 것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아마 전문적인 심리학의 영역의 고민을 비전문가가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나 자신에 대하여 그리고 다른 이들을 대하면서 다른 이들을 양육하거나 훈련하거나 가르치거나 그들과 함께 일하면서… 반복해서 마주치게 되는 고민이다.

2 thoughts on “성실함 (2)

  1. 제가 생각하기엔 아직도 ‘성품’이라 믿습니다. 더디가기기는 하지만 성품은 변화의 여지와 가능성이 있는 반면 능력은 어찌해도 안되는 부분이 있잖아요..

    • 네… 사실 제가 고민하는 point가 바로 그겁니다.
      성실함도요… 아무리 노력해도 못하는 부분이 있지 않나 하는 겁니다.

      가령, 현실을 잘 파악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부족해서 반복적으로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 않나 싶은거지요.

      가령… 자신이 헌신한 것에 대해 끝까지 해내지 못하는 경우라든가… 계속해서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 혹은 반복적으로 deadline이나 약속시간을 어기는 경우… 등을 생각해 보면요…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성실하고 꾸준하게 이 일을 해야한다는 당위를 생각하기 이전에,
      좋은 말로 하면 열정이고 나쁜 말로 하면 충동에 휘둘리는 거지요.

      그래서 꾸준히 자신의 일을 하지 못하고 다른 덜 중요한 그러나 충동이 일어나는 일들에 몰두하는 겁니다.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라든가…. 그냥 게을러 지는 것이라든가… 과도한 취미생활이라든가…. 등등)

      이런경우,
      이 사람이 좀 더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자신의 충동을 절제할 능력이 안되는 것은 아닐까.. 뭐 그런 생각이 드는 거지요.

      저를 비롯해서 제가 보통 많이 만나는 소위 “신앙 엘리트”들은 대개는 이런 절제를 잘 해내는 사람들이고… 그래서 이런 절제를 잘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곤 하는데,

      혹시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대해, 그들이 도달할 수 없는 성실함의 경지를 무리하게 요구하는 우를 범하는 것은 아닌가… 그런 우려와 반성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도 아직 확신은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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