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eight of Glory

CS 루이스가 한 꽤 유명한 설교의 제목이다.
그리고 이 설교를 비롯해서 몇개를 한꺼번에 엮은 짧은 책을 지금도 쉽게 구할 수 있다.

운동하면서 좀 들어볼까 해서, The Weight of Glory를 오디오북으로 샀다.
그렇게 두껍지 않은 책이고, 녹음시간도 5시간이 되지 않으니, 운동하면서 설렁설렁 들으면 한주 안에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선, 정말 어렵다. -.-;
CS 루이스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뭔가 치밀한 논리전개를 하려고 정말 노력을 많이 하는데, 그 논리 가운데 하나를 놓치면 전체를 다 따라가기가 어려운 구조로 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정신 바짝 차리고 하나하나를 잘 들어야 한다.

게다가, 이 글들/설교들이 이제는 80년전에 쓰여진 것이어서, 들어보면 지금의 영어와는 차이가 나는 것이 좀 있다. 그래서 익숙하지 않은 표현이나 익숙하지 않는 단어, 그리고 익숙하지 않은 사회문화적 배경으로 쓰여져 있어 이해하는데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다.

내가 학생때는 CS 루이스 책을 읽으면서 공감도 많이 했고, 그래서 언젠가 부터는 내가 CS 루이스와 꽤 비슷한 방식으로 생각한다는 것을 느낀적도 있었다. CS 루이스의 읽지 않는 책에 나온 어떤 내용을 나 혼자서 생각하면서 비슷한 논리와 결론에 도달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지금 들어보면 선뜻 동의가 잘 되지 않는 것이 꽤 많다.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전제중에서 동의가 되지 않는 것들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그 결론도 동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주동안 후다닥 듣고 치워버리겠다고 생각했으니, 막상 이 오디오북을 다 듣는데는 두주가 넘게 걸렸다. 이해가 안되면 다시 듣고, 또 다시 듣고 했다. 그럼에도 아직도 다 이해를 한건지 잘 모르겠다.

어렵게 이 책을 떼고 나서…
뭔가 내 오랜 친구였던 CS 루이스를 잃어버리게 된 것 같은 생각에 다소 씁쓸하다.

2 thoughts on “The Weight of Glory”

  1. 예전에 루이스의 “고통의 문제”를 읽다가 비슷한 걸 경험을 했습니다. 뭔소리하는 거야 하고 다시 앞으로 돌아가고… 요즘 책 냈으면 절대 팔리지 않을 글쓰기를 하시는 구나 하고 그분을 탓했다는….ㅋㅋ (남들은 다 어렵지 않게 읽었다는데, 저는 문해력이 많이 딸려서…ㅠㅠ)

    1. 하하… 남들이 다 어렵지 않게 읽는건 딱 아닌것 같습니다.
      제 아내도 CS 루이스는 읽기 어렵다고 제게 ‘불평(?)’ 하더군요.
      적어도 제가 아는 사람중에, 세사람은 CS 루이스 읽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 합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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