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주간을 묵상하지 않기 (?)

매년 고난주간에는 나름대로 주님의 고난을 ‘묵상’하려고 많이 노력을 했었고,

내게 참 큰 유익이 있었다.

그런데,

금년 고난주간에는,

고난을 묵상하기 보다는, 고난을 그냥 마음에 담는 일을 해보려고 한다.

그게… 좀 설명하자면 어려운데,

말하자면,

고난이 어떤 것일까,

그 고난이 예수님에게 얼마나 아팠을까,

그 고난의 결과로 내게 주어진 구원이 얼마나 큰 것인가..

등등의 ‘묵상’은 결국은 대단히 이성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때로 그 결과로 눈물도 나고 감격도 하고… 그런 의미에서 감성적이 되기도 하지만,

이런 묵상은 본질적으로 이성적 활동이다.

금년 고난주간에는 그런데,

그런 ‘이성적’ 접근보다는…

그저 그 고난을 마음에 ‘담는’ 것을 해보고 싶다. (too post-modern? ㅎㅎ)

이성적 과정이 전혀 배제될 수는 없더라도,

깊은 기도, 삶에서의 절제, 피동적인 자세의 견지, 그리고 성령의 지배에 vulnerable하게 나를 내어놓는 것과 같은 ‘자세 잡기’를 통해서,

그 고난으로부터 내게 주어진 은혜를 머리로 깨닫거나 분석하지 않고,

‘heart’에 담아보려고 한다.

여태 예수님을 믿고 따르며 한번도 해보지 않은 것이어서,

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주님의 고난과 죽으심을 내 마음에 정말 한번 ‘담아’ 보고 싶다.

주님을 정말 그렇게 사랑하니까.

그리고,

적어도 부활의 아침을 묵상하기 까지,

‘내가 어떻게 하리라’와 같은 결심 혹은 ‘내가 어떻게 해야한다’와 같은 당위는 당분간 마음에 담지 않고자 한다.

나의 밖으로 부터 내게 주어진 은혜를 충분히 담기 전에,

결심이나 당위로 연결시키는 것은 내 신앙을 shallow하게 만드는 큰 적인 것 같아…

2 thoughts on “고난 주간을 묵상하지 않기 (?)”

  1. 하하, 저는 잠시 제목을 잘못읽었습니다. “고난주간에 묵상하지 않기” 인줄 알았습니다. 근데 “고난주간을 묵상하지 않기”네요. 이번 고난주간 내내 놀려고 하시나 했습니다.^^
    영어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한글 조사의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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