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나는 3월이 참 좋다.
아주 어릴때부터 3월이 좋았다.

새학기가 시작되고 새 학년으로 올라가는게 늘 좋았다.
새학년에 대한 기대감이 좋았다.

추위가 지나고 두꺼운 옷을 벗을 수 있다는 해방감도 어릴때 부터 참 좋았던 것 같다.

나는 어릴때부터 개나리를 참 좋아했다.
그리고 노란색을 좋아했다.
그 노란색 개나리가 피는 것이 좋았다.

이제는 3월에 대한 기대도 별로 없고,
내가 사는 곳에서는 3월 이전에 이미 꽃이 피기 시작하고,
개나리를 찾아보기도 힘들다.
당연히 새학년을 올라가는 일도 더 이상 없다.

그러니…
이렇게 생각해보면 3월에 갖는 희망과 기대는 그 시절에 누릴 수 있었던 특권이었던 셈이다.

3월의 희망이라는 특권이,
어떤 소수의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면 참 좋겠다.
3월의 희망을 누려야하는데 그것을 빼앗긴 사람들에게도,
3월의 희망을 예전에 누리다 더 이상 그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3월이 되었는데도 아직 마음의 한기를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모두 모두 희망이 새롭게 드러나면 참 좋겠다.

사순절에 생각해보면 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