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를 읽어내려가며 생각한 한가지

요즘 내 QT 본문인 신명기는,

노예로 수백년간 살았던 백성들에게,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어떠한 것인가를 가이드해주는 모세의 설교집이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을 통해서, 온 세상에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그분의 백성이 어떤 모습인지 하는 것을 보여주시기 원하셨고, 

신명기에는 하나님의 그 마음이 들어나 있다.

그런데,

신명기를 읽어내려가다보면,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진보적 지식인이 동의할 만한 내용이 참 많이 나온다. ^^

사람에 대한 배려, 생명에 대한 존중, 생태계 보호,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자세 등등.

OK…

하나님 나라 백성들이 살아가는 자세와, 

샌프란시스코의 진보적 지식인이 살아가는 자세가 이렇게 비슷하다면…

무엇이 그 둘을 다르게 만드는 걸까?

결국 내가 내린 잠정적 결론은 이것이다.

하나님 나라 백성은, 그렇게 살아가는 과정과 자세 자체를 소중하게 여기는 반면,

샌프란시스코의 지식인은, 그렇게 살아감으로서 얻어지는 결과/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방편으로서의 삶일 뿐이다.

하나님 나라 백성은,

결국 이 땅을 고치시고 회복시키시는 주체가 하나님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하는 일은, 삶을 통해서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를 드러내는 것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하나님 나라 백성의 삶의 자세는, 그 자체가 목적이다.

그 이후는 하나님의 몫이다.

진보적 지식인에게 있어서는,

건강한 삶의 자세들을 통해 결국 원하는 목표를 자신의 힘으로 이루어야만 한다.

따라서 삶의 자세는 목표를 위한 도구일 뿐이다.

어떤 의미에서 그 목표에 이르지 못하는 과정은 그 의미가 심각하게 diminish 한다.

….

소위 ‘지식인’ 이라는 부끄러운 옷을 입은 나는,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살기 보다는, 진보적 지식인으로 살고자 하는 때가 자주 있는 듯 하다.

기독지성인들이 빠지지 말아야 할 함정은,

우리 삶의 열매를 우리 힘으로 맺고자 하는 욕심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