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코스타 대표인 김규동 목사와 관련된 뉴스가 나온 이후, 인터넷에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떠돈다.
갑자기 ‘내가 코스타를 잘 아는데, 코스타는 이게 문제야’라는 식의 진단도 많이 접할 수 있다.
그중에는 합리적이고 적절한 지적들이 많이 있지만, 또 그중에는 동의하기 어려운 이야기들도 많다.
미주 뉴스앤조이 (혹은 뉴스M)에 실린 양재영 기자의 기사는, 내가 보기에 후자에 해당하는 기사이다.
http://www.newsm.com/news/articleView.html?idxno=4130
몇가지 양재영 기자의 글을 읽으며 내가 동의하지 않는 것들을 정리해서 적어본다.
1. 지금 코스타 강사들과 관련된 사람들의 행적에 대한 것들이 문제가 되어 이 discussion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앤조이에서 이야기한 내용은 전병욱 목사의 성추행, 오정현 목사의 논문표절, 그리고 김규동 목사의 폭행과 성추행이 대한 것이다.
그런데 양재영 기자는 그것을 바탕으로 코스타가 첫 단추를 잘못 끼웠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민중의 고통을 외면한 복음전도만을 이야기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는, 양재영 기자가 이야기한대로, 코스타가 민중의 고통을 외면한 채 복음전도만을 이야기했다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 그러나, 심지어는 그것을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도대체 코스타 강사들의 도덕적 이슈가, 복음전도와 사회참여라는 전통적 신학적 debate과 어떤 연관이 있는가?
가령, 어떤 사람이 평소 거친 운전습관을 가지고 있고, 그 사람의 잘못된 운전습관으로 말미암아 사고를 일어켰다고 하자. 그런데 그 상황을 보면서 ‘저 사람은 평소에 발을 잘 씼지 않았다. 그래서 무좀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라며 지적한다면 그것이 올바른 지적일까?
‘코스타 관계자들’의 도덕적 문제는 지적받아 마땅하다. 그리고 그 도덕적 문제가 왜 그렇게 반복되는가 하는 것에 대해서 비판하고 고민하는 작업은 필요하다. 그러나, 도덕적 문제가 생긴 김에, 저들의 신학적 문제를 지적해보자 라는 것은 심각한 논리의 비약이다.
(그리고, 나는 다시 반복하지만, 양재영 기자가 이야기한대로, 코스타가 민중의 고통을 외면했다고 이야기하는 assessment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것은 또 다른 debate의 문제이므로 여기에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2. 양재영 기자는, 코스타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 못하는 듯 하다.
가령, 국제본부과 각 지역의 코스타의 관계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코스타 프로그램과 강사는 각 지역에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등등을 잘 아는지 모르겠다.
만일 그것을 알고 있다면, 일본에서 벌어진 일과, 13년전 미국 코스타를 ‘자아비판’하면서 쓴 우종학 박사의 글을 한꺼번에 엮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당시 우종학 박사는 미국 코스타의 간사 였다.)
가령, 오정현 목사가 코스타 인기 강사였다고 했는데, 미국 코스타에서 오정현 목사가 강사로 섰던 것이 언제였는지 양재영 기자는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10년도 넘은 이야기이지만 코스타가 달라지지 않았다”고 했는데, 그 진단은 어떻게 나온 것인지 잘 모르겠다.
한때 3천명이 넘는 사람이 모였으나 이제는 1천명도 모이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것이 어떤 지역의 코스타를 두고 한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적어도 미국 코스타에서는 한번도 3천명이 넘는 사람이 모인 적이 없었다. 참석 인원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코스타 출신 목회자들의 비리를 외면하고, 시대와 함께 호흡하지 못한 코스타의 본질적 문제가 가장 큰 원인이다”라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는 조금 더 자세한 분석과 supporting logic이 필요하다.
전 세계 코스타중에서, 일본 코스타만이 3천명 넘게 모이는 집회였고, 일본 코스타의 참석인원은 전 세계 코스타 집회 중에서 가장 많다. 오히려 ‘코스타 강사출신 목회자들의 비리’가 터진 후에도 일본 코스타의 참석 인원은 줄지 않았다.
나는 참석인원이 많은 것이 건강함을 나타내는 지표라는 논리를 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참석인원과 건강함의 연관성이 그렇게 높지 않을 수 있다는 반례를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
양재영 기자는, 코스타가 계속해서 엘리트주의와 탈정치주의를 고집하며 시대를 외면한 ‘방주집회’로서의 역할만 고집한다고 했는데, 그 근거가 무엇인지 조금 더 밝힐 필요가 있다.
가령, 지난 10년, 혹은 지난 5년동안 미국 코스타에서 어떤 message가 present되었는지 양재영기자는 아는지 궁금하다. 지난 10년동안 소위 ‘코스타 주제문’ 혹은 ‘코스타 취지문’이라는 것을 읽어보았는지 궁금하다. 최소한 코스타 주제 취지문이라도 읽어보았다면, 기사에서 지적한것과 같이 ‘카더라’ 식의 비판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에 언급한 기사에서, 논리적 비약과 사실의 왜곡을 여러군데 볼 수 있었으나, 그것을 다 열거하고자 하는 것은 내 이 글의 의도는 아니다.
3. 양재영 기자가 이런 기사를 쓴 의도와 열정은 높이 평가한다. 양재영 기자의 입장과 내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 많이 있다.
그러나, 어떤 것에대한 주장을 펼 때에는, 좀 더 정확한 사실에 근거해야 하고, 치밀한 논리의 전개가 필요하다. 그래야 그 주장의 정당성이 확보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