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잘것 없는 숫자

김교신이 발행했던 ‘성서조선’은 처음에는 김교신과 몇 사람이 함께 발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중에 가서는 사실상 김교신이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를 다 하면서 발행하는 잡지가 되었다.
그 모습도 허름하고 해서 서점/가판대에서 내어놓기도 어려운 수준이었다고 한다.

성서조선이 김교신에 의해서 발행될 당시, 대충 200명 정도쯤 되는 사람들이 그 잡지를 받아서 읽었다고 한다.

겨우 200명.

그런데도 김교신은 꾸준히 그 잡지를 발행했고,
그리 많지 않은 사람들과 성서연구모임을 계속했다.

보잘것 없는 숫자임에도 그냥 해야할 일을 꾸준히 하는 것은 가치있는 일이다.

간증

자주 있는 일은 아닌데,
어쩌다가 그냥 다른 지역의 아는 목사님이 계신 곳에 예배를 드리러 갈때, 그분께 미리 말씀을 드리면, 내게 ‘간증’을 해달라고 하시는 일이 있었다.

나는 내가 뭐 간증 그런거 하는거 참 불편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내가 하나님과 동행한 나의 기억들이 내게는 소중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다른 사람들에게도 오해없이 제대로 전달될 수 있을까 하는 것에 자신이 없기도 하고,
대개 내게 ‘간증’을 부탁할때는 하나님 잘 믿고 ‘승리’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해달라고 하는 일들이 많은데… 나는 뭐 그렇게 대단히 ‘승리’하면서 살고 있는 사람은 아닌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게 간증을 부탁하는 분의 입맛에 맞는 간증을 하기 어렵다.

그런데,
정말 어떤 분들의 스토리는 참 그 속에서 하나님의 숨결이 느끼지기도 한다.
그 이야기를 들을 때, 그 사람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보이는 그런 간증이 정말 있기도 하다.

왜 내 스토리를 다른 사람들에게 잘 소통되는 간증이 되기 어려울까…
그런 생각을 많이 해 보는데,
아마도 내가 좀 ‘특이한'(?) 종류의 사람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뭐 좋은 의미나 나쁜 의미는 아니고, 그냥 좀 보통과 다른… 그래서 내 스토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그대로 잘 적용되기 어려운….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 아닐까…

능력에 넘치는 위치에 가지 말아야 한다

어쩌다보니 정말 능력치가 엄청난 사람들도 많이 볼 기회가 있었고,
그 속에서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워하는가 하는 것도 볼 기회가 있었다.

대단히 경쟁적이면서도 높은 능력치를 요구하는 직장이나 직업은,
그것을 핸들할 수 있는 사람들이 가야 한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그곳에 가면 정말 그 사람은 처참하게 된다.

그런 사람들을 정말 많이 보았다.
아주 뛰어난 사람들 사이에, 어찌어찌 해서 그 학교/그 직장 / 그 그룹에 들어오긴 했는데,
그 주변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이해도 하지 못하는 수준인 사람들.

정말 처참하게 삶이 망가지는 것도 보았다.

그런의미에서,
과외를 열심히 해서 자기 능력보다 더 좋은 학교에 간다거나,
레주메를 뻥투기해서 자기 능력보다 더 좋은 위치에 가면,
그 사람도 불행하지고 그 사람의 주변도 모두 불행해진다.

RSV?

지난주는 감기같은 증상으로 며칠 쉬었다.
월,화는 회사도 쉬었고, 수,목,금도 집에서 일했다.

지금은 건강 상태로는 괜찮긴 하지만, 아직은 기침이 조금 남아있어서,
하루이틀 더 집에서 일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여러 지역에서 하수/폐수에서 어떤 바이러스들이 나오는지를 테스트해서 모아놓는 website가 있다.

https://data.wastewaterscan.org/

이 data에 따르면 미국 전체에서 RSV (Respiratory Syncytial Virus)가 꽤 대대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것 같다.

처음에는 재채기가 미친듯이 나오더니만,
하루 정도는 오한도 있고, 식욕도 없고, 좀 심한 독감인것 같았다.
보통 독감은 그래도 2~3일 정도는 아프곤 한데, 이건 하루 심하게 아프고나서는 아주 빨리 괜찮아졌다.

covid 테스트도 당연히 여러번 했는데, 그건 negative.

의사와도 video call을 했는데, 의사 말로도 RSV일 가능성이 많다고.

버려도 되는 기억, 버릴 수 없는 기억

요즘 Google에서 잘 안쓰는 계정들을 정리하고 있다.
그래서 몇년? 몇개월?동안 쓰지 않은 이메일을 지운다고 연락이 오고 있다.

그러다보니
‘어, 내가 이런 이메일도 만들었었네’ 싶은 이메일들도 꽤 많이 있다.
예전에 학생때 살던 곳을 sublet하기 위해서 임시로 만들었던 이메일,
중고로 내 laptop을 팔려고 할때 만들었던 이메일,
KOSTA때문에 임시로 만들었던 이메일 등등.

대부분은 그냥 지워져도 하나도 문제 없는 이메일들이다.

그런데,
그중 하나는…
민우가 어릴때 민우를 위해서 만든 이메일이다.
‘싼타 할아버지’ 이메일이다.

그 이메일로부터 민우에게 이메일을 보내서,
‘너는 금년에 착했으니, 선물을 주겠다’고 이야기하곤 했다.
민우가 처음에는 정말 그걸 믿었다! 그리곤 그 이메일에 꼬박꼬박 답을 했었다.
물론 나중에는 민우가 그 이메일 패스워드를 알아내고, 자기가 그 이메일 어카운트에 들어가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지만…
그 이메일 주소는 당연히 지우지 않을 예정이다.

살다보면,
잊어도 되는 기억이 있고,
잊지 말아야할, 잊고 싶지 않은 기억도 있다.

오늘은 오랜만에 그 이메일주소로 로그인해서, 민우에게 산타할아버지 선물을 주겠다고 한번 이야기해볼 예정이다.

리더십의 부재

Bottom-up의 의사소통을 중시하는 리더십은,
Top-down의 의사소통 중심의 리더십보다 훨씬 더 어렵다.

Bottom-up을 정말 제대로 하는 리더는,
자신이 뛰어나게 할 수 있는 Top-down을 극도로 자제하면서, 오히려 건강한 방향을 운전해내는 사람이다.

Top-down이 자신없으니 나는 Bottom-up만 하겠다는 리더는 그냥 게으르거나 무능한거다.
혹은 자발성이나 자율성을 강조하면서 중요하게 해야할 일을 하지 못하는 리더는 그 자격이 부족한거다.

그런데…
정말…
아주 가끔은…
그런 무능하거나 게으른 리더 아래에서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 나오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이 결국 그 조직을 구해내고, 자신이 놀라운 리더로 선다.

망가진 세상 속에서 살기 (5)

천재지변과 같은 자연재해,
정신병, 치매, 불치병 같은 심각한 질병들,
아주 깊고 깊은 인간관계의 갈등,
헤어나오기 어려워보이는 경제적 어려움…

무엇이 되었건 간에,
많은 노력을 통해서 그것들을 해결하려는 노력은 매우 정당하면서도 건강하다.

그렇지만,
어떤 지점에 이르러서는…
그냥 그것들을 받아들이는 것이 또한 필요할 수 있다.

이것은 포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적극적 수용이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것은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이다.

욥기

요즘 매일 성경의 묵상 본문이 욥기다.
욥기는 내가 꽤 여러번 도전했는데, 매번 뭔가 ‘제대로’ 읽었다는 생각이 들게 읽는 것을 실패해온 책이다.

뭐 내용도 대충 알고 있고,
그 욥기를 해석하는 설명도 많이 들었고,
혼자서 그걸 읽기도 했지만…

뭐랄까…
나는 아직 욥기의 ‘맛’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이번주 초,
전혀 뜬금 없이 한국에서 어떤 분이 내게 자신이 욥기 자료들을 정리했다면서 보내주셨다.
뜨금.

아니… 내가 설렁설렁 하고 있다는걸 그분은 어찌 아셨는지.

바짝 다시 긴장하고 욥기를 읽는데…
그냥 아직도 잘 모르겠다.
고기를 씹는데, 씹는 질감만 있고 그 맛은 느끼지 못하는 느낌이랄까…

I want to see Jesus

그냥…
정말 뜬금없이…
무작정 예수님을 정말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정말 그렇다.

물론 내 삶이 힘들거나 어려운 문제 가운데 있을때도 그렇지만,
그냥 아무런 일이 없는데도 무작정 예수님이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주 나이 많은 분들에 비하면 나야 아직 애송이일지 모르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런때가 그래도 꽤 있다.

힘든 하루를 마치고 나서,
휴우…. 힘든데… 아… 예수님 만나고 싶다.

이게 뭐 죽고싶다는 염세적 생각인건 아니다.

그냥 예수님이 보고 싶은거다.

어제밤엔 정말 그렇게 예수님이 보고 싶었다.
마음에 여러가지 무거운 것을 안고… 예수님을 보고 싶었다.

성경공부에 쓰는 시간

나는 온라인 성경공부를 하면, 그 내용을 녹화해서 youtube에 올리고, 참석한 사람들끼리 다시 볼 수 있도록 해놓는 편이다.
그러니 매주 성경공부를 하면 계속해서 video가 쌓여가게 된다.

대충 2020년 여름부터 온라인에서 성경공부를 시작했고,
그로부터 계속 녹화된 영상들이 쌓여가고 있는데…
이번주로 320개정도의 비디오가 벌써 올라가 있다.
모든 비디오는 다 참석한 사람들끼리 보도록 했고, 그러니 모두 unlisted로 되어 있어서 다른 사람들이 찾아서 볼 수 없도록 되어있다.

그러니 비디오의 view 수는 적은 것은 2~3번되는 것도 있고, 대부분이 10번 정도이다.
그 와중에 드물게 100번 이상 되는 것들이 있는데 이것들은 분명 참석한 누군가가 그룹 밖으로 흘렸던 것이 분명하다. ^^

3년이 조금 넘는 기간동안 300개가 조금 넘는 영상이 올라갔으니,
1년에 평균 100개정도 올렸다는 얘기인데…
보통 성경공부한번에 90분 정도 되니까, 1년에 150시간 정도 온라인 성경공부를 해왔다는 이야기다.
그 외에도 물론 그 성경공부를 위해서 준비하는 시간이 내 생각에 평균 한주에 3~5시간 정도는 되니까… 실제 성경공부에 투자하는 시간은 1년 150시간보다 훨씬 더 많을 것 같다.  짜게 잡아서 성경공부준비에 역시 1년동안 150시간 들였다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1년에 300시간정도는 성경공부 준비와 성경공부에 썼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루에 자고, 밥먹고, 씻는 등의 기본적인 생활을 위해서 쓰는 시간이 9시간.
일하는 시간을 대충 10시간 잡으면,
한주에 기본적인 생활을 위한 시간 9시간 x 7일 = 63시간/week
한주에 일하는데 쓰는 시간 10시간 x 5일 = 50시간 /week
한주 전체 시간은 24시간 x 7일 = 168시간 / week
한주동안 내 ‘free time’은 55시간.
대충 일년을 52주로 잡으면 일년동안 내 free time은 2860시간

그러니까, 내가 성경공부와 그것을 위한 준비에 쓰는 내 시간은,
내 전체 free time 2860시간중 300시간.
내 ‘free time’의 대략 10% 정도를 쓰고 있다는 말이 된다.

음… 계산해보면 그렇게 많이 시간을 쓰고 있는 것도 아니네.
그런데 왜 이렇게 성경공부준비와 성경공부에 쓰는 시간이 많다고 느껴질까.

뭔가 계산에 잘못이 있는 걸까, 아니면 내가 너무 풀어져서 시간을 막 쓰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