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건을 보고 가슴아파하지 않거나 분노하지 않는 것 자체가 아마 죄일것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의 분노는 모두 ‘공의로운 분노’일까?
이 상황에서 그 아이들을 생각하며 울었다는 것만으로 나는 의인이 되는 것일까?
인터넷을 보면서 내가 불편한 것 가운데 하나는 이것이다.
사람들이 이 상황 속에서 많이 마음이 힘들다.
그리고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분노가 끓어 오른다.
그런데…
그 분노를 표출하는 대상은…
그냥 평소에 자신이 미워하던 그룹이다. -.-;
그냥 ‘박근혜’를 미워하던 사람들은,
이걸 기회로 잡아 박근혜를 까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그리고 그것이 공의라고 믿고 있고)
이걸 바탕으로 ‘사회 기강을 흔드는 종북좌파’가 문제라고 보는 사람들은,
그 사람들을 비난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보수 기독교가 문제라고 보는 사람들은 보수 기독교가 이 문제를 대하는 방식에 분노하고 있고,
공직자들이 문제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공직 system의 문제를 부각한다.
지금 우리가 발견하고 있는 분노는 그 대상을 정확하게 설정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정치가들에 대해 비판을 해야하고, 그들이 책임지지 않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야한다.
깨어진 system에 대한 이슈를 제기해야 하고 필요한 경우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렇지만,
너무나도 황망한 사태를 만난 김에,
내가 기존에 미워하던 그룹을 왕창 더 미워하자… 그 사람들을 많이 많이 비난하자… 는 식의 접근은 사태에 크게 도움이 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저들’을 악인으로 만들고 ‘나’ 혹은 ‘우리’를 의인으로 만들어 버리는 우를 범하게 된다.
나는, 누군가가…
“이 상황에서 분노하는 것으로 당신이 의인이 되는 것이 아니다” 라는 이야기를 좀 해주면 좋겠다.
@ 물론 아는 사람은 알지만, 나는 한국의 현 정부에 대해 대.단.히. 비판적인 사람이다. 거의 이 정부가 ‘악하다’라고 보는 입장에 가깝다. 또 악할 뿐 아니고 무능하기까지 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나의 분노도 역시 대통령을 비롯한 현 정부를 향해 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