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9)

흔히 ‘성경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대단히 이상한 개념들을 참 많이 들었다.
성경적 직업관, 성경적 가정, 성경적 남성/여성상, 성경적 정치, 성경적 재정관리, 성경적 데이트…
그런데 내가 생각하기에 이것들중 아주 많은 것은 (거의 대부분이라고 쓰고 싶은 유혹도 사실 조금 있지만…)
성경적이라기 보다는 (답답한) 교회문화적이라고 하는 것이 더 맞지 않을까 싶다.

성경적인것과는 별로 상관없이 형성된 교회 내의 하위문화의 산물로 만들어진 개념들을 성경적이라는 딱지를 붙여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엔,
사실 성경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 않다.

성경은 하나님과 세상과 인간을 바라보는 매우 종요하고도 핵심적인 진리를 담고 있지만,
그것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들을 시시콜콜 이야기해주지 않는다.

그 구체적인 내용들을 성경의 구절을 문맥과 무관하게 따와서 성경적이라는 딱지를 붙여보지만… 그건 엄밀하게 성경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심지어는 그렇게 성경적이라는 딱지를 붙인 것 가운데 대단히 폭력적이거나 몰상식한것들을 발견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성경은 삶에대한 기본적인 원칙을 제공해주는 책이지,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해주는 매뉴얼이 아니다.
성경에 서술적으로(descriptive) 쓰여져 있는 것을 규범벅(prescriptive)으로 받아들이면 너무 많은 왜곡이 생긴다. 실제로 역사 속에서 그런 왜곡이 얼마나 많이 있어 왔나! – 노예제도나 인종차별을 지지한다던지, 인권을 무시한다던지, 과학과 신앙을 대립되는 것으로 본다던지…

그렇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성경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성경이 제공해주는 원칙들을 구체적으로 채워나가는 작업이 있어야 하고…

나는 이것이 평신도가 해야하는 매우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다음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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