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8)

내가 했던 다른 기도는 또 이런 것이다.
내 상황이 정말 절박한데, 그래서 내 상황을 놓고 기도를 하려고 교회의 지하 구석방에 혼자 들어갔다.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많이 힘들다고… 좀 도와달라고 기도를 하기 시작했는데,
하나님께서 한 2~3분 기도하다가 보니 갑자기 마음 속에서 전혀 다른 내용으로 기도를 할 간절한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그 지역의 여러 교회들을 위한 기도였다.)

아니, 내 상황이 코가 석자인데, 내가 지역의 교회들을 위해서 기도를 할때란 말인가!
내가 무슨 지역 교회가 어떤 교회들이 있는지 다 알지도 못하는데, 그 알지도 못하는 교회들을 위해서 기도를 하라고?

그래서 ‘제정신’으로 다시 내 사정을 놓고 기도를 하려고 하니…
자꾸만 지역의 교회들을 위해서 기도할 마음만 자꾸 생기는 거다.
그래서 결국 그지역의 교회들을 위한 기도만 한 한시간 하고 나온 적도 있었다.

그 시즌에는 계속 그랬다. 내 사정이 워낙 열악해서 나를 위한 기도를 좀 하고 싶은데…
무릎을 꿇고 엎드리면 그 기도는 안나오고 자꾸만 이 엄청나게 큰 스케일의 기도만 나오게 되는 거다. 한두달 이상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내 기도로 그 동네 교회들이 엄청 다 건강해지고 좋아졌느냐?
적어도 내가 알기론 어떤 변화도 없었다.
그냥 아주 뜬금없이 그렇게 기도할 마음이 생겨서 나는 그 마음의 부담을 가지고 엄청 간절하게 기도했었다.

이게 뭐야? 그럼 기도를 왜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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