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적 희망 (10)

내가 하는 일이 이렇게 하찮은 것 같은데,
뭔가 의미있는 것 같지 않은데 이게 그래도 하나님 나라의 일이라고?
하나님의 대리자로서 세상을 통치하는 행위라고?

이걸 받아들이는데 또 다른 장애는,
노동소외의 문제다.

현대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에서,
개인이 일하는 것이 지나치게 큰 시스템의 부품과 같은 모습으로 되어있고,
자신의 앞길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결정에 참여할 수 없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하는 일이 도대체 큰 그림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없고,
그래서 자신의 역할의 의미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건 큰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로부터 아주 자주 듣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내가 이 회사에서 이렇게 일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그런 사람에게 네가 하는 일을 그럼에도 의미가 있다..고 이야기하는게 참 잘 먹히질 않는거다.

이 고민은 나도 역시 20대부터 계속해왔고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80년대 후반, 90년대 후반에 기독교 세계관이라는 걸 공부하면서 노동의 가치에대한 이야기를 들었을때 처음 듣고는 하..참 좋다… 이렇게 반응했지만,
곧이어… 아니, 그런데 지금 당장 내가 있는 이 현실에서 그게 잘 안보이는데 어쩌라는거지? 라는 답답함에 맞닥들일수 밖에 없었다.

20는 학생으로 보냈으니… 당연히 내게는 이 공부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 하는게 큰 문제였다.

회심의 경험을 하고 마음이 뜨거워졌지만, 그것에 걸맞을만큼 내가 하고 있는 공부가 그렇게 의미있다는 생각을는 것이 참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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