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라는 직분이 outdated? (13)

그래서 현실적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을 제안해본다.

1.목회자가 성도들을 ‘목회’한다는 생각을 조금 약화시키고, 목회자가 세상 속에서 사는 성도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생각을 조금 더 강화시키면 좋겠다.
그리고 이미 알고 있는 지식으로 세상을 사는 법을 가르치겠다고 생각하지 말고 아직 알지 못하는 삶의 형태를 함께 만들어간다는 자세를 가지면 좋겠다.

내가 생각하기에, 지금 이 시대에 하나님나라 복음은 한편 선포되는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살면서 발견해가는 것이고…
그 하나님나라 백성들이 살아가는 삶의 contents자체가 하나님나라의 복음이 되어야 한다.

2.목회자가 성도들의 이야기를 많이, 많이, 많이, 많이, 많이, 많이, 정말 많이, 들어라.
도대체 어떤 상황에 있는지 지루할만큼 많이 들으면 좋겠다.
아니 왜 저 얘기를 지겹게 자꾸만 하는걸까… 를 넘어서서 더 많이 들으면서 그 상황 안에 함께 목회자가 들어가려는 시도를 하면,
성도들이 똑같은 이야기를 지겹게 하는 이유는 그들이 무지해서가 아니라 교회에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임을 발견할때도 있을 것이다.

3. 목회를 목회자와 평신도가 함께 하면 좋겠다.
과감하게 목회자가 가지고 있는 권한을 평신도들과 나누고 평신도들이 목회의 대상이 아니라 목회의 주체가 되도록 평신도들과 목회자들이 partnership을 가지게 되면 좋겠다.
그렇게 해야만 세상과 교회와의 접점을 놓치않고 목회하는 것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싶다.

4.신학교 출신이 목회자가 되는 경직성을 좀 재고해보는 것도 좋겠다.
이건 여러가지로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렇게 신학교 졸업생이 아닌 목회자를 인정하는 기독교 내의 여러 모습들이 이미 존재한다.
그 그룹들은 이걸 어떻게 다루어내는지 잘 살펴보면 좋겠다.

5. 목회자들이 정말 공부를 많이 하면 좋겠다.
그냥 옛날 신학교에서 배웠던거 똑같은거 자꾸 공부하는거 말고, 진짜 인문학적 소양도 좀 갖추고, 폭넓게 사고하는 방법도 자꾸 익혀나가면 좋겠다.
목회자들끼리만 만나면서 그 안의 언어에 함몰되지 말고, 그 밖의 넓은 세상에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빠르고 풍성하게 발전하고 있는지도 좀 볼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