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인정 vs. 현실 안주

나는 MBTI가 ENFP이까, 즉흥적으로 살 수 밖에 없어.
계획을 세우더라도 나는 잘 할 수 없어.
꾸준히 하는건 내가 못하는 거야.

나는 애니어그램 9번이니까 갈등을 피하는 쪽으로 결정하는게 당연한거야.
그래서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싫은 소리도 잘 못하는 거지.

이런류의 이야기들을 많이 듣는다.
나는 성품과 기질이 이렇기 때문에 어쩔수 없다는 거다.

음…
나는 사람마다 성품과 기질이 있다는 걸 당연히 인정한다.
사람마다 정말 천지가 다른 것 처럼 성품과 기질이 다르기도 한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다른 사람에게 너무 당연한 일들이 무지막지하게 힘들수도 있다.
기질이 다른 거다.

그러나…
나는 자신의 타고난(?) 기질이 이러니까, 나는 그냥 내가 가진 기질의 단점을 하나도 바꿀 수 없고,
이 단점은 그냥 내 주변에 있는 주변 사람들이 알아서 맞춰가면서 살아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에는 참 동의하기 어렵다.

누구에게나 기질에 따라서 더 힘든 일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건 그 사람이 기질에 따라 가지고 있는 일종의 ‘결핍’이자 ‘단점’이다.
그리고 그 기질을 가진 사람은 그 특정 결핍이나 단점을 평상 안고 살아가야 하는 거다.
그렇지만 그 단점을 정당화 하는 방식으로 기질평가/성격분류를 사용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건 그냥 나는 노력하지 않고 이대로 살테니,
그로인한 결과는 너희들이 다 알아서 나눠져라고 이야기하는 것고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기독교 내에서,
소위 기질평가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이런 방법들이,
자신의 이기성과 자기중심성을 더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사용되지 않으면 좋겠다.

그리스도 안에서 계속 자라감,
푯대를 향해 달려감,
하나님이 온전하심 같이 우리도 온전해짐…
이런 이야기들과 그것을 위한 개인적/공동체적 노력에 대한 이야기들이 조금 더 많이 들리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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