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A사에서 일하기로 결심하며 했던/하는 생각들 (14)

K 운동을 섬기는 것과 관련해서는…

대충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3년전 소위 실무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나긴 했지만,

K를 섬기는 간사들이 나를 부르는 이름은 여전히 ‘권간사님’ 이다. 

내가 정말 아끼고 사랑하는 후배들에게서 그렇게 불리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특히 K 간사들중 어떤 사람들이…

나를 너무 잘봐주고 있다는 부담을 많이 갖게 되었다.

뭐랄까… 음… 좀 심하게 말하면 우상화 비슷하게 되어버렸다고 해야할까.

도대체 K 간사들과 이야기하면서 누가 내게 딴지를 걸거나 반론을 거는 것을 최근에 별로 경험하지 못했다.

많은 경우, 사람들은 내게 해답을 찾으려고 온다.

내가 무슨 insight를 줄 것으로 expect 하면서 나와 대화를 나눈다.

그렇다보니… 

내가 어떤 사람인가 하는 것이 자꾸 왜곡된 방식으로 과장되기도 하고…

뭐 하여간 정말 이상하게 사람들이 나를… 실제 내 모습보다 더 훌륭한 사람이라고 착각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아, 이건 아닌데.

A 사의 offer를 앞에두고,

여러가지 여행 때문에 혹시 K 사역을 active하게 섬기는 일이 어려울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럼에도 제가 A 사의 offer를 accept 해도 되겠습니까. K 사역을 위해서 그것이 괜찮은 선택일 수 있겠습니까…

선배님들께 여쭈어 보았다.

선배님들은… 하나님께서 그렇게 인도하시면 그걸 accept할수도 있겠다고들… 뭐 대충 그렇게들 approve해주셨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그래…. 이런 과정을 통해서… 

내가 좀 후배들에게 과장되어 있는 그림이 흐릿해지는 것이 필요할지도 몰라.

혹시 내가 여름에 휘튼이나 테일러에 가지 못하게 되고… 간사들 모임에, 주제 discussion meeting에, 사역회의에 참석하는 것이 불가능해지더라도… 그것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일수도 있겠다…

음…

뭐랄까…

웬지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과 생각들이 몰려왔다.

그리고, A 사의 offer를 accept 했다.

글쎄…

만일…

정말 만일…

내가 이번 여름 휘튼/테일러에 갈 수 없게 된다면…

아마 하루에도 몇번씩 그쪽 하늘을 쳐다보며 눈물로 기도할 것 같다.

그렇지만 내 이 결정이,

K 운동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의 일부가 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