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수학을 특출나게 잘하는 학생은 아니었다.
뭐 이과를 선택하고 공대에 가서 학교공부를 다 따라할 수 있었으니 수학을 못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진짜 수학문제 잘 푸는 친구들에 비하면 그냥 초라한 수준이었다. ^^
그런데 그냥 일반적인 수학 교과서나 참고서/문제집들이 그냥 좀 식상(?)하다고 느끼던 친구들이, 동경대 입시 준비용 참고서라고 해서 일본 수학 문제집을 구해서 푸는 일들이 있었다.
그때 친구들에게서 그런걸 빌려서 몇 문제 풀어보면서 완전 신세계를 경험했었다.
히야… 어떻게 이렇게 문제를 잘 만들었을까.
일단 문제의 수준이 정말 달랐고, 그게… 구질구질하게 문제가 어려운게 아니고, 아주 깔끔하게 어려웠다. ^^
참… 문제를 실제로 예를 들어가며 설명하면 쉬울텐데… 하여간 푸는 느낌이 그랬다.
문제를 끙끙거리며 풀고나면 쾌감과 전율이 몰려왔고, 혹시 문제를 잘 못풀더라도 그 답을 보고나면 감탄이 나왔었다.
그런데 내 수준에는 그냥 한국 참고서가 맞았다. 한국 참고서 잘 풀어서 공부하면 그거 가지고 그냥 어느정도 수학 점수 받을 수준까지 공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가끔 왕창 어려운 문제를 접할때의 묘한 쾌감같은 것은 한국 참고서에서 잘 만날 수 없었다.
나는 그 어려운 일본 수학문제집을 다 풀어가며 공부할 수준은 되지 않았지만,
그걸 푸는 쾌감이 뭔지 그래도 좀 알았고…
그 어려운 문제들을 풀어내는 친구들이 느낄 그 희열을 그래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부럽기도 했고.)
나는 그런 의미에서, 내 수준을 넘어서는 그 일본 수학문제들을 풀어볼 기회가 있었다는게 참 감사하다. 수학에 대한 내 상상력과 흥미를 그런 것을 통해서 더 키우고 지킬 수 있었다.
나는 현대 기독교가 어려운 일본 수학문제를 푸는 것과 같은 경험들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저 domesticated되어있는 기독교는 상상력도, 흥미도 없다.
자신이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도전을 해보는 야성도 없다.
그저 멜랑콜리하고 가벼운 감동을 주는 이야기기로만 기독교가 채워지는 거다.
그러면 기독교인이되는 재미가 없어진다.
토니 캠폴로가 이런 말을 했었다.(정확하게 기억은 안나는데…)
“The reason why young people are leaving Christianity is NOT because it’s too hard. It’s because we made it too easy”
나는 그 말에 완전 공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