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thing is urgent?

회사에서 사람들은 다 자기가 하는 일이 정말 급한 것이라고, 아주 중요하다면서 내게 이메일이나 ping을 보낸다.
이메일에 [urgent] 혹은 [important]라고 head를 달고 보내는 것이 늘 쏟아진다.

그런데, 정말 모두 다 그렇게 중요하고 급한 일일까? 뭐 각자 자기 나름대로는 그럴수도 있겠지만.

그런데 참 흥미로운 것은,
정말 나와 가까운 사람들, 내 가족들은 정말 아주 급한 일이 아니면 [urgent] 혹은 [important]라며 내게 이야기 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버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조심스럽게 너 괜찮니? 라고 물어본다.

왜냐하면 나를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은,
내가 하는 일이 아니라 내게 관심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너무 자주 나의 더 큰 관심과 노력은
사랑이 아니라 일에 쏠리곤 한다. ㅠㅠ

나의 소확행?

나는 일반적으로 소확행이라는 말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의 시각을 지나치게 축소시켜서 더 중요한 것을 바라보지 못하게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때가 많이 때문이다.

그렇지만 내게도 그런 것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중 하나가…
목요일 아침식사를 회사의 한 식당에가서 먹는 것이다.

Mountain View에 있는 main campus에는 수십개의 회사 식당이 있다.
그 회사 식당은 나름대로 어떤 특징들이 다 있는데,
그중 하나가 목요일 아침에 베트남 쌀국수 Pho를 만들어서 준다!

베트남에서 Pho를 먹어본적은 당연히 없고,
그냥 미국에 있는 베트남 식당에서 Pho를 사먹어본 경험에 따르면,
그 식당에서 목요일 아침에 주는 Pho는 살짝 좀 맛이 다르다.
그러니 어쩌면 이게 아주 authentic한 건 아니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이게 내 입맛에는 꽤 잘 맞는다.

게다가 목요일은 아침 9시까지는 아무런 다른 일정이 없는 유일한 날이어서,
약간 여유있게 아침식사를 할 수 있다.

오늘은 나의 소확행, Pho로 아침 먹는 날이다.

Oh no….

KOSTA 다녀오고 뭔가 좀 여유를 가지고 생각도 정리하고 글도 써보려 했으나,
현실은…

  1. 프로젝트 하나가 더 추가되었다. 지금까지 2개 하고 있었는데, 하나가 더 생겼다.
    이건 내가 몇년전에 우리 회사 내에서 개발한 technology에 기반한 프로젝트여서 내가 정말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하는 것.
  2. 기존에 하고 있던 프로젝트중 하나에 큰 구멍이 생겼다.
    아침 7시반 정도부터 저녁 늦게까지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달려들었다.
    이것도 내가 뛰어들어서 해결하고 있는 것이므로, 다른 사람이 짐을 덜어줄 수 없는 상황
  3. KOSTA follow-up을 금년에는 두 class로 나누어서 하겠다고 하는 바람에 시간을 훨씬 더 많이 쓰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건 작년과 대비해서 내용이 아주 많이 새로운 것이 아니어서 준비하는 시간이 훨씬 더 줄어들었다는 것.
  4. 게다가 KOSTA때문에 시간을 뺐고, 그 이후 최근에 covid-19에 걸리는 바람에 며칠 골골하고 났더니만 catch up 해야하는 이메일들이 몇백개가 쌓이고, 내가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던 기간동안 빵꾸난 것을 땜빵하느라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어제밤이 되어서야 그동안 밀렸던 것을 모두 catch up 하는데 성공.
  5. 회사 chat에서는 동시에 3~4개의 ‘urgent’ chat이 돌아가고 있고, 빡빡하게 미팅은 잡혀 있고, 그 와중에 내가 혼자서 해야하는 일까지 있는 바람에 낮시간에는 너무 자주 날카로와져 있다.

아주 아주 예전에 이일형 장로님께서 너무 많이 바쁠때 하나님께 “하나님 이러시깁니까?”라고 말씀하신다고 했던 생각이 많이 난다.

내게 주어진 일이라 믿고, 여전히 신실함을 잃지 않고, 쫓겨서 일하지 않으면서 더 해봐야한다.
아마 이렇게 하는 과정이 아마도 내가 더 찾고 발견해야하는 하나님 나라의 신비로 나를 이끌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기대를 해본다.

그래도 이런 글 정도 쓸 여유는 있는 것이긴 하네.

“하나님, 이러시깁니까?”

COVID-19

최근 나도 covid-19에 드디어 걸렸다!
이제는 회복되긴 했지만 아직 약간 기침하는 것은 남아있다.
내 증상은,
– 아주 미약한 수준의 미열
– 기침
– 식은땀
– bodyache (온몸이 불편하고 아픈증상)
정도였다.

처음 3~4일은 그래도 조금 심한 몸살정도의 증상이었고, 그후로는 차차 나아졌다.

그런데 흥미로운건 걸렸다고 생각했을때 바로 covid test를 했을때는 negative가 나오다가 이틀쯤 되었을때부터 positive가 나왔다.
그리고 증상이 거의 없어진 이후에도 며칠 더 positive가 유지되었다.

진통제를 먹으면 그래도 어느정도 견딜만 했기 때문에, 사실 처음 이틀 정도를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어느정도 회사일도 할 수 있었다. 게다가 내가 covid-19 걸렸다고 팀에게 이야기하니까, 사람들이 내게 이메일도 적게 보내고 미팅도 빠지라고 해서… 덕분에 오히려 살짝 ‘휴식’이 되었다. ^^

미국에 사는 사람들중 covid-19에 한번도 걸리지 않은 사람은 20%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렇게 나도 80%쪽에 속하게 되었다.

현재는 이번 covid-19때문에 trigger된 천식 기침과 싸우고 있는 중.

세상은 이들을 받아드릴만한 곳이 못되었습니다.

히브리서 11장은 읽을때마다 뭔가 울컥 해오는 것이 있다.
사실 히브리서는 누가 썼는지도 잘 모르는 듯 하고, 어떤 이들은 어쩌면 여성 저자가 연관되어있을 것이라고 보기도 하는 것 같다.

그런데,
히브리서 11장 전반부에 뭔가 살짝 논리적으로 시작하는 듯 하는 본문이 후반으로 가면서 템포가 빨라지면서 멋진 설교가 된다.
그리고 읽을때마다 뭔가 짜릿한 것을 느끼게 하는 본문.

38절. 세상은 이런 사람들을 받아들일 만한 곳이 못되었습니다.
옛날 성경에는 세상은 이들을 감당하지 못하였다고 번역되었고.

한편,
정말 그런거다. 세상은 도무지 이런 사람들을 받아들일만한 수준이 못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또 하나는… 지금은 소위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받아들일 수준이 못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 ㅠㅠ

한편 짜릿한 흥분과 감동으로, 그러나 한편 안타까움과 탄식으로,
히브리서 11장을 읽었다.

답답함과 우울함

매년 KOSTA를 다녀와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긴 하지만,
거의 한 10년전 쯤 부터는 주된 생각 가운데 하나가 답답함과 우울함이다.

그도 그럴 것이…
어쨌든 이런 상황에서 꾸역꾸역 KOSTA같은 모임에 모이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정말 하나님을 더 알고 싶은 마음이 있는 사람들이다.
얼마나 소중한가!
그러니 이런 사람들 보면 정말 눈물 찔끔 나오게 기도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교회에서 받고있는 신앙 교육의 수준이… 정말 너무나도 암울한 수준인거다.
아… 이걸 어쩌냐….
아주 쬐끔, 정말 아주 쬐끔만 몇가지 설명을 해주어도 눈이 둥그래져서 정말 우리가 믿는 기독교가 그런거냐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만났던 사람들의 얼굴과 표정과 눈빛을 떠올리며…
많이 우울해하고 많이 답답해한다.
그리고, 이 우울함과 답답함이 내 바쁜 일상 속에서 그냥 사그러져 버리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연극을 마치고 나서

대학때 나름대로 연극을 했었다.
그것도 꽤 열심히 했었다.
공연을 앞두고서는 밤을 새워가며 연습을 했고, 소품을 구하려 뻔질나게 다녔고, 무대장치를 만들기도 하였다.
낮에는 학교 공부를 하고, 저녁먹고 연습을 하러 모여서는 새벽까지 연습을 하고 기숙사로 들어가는 때도 많았다.

거의 공연할때쯤 되면 함께 연극을 준비하던 사람들 거의 대부분은 연극의 대사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외울 수 있었다.

그렇게 연극 공연을 마치고나면…
큰 기쁨과 함께 일종의 공허함이 확~ 다가온다.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이제는 관객도 다 떠나버리고… 이게 모두 끝났구나.
그리고 이제는 다시 그 일상의 삶을 살아야 하는거구나.
그렇게 연극을 열심히 했던 것은 일상이 아니었던 거구나.

그래서 공연을 마치고나면 한두주 정도 괜히 침울하게 보낸다.
함께 연극을 했던 친구들과 학교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도 연극 얘기는 괜히 많이 하지 않는다.

어떤 이들에게는 그 기간이 조금 더 길기도 하다.

또 한주 KOSTA로 떠납니다

아~주 오랫동안 KOSTA에 참여해 왔습니다.
올해도 또 갑니다.

올해도 KOSTA 집회 전에도 할 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지난 6개월 회사일이 아주 비정상적으로 바빠서 정말 힘들었습니다. ㅠㅠ
그야말로 이를 꽉 물고 버티면서 했습니다.

올해도 또 갑니다.
늘 그렇듯, 올해도 가서 잠도 잘 못자고 이리저리 바쁘다 올테고,
많은 사람들을 만날테고,
또 많이 울다가 올 듯 합니다.

금년 KOSTA의 주제가 ‘잔치’인데, 울다가 온다니 뭔가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여태껏 KOSTA에 가서 거기서 만나는 사람들을 보면서 많이 울다가 오지 않았던 때가 한번도 없었습니다.

사방에서 교회가 무너지고 있다는 이야기만 들려오고,
청년들은 점점 교회를 떠나는데…
그래도 누군가는 이렇게 해야하지 않나 싶어 또 한번 막 무리해서 저도 KOSTA 참석합니다.

혹시,
그냥 누구라도,
이번주 Wheaton에서 모이는 KOSTA 집회를 위해서 잠시만이라도 기도해주십시오.
거기 오는 청년 학생들을 위해서 기도해주십시오.

다녀와서 다시 이 블로그도 update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