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 설교 시간에,
목사님께서 일생에서 가장 기뻤던 순간, 가장 슬펐던 순간 각각 20개씩 추려서 정리하면 아마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 전체가 summarize 될 것이라고 하셨다.
잠깐 생각해보았다.
나는 가장 기뻤던 순간, 가장 슬펐던 순간을 각각 20개씩 정리해볼 수 있을까? 그렇게 하자면 어떤 순간들이 있을까?
음….
머리 속이 멍~ 해지면서 아주 막막해졌다.
나는 어느순간부터인가…
손에 꼽을만큼 기쁘고 슬픈 일들이 없었나보다.
그건,
내게 기쁘거나 슬픈 일들이 없었기 때문이 물론 아니다.
왜 그런 일들이 없었겠나.
물론, 나는 삶에서 소소한 기쁨과 슬픕을 경험하고 산다.
가령, 아내와 민우와 함께 장난을 치고 산책을 하는 순간이 참 감사하고 기뻤다.
하이디를 입양해와서 아내와 민우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 기뻤다.
장인어른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참 많이 슬펐다.
‘아빠’를 생각하며 우는 아내를 보며 참 많이 슬펐다.
그런데,
그런 기쁘고 슬픈 기억들이 내게 기억될 순간으로 남는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다.
가만 생각해보니,
내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은,
‘이벤트’를 만드는 방식이나, ‘성취’를 해 내는 방식이나, ‘목표’를 이루어내는 방식 등이 아니라…
연속된 시간 속에서 그날 그날을 살아가는 방식이 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무엇이 더 건강한 것일까?
음… 글쎄…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