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니는 회사는, 소위 ‘갑’ 이다.
이게 보통 갑이 아니고, 완전히 울트라 짱 수퍼 갑이다.
이 회사가 가지고 있는 cash가, US government가 소유하고 있는 cash보다도 많단다.
이 엄청난 돈의 힘으로, 정말 무지막지한 권세를 휘두른다.
그러다보니, 나 같은 엔지니어에게도 꽤 큰 파워가 있다.
가령, 내가… vendor들에게 이야기하는 말투는 이런거다.
“내일 아침 몇시까지 무슨 데이터를 준비해서 보내라. 이번 데이터는 매우 중요한거다. 지난번 처럼 빼먹는 것 없이 꼼꼼하게 해라.”
vendor들이 나에게 하는 말투는 이렇다.
“우리가 논의해보니 이런것들이 위험요소인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조언을 부탁한다.”
“원하는 데이터를 바로 보내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 여기 요청한 데이터를 보낸다. 검토해보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 편하게 더 요청을 해주길 부탁한다. 이렇게 함께 일할 수 있어 기쁘다.”
…
관계가 이렇게 되어있다 보니,
vendor들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도 아주 가관이다.
vendor들은 잘 대해주면 안돼. 걔네들은 하루에 한번씩 혹독한 이메일로 독촉을 하고, 이틀에 한번씩 전화를 걸어서 따져야 일을 제대로 한단 말이야.
뭐 이런 식의 태도를 아주 흔히 접한다.
뭐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힘이니까..
그 돈을 가진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지시를 하는 구조가 되기 마련이긴 하지만…
사람들은,
그 어그러진 구조 속에서 살아 가면서,
적절한 수준으로 망가지는 법이 거의 없다.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이용해서 일을 하는데 필요한 수준보다 훨씬 더…
많이…
망가진다.
이렇게 소망없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것이 복음이다.
아웅, 여기 벤더 하나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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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여기에 쓰려던 말은 따로 있는데 조금 조심스러워서 ㅎ
그런데 생각해보니 비밀글 기능이 있네요!!!
목수님 말씀하신 그런 정서가 갑과 을, 즉 애플과 벤더 사이에서 뿐 아니라
쿠퍼티노와 애플 아시아, 혹은 다른 리전과의 관계에서도 느껴지는게 좀 신기했어요.
Ogilvy에서도 AP가 뉴욕을 의식하기는 했지만
그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애플과 밴더 사이도 아니고
애플과 애플 사이에서, 리전 사람들이 쿠퍼티노를 향한 가끔 그런 비굴함이 느껴지는게 묘하달까요.
영어로 비위맞추는 걸 보는 기분이..
애플 내의 분명한 직능별 (직급별이 아나리 ㅎ) hierachy도 제가 다니던 회사들보다 훨씬훨씬 강한게 신기했어요.
마케팅이 워낙 Apple에서 꼬래비??취급을 받는 파트여서 그런지
Apple을 resume에 올려서 leaping up하겠다는 의지를 충만히 노골적으로 내비치는 일부 직원들,
그리고 Apple은 너의 resume에 빛나는 한 줄이 될 것이니 급여나 복지 문제에 대해서는 불평하지 말라고 노골적으로 말하는 일부 boss들, 정확한 report를 올리기 보다 쿠퍼티노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을 data, 혹은 interpreting을 찾아 고심하는 일부 region들을 보면서
이 완벽해보이는사과농장에도 이런 약점이 있구나 놀랐었네요.
근데 이런 식의 문제는 많은 글로벌기업들이 비슷하게 가지고 있는 것이겠지요?^^
밖에서 보셨는데도 아주 정확하게 잘 보셨네요! 훌륭하십니다~
언제 기회가 되면 이 블로그에서 한번 다루어 보고 싶긴 한데요,
말씀하신 것들이 아주 아주 심하거든요.
과연 이런 것을 안고 얼마나 apple이 더 승승장구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저로서는 참 궁금한 관전포인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