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물리학자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은 엔지니어가 되었다.
나는 이론을 연구하는 학자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은 생산현장을 주도하는 사람이 되었다.
나는 이론가, 전략가 타잎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론가 혹은 전략가의 역할을 해본적이 거의 없다.
나는 이해력, 판단력이 좋고, 창의력과 암기력이 부족하다. 그런데 지금은 창의력과 암기력이 많이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
나는 한가지 일에 집중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지금은 멀티태스킹이 일상인 삶을 살고 있다.
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이해하는 것을 좋아하고 detail에 약하다. 그런데 지금은 여러가지 detail을 챙기는 일을 하고 있다.
나는 passionate하게 살고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지금은 passionate하지 않게 살고 일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대학교 시절에, 늘 음악을 듣고 살았다. 클래식 음악, 가요, 영화 음악 등등… 그런데 지금은 거의 음악을 즐길 시간과 여유가 없다.
노래하는걸 좋아했고, 연극을 즐겼다. 그러나 노래해본적이 참 오래 되었고, 연극은…. 더더욱….
내가 참 잘하고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일들은 모두 아주 짧은 시간동안만 내게 주어졌다.
내가 30대를 다 바친(?) 코스타를 하면서도, 한번도 내가 제일 하고 싶은 사역을 해본적이 없었다.
늘 그저 빵꾸가 난 것을 메우며 10년이 훨씬 넘는 시간 코스타를 섬겼다.
교회에서도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여건은 거의 잘 주어지지 않았다.
하기 불편하고, 하려면 많이 노력해야하고, 신경 많이쓰게되는 그런 일들… 주로 빵꾸가 난 일들만을 하면서 신앙생활을 했다.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내가 그런 일들을 잘하고 좋아하는 줄 안다. -.-;
그냥 다른 사람이 안하니까 어쩔 수 없이 하게된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하나님께서는 내가 잘하는 일, 내가 좋아하는 일을 잘 허락해주시지 않는 것 같다
잠깐 그런 기회를 주셨다가도 금방 빼앗아 가 버리신다.
언젠가는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에 올인하며 살 수 있으려니 하는 꿈을 가졌으나,
이제는 그런 꿈을 거의 그냥 포기했다.
세상에 자기가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렇지만,
나는 그 하나님께 감사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잘 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것 보다… 하나님과 동행하며 사는 것이 훨씬 더 값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