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8)

가끔 나에대해 띄엄띄엄 알고 있는 목사님들중 어떤 분들이…
내가 그분이 섬기시는 교회에 방문할 기회가 생기면, 혹은 그런 방문한 기회를 만들어서,
내가 그 교회의 청년이나 성도들에게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어떻게 사는가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해달라고 부탁을 하시는 경우가 있다.
아니면 간증을 해달라고 부탁을 하시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 기본적인 생각은 대충 이렇다.
내가 교회에서 복음의 내용에 대해서는 이미 잘 이야기해왔고, 그 원칙은 이미 교인들이 잘 알고있으니까, 네가 와서 그 적용의 예를 좀 설명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나는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그런 부탁을 받았을때 대부분 정중히 거절한다.
그 이유는, 대부분 그분들이 복음의 내용이라고 설명한 것 자체가 충분하지 않아서, 내가 하고 있는 고민을 이야기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비유를 하자면 이렇다.

그 교회에서는 덧셈 뺄셈을 열심히 가르치고 세상에서 그걸 가지고 잘 적용해서 살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세상에 나가보면 세상에서는 미적분을 어떻게 할까를 가지고 고민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무식하게 미적분이 무슨 소용이야, 덧셈뺄쎔이면 짱이지…라며 고래고래 고함을 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은 세상에서 하는 미적분에 기가 죽어 자신이 교회에서 배운 덧셈뺄셈에 대한 이야기는 꺼내보지도 못한채 세상에서는 그냥 미적분의 원칙대로만 살고, 교회에서는 덧셈뺄셈으로만 살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그런 상황에서 아예 덧셈뺄셈만을 이야기하며 이제 미적분을 하는 세상 속에서 그 덧셈뺄셈을 적용하며 살라고 이야기하는 교회에 실망해서 교회를 떠나거나 신앙 자체를 떠나기도 한다.

덧셈뺄셈만을 열심히 설교강단과 교회 프로그램에서 이야기하면서…
마치 세상을 모두 다 이해하고 정복할 원칙을 다 가르쳤다고 생각하는 교회 어르신에게,
사실 내가 고민하는 것은 미적분입니다… 라고 이야기해보려 해도 말이 통하질 않는 거다.

그러니 그냥 정중히 간증을 해서 사람들에게 좋은 적용의 예를 보여달라고 하는 부탁을 거절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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