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들에 대한 부담감

살다보면 그냥 어떤 사람들에 대해서는,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애정, 그리고 그것에 따른 부담감을 갖게되는 일이 있다.

내게 그 사람들중 하나는,
우리 KOSTA 간사들이다.

KOSTA를 섬겨온 시간동안,
정말 더 이상 이거 못하겠다고 생각했던 순간들도 몇번 있었다.

내가 그냥 힘들어서 못하겠다고 하는게 아니고,
더 이상 KOSTA라는 운동이 계속 되는 것이 무리겠다고 생각했던 순간들이었다.

그때도 생각했던건,
어떻게든 이 간사들은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support 하겠다는 것이었다.
심지어는 KOSTA가 문을 닫는 한이 있어도,
간사들은 무너지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혼자서 쓸데없이 비장한 결심을 한적도 있었다.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싶지만,
그냥 간사들을 위해서 뭐라도 계속 좀 하고 싶다는 것이 내 마음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자기 일들 다 바쁘고 힘든데,
자기 시간, 노력, 돈 들여가며 이렇게 하고 있는 이 사람들을 보면…
눈물이 쑥 빠지게 고맙고… 정말 감동이다.

매년 하는 기도지만,
하나님…. 이 소중한 형제자매들… 하나님께서 꼭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 속에 찾아가셔서 많이 칭찬해 주십시오. 세상의 다른 것으로 이 수고를 갚지 마시고, 하나님께서만 주실 수 있는 그 무엇으로 이 수고를 다 보상해 주십시오.
올해도 캠퍼스 구석구석 다니며, 많이 울면서 기도했다.

내가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나는 내가 KOSTA에서 ‘강사’로 인식되는 것에 매우 깊은 부담이 있다.
강사가 간사보다 더 뭐 높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라던가 그런건 전혀 아니다.
나는 간사팀에 대한 깊은 사랑과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
반대로 간사들이 강사들보다 더 좋다 그런 것도 아니다.
존경하는 강사님들이 얼마나 많은데…

다만,
내가 ‘강사’가 되는 순간, 더 이상 ‘간사’로 돌아갈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꼭 ‘간사’라는 title이 없더라도, 잔치를 베푸는 사람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나는 잔치를 벌이고 그곳에서 그 잔치를 정말 갚지게 하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 음악을 연주하거나, 여러가지로 잔치를 잔치답게 만드는 사람들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뒤에서 잔치를 베푸는 사람으로 계속해서 남고 싶다.

그런데 내가 잔치에서 노래를 하거나 춤을 추는 순간, 혹은 잔치에서 주목을 받는 사람이 되는 순간,
나는 잔치를 베푸는 사람이 아니라 잔치에 초대받아 잔치의 한 부분을 담당하는 사람이 되어버린다.
(이 insight는 황간사님으로 부터 배운 것이다.)

하나님 나라를 위해 많은 헌신을 한 분들에 비하면 내가 해온 일들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그래도 내 나름대로는 꽤 많은 시간과 노력과 재물을 KOSTA를 위해서 써 왔다.
그거 알아주는 사람 사실 거의 없지만, 내가 그렇게 해왔다는 건 내게 큰 기쁨이자 자랑이다.
그것 때문에 속 많이 썩이고, 가슴 졸이고, 몸 상하고, 눈물 많이 흘린 것들은, 내 나름대로 나만이 간직하고 있는, 나만의 ‘훈장들’이다.

잔치에서 잔치를 정말 아름답고 화려하게, 잔치답게 만들어내시는 장인들이 계시다.
나는 그 장인들이 되기 보다는, 정말 잔치를 베푸는 사람으로 머무르고 싶다.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훈장을 가지고 혼자서 뿌듯해 하면서.

더 이상 젊지 않다…

이번에 다녀오면서 COVID-19에 걸리고 말았다. ㅠㅠ
마지막 떠나오기 전날 밤에 test 했을 때는 negative 였는데,
아무래도 그날밤과 그 다음날 아침 상태를 봐서… 이거 걸렸다 싶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인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후다닥 돌아와 버렸다.
원래는 토요일까지 있으려 했으나, 금요일 아침 비행기로 바꿔서 집에 왔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test 해보니… COVID positive.

그날 밤 하루 좀 앓고 나니 한결 나아지긴 했지만,
이게 무리를 하는게 쉽지 않긴 하다.

이번엔 특히 기도와 LGS… 그리고 또 뭐 그렇게 이것 저것 괜히 하는 일 없이 일이 많았는지…
결국 하루에 4시간씩 자며 며칠을 가다보니, 나중엔 몸이 정말 힘들었다.
아… 예전 같지 않구나.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내가 정말 KOSTA에 참석하는 generation을 이해하는 것이 현저하게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이 사람들이 원하는 것과 내가 생각하기에 이 사람들이 원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에 꽤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아… 내가 이제는 이 generation을 이해하기엔 나이가 들어버린건가.

어쨌든 나는 더 이상 젊지 않고,
더 젊어지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내가 뭔가 의미있게 KOSTA를 위해서 봉사하려면,
그것을 뛰어넘는 지혜가 있어야 하는 것일 텐데…
10년전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더 지혜롭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정말 꽤 진지하게,
내가 KOSTA에서 뭘 도울 수 있는가를 고민하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ㄱㄷㅇ 간사님께서 시작하신 KOSTA cafe는 탁월한 사역인 것 같다.
그냥 이 사람들을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ㄱㄷㅇ 간사님께서 커피를 맛있게 만드시는 기술이 있으시니,
그분의 쫄따구 하면서 단순한 것들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기도는… 정말 모르겠다.

이번에 간사팀이 아무래도 더 힘들어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간사팀에서 요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하겠다고 봄에 마음을 먹었었다.

그런데,
지난 봄에 저녁 기도인도를 내게 부탁했다.
뭐 그래서 하겠노라고. 뭐든 시키라고 이야기했다.

그로부터 몇달.
나는 꽤 엉망으로 살았다.
개인적으로 내 영혼을 잘 가꾸며 살지도 못했고,
여러가지 일로 바빠서 그야말로 엄청 아득바득 몇달을 보냈다.

그리곤 막판에 다른 곳에 빵꾸난것도 좀 메워야 했고…
해서 이번 KOSTA는 내가 생각/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더 바빠졌다.

설교 summary 잘해서 그냥 기도하면 되려니….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기도를 위해 전체집회 설교 script들을 읽는데…
내용이 이해도 되고, 좋은 내용이라는 것도 알겠는데,
도대체 마음이 담기질 않는거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몹시 분주한 마음으로 시카고에 가서 첫날 기도를 해야하는 시간이 가까이 되었는데,
그 자리에 모여있는 사람들을 향한 사랑하는 마음이 내게 전혀 생기질 않았다.

아니… 이래서… 내가 무슨수로 기도를 한다고…

그래서 나는 중보기도 팀에 가서,
내 영적인 상태를 이야기하고,
어떻게든 이 사람들을 좀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게 해 달라고 기도 요청을 했다.
그리고 중보기도 팀은 내게 손을 얹고 그렇게 기도를 해 주셨다.

그리고 전체집회 장소에 가서 들어오는 사람들을 보는데…
갑자기 내가 주체할 수 없는 만큼…
그 사람들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 내게 막 느껴지는 거다.
어어…어어…어어어….

그 자리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그저 바라 보면서 사랑의 마음으로 흠뻑 울고는,
그때부터 기도해야할 내용들이 마음에 담기기 시작했다.
설교 내용들도 마음에 담기기 시작했다.

내가 얼마나 기도 인도를 잘 했느냐 못 했느냐는 둘째치고라도,
내게 그렇게 중보기도실에서 기도를 해준 분들은 정말 내 영혼을 다시 소생시키는데 일조를 하신 분들이시다.

이제 그분들로부터 그 기도를 받은지 1주가 더 지났다.
아직도 그 기도의 약발이 살아남아 있는 듯 하다.
좀 더 오래 갔으면 좋겠다. ㅎㅎ

참 기뻤던 일들

폭풍같이 지난주가 지나갔다.

몇가지 내 개인적으로 기뻤던 것들.

  1. 1년 건너뛰고 2년만에 성연이가 다시 참석. 남들에게 보이진 않았지만 난 구석에서 찡 하고 울었다.
  2.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 참석. 중간중간 아내에게 들려서 실없는 농담하는게 재미있었다. 덕분에 훨씬 덜 피곤하게 느껴졌다.
  3. 오진이도 오랜만에 다시 오고, ㄱㄷㅇ 간사님 덕에, 가족 사진을 졸지에 건졌다! ㄱㄷㅇ 간사님 감사합니다.
  4. 내가 했던 것을 아주 망치진 않았다. 원래는 거의 아무것도 안하고 기도실에서 기도를 열심히 하고 싶었으나… 막판에 이것저것 다 하게 되어서. 다행히 아주 큰 빵꾸는 내지 않았다.
  5. 오랜만에 JT를 봤다. 여전히 변하지 않은 모습. 지난 몇해 못한 거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make up 하도록! ㅎㅎ
  6. JJ와 멋진 듀오 샷을 건졌다. 내가 참 아끼고 사랑하는 JJ. 사진 찍어준 경에게 감사!
    JJ 옆에 서면 내가 오징어가 되긴 하지만, 뭐 그건 괜찮음.

숙제검사

KOSTA는 때로 내가 일년동안의 숙제를 검사받는것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내가 일년동안 충분히 영적건강을 지키며 살았는지.
그래서 내가 KOSTA에서 하는 일들은 그 일년동안 내 영적인 상태가 잘 투영된 결과로 나타나게 되는지, 아니면 억지로 짜내서 일주일 지내게 되는지.

일년동안 나는 충분히 여러가지를 고민하고 생각했는지.
그래서 나는 새롭게 생각하고 고민한 것들을 가지고 KOSTA에 가고 있는지.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예전에 했던 고민들을 뽑아서 또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생각과 고민을 사람들과 나눌 준비가 되어 있는지.

일년동안 나는 또 여러가지 공부를 잘 했는지.
늘 뵐 수 없는 강사님들에게 내가 일년동안 공부한 것들중 궁금한 것들을 여쭈어보고 도움을 얻을 준비는 하고 가는 것인지.


솔직히 지난 한해, 열심히 살았던 것 같기는 한데….
건강하게 살았던 것 같지는 않다.
예수님을 따르며 살아가는 모습이 많이 흩어지고 무너졌던 순간들도 꽤 길었던 것 같고,
닥치는 것들에 휩쓸려가며 주도적으로 살지도 못했고,
내 영혼을 잘 가꾸며 살지도 못했다.

이번에 가서 숙제검사 받아보면 점수가 나올 것 같은데,
그리 높은 점수가 나오지 않을수도 있겠다….. ㅠㅠ

참된 그리스도인을 알아볼 수 있을까?

나는 천재가 아니지만, 천재를 꽤 많이 만나보았다.
어떤 사람들은 반에서 1등, 전교에서 1등, 유명대학교 입학 그러면 천재라고 생각하는데…
내가 생각하기에 천재는 전혀 그런 사람들이 아니다.

천재들은 어떤 의미에서 정말 급이 다르다.
가령 다들 전교1등만 하는 그룹을 모아 놓았을때,
남들이 다들 하루에 5시간만 자고 죽어라고 공부해서 80점 받을때,
혼자 팅팅 놀면서 하루 30분만 공부하고 혼자 A 받는 사람들이 진짜 있다.
그게 그냥 보통 사람들만 모아 놓은 것이 아니라… 모두 다 IQ 150이상에 전교1등들만 모아 놓은중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말이다. 전교1등이 아니라 전국 1등들만 모아놓은 중에도 그렇게 빛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래도 그런 사람들을 만나보기도 했고,
함께 공부를 해보기도 했고,
그런 사람들과 일을 해보기도 했다.

어떤 사람들은 진짜 뭐 유명한 대학에서 박사받고 그런 사람들도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대학을 졸업하지도 못했는데 그렇게 유난히 천재성이 나오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게 나는 정말 천재를 어느정도 알아보는 눈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웬만큼 머리 좋은 사람들을 보아서는 나는 크게 감동(?)받지 않는다.
워낙 천재들에 비하면 뭐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게 정말 그렇게 참 그리스도인을 알아볼 수 있는 눈이 있을까?
내가 정말 참 그리스도인들을 많이 만나왔고,
그런 사람들로부터 배우기도 했고,
그런 사람들과 함께 지내기도 했기 때문에…
딴건 몰라도 진짜 그리스도인이 어떤 사람들인지는 좀 안다… 그렇게 내가 이야기할 수 있을까?

또 그런 기준으로,
바로 나는 참된 그리스도인일까?

뭐 그만그만…
종교성 깊은 사람들 사이에서,
정말 급이 다르게 드러나는 깊음과 풍성함을 뿜어내는 그런 그리스도인.
그래서 고만고만한 종교성들이 다 너무 shallow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그런 그리스도인.

개인 경건생활

나는 딱 뭘 잘하는게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뭐든 시키면 성실하게 하는 편이긴 하다.

그러다보니 KOSTA 같은데서도 뭐든 내게 사람들이 시키는 일들이 좀 있기도 하고,
계획하다가 뭔가가 빵꾸나 나면 누군가는 그걸 메워야하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내가 뭘 해야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이번에도 내 원대한 계획은,
가서 주로 기도실에서 기도 많이 하고, KOSTA cafe에서 커피 봉사하고 뭐 그렇게 하는 것이었는데,
상황이 그렇게 되지 않다보니 또 이것저것을 하게 되어 버렸다.

지난 두어주는 정말 회사일이 정말 정신이 없었던데다가, 가족일로 한국에 잠깐 다녀올 일도 있었고, 이번에 맡았던 것을 준비하는데 나름대로 신경을 많이 썼다.
이제 이번주에는 내가 뭔가를 준비하는데 필요한 모든 자료들이 다 모아져서, 폭풍 준비를 하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소위 ‘개인경건생활’ 이라고 하는 아침 말씀 묵상, 짧은 기도 그런것들이 좀 소홀해졌다.

그래도 어쨌던 성경본문가지고 계속 씨름은 많이 하고 있고 (LGS 준비 때문에)
전체집회 강사님들 설교 script를 보면서 많이 많이 곱씹고 있다. (기도회 준비 때문에)

이렇게 ‘공적인’ 일을 위해서 말씀을 보는 것이 과연 내 개인 경건생활을 대체할 수 있는 걸까?

예전에는 그럴수 없다고 생각을 하는 편이었는데,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일정 기간은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오히려 일정기간 그렇게 하는 것은 꽤 건강할수도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있다.

내가 비록 지난 2~3주 계속 encouter with God 말씀 묵상을 따라가지도 못하고 있고,
기도도 영 부실하긴 하지만,
여전히 내가 공적인 일을 위해서 말씀을 붙들고 있는 것이… 제한된 기간 중에는 오히려…
내 시각을 나로부터 돌려서 더 큰 것을 바라보게 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로마서 8장

지난 주일부터 교회에서 로마서 8장 설교가 시작되었다.
세상에 로마서 8장이라니!

몇주에 걸쳐서 성경공부 방식으로 할 예정인것 같은데,
음… 살짝 좀 실망. ㅠㅠ

그냥 전통적인(?) 관점에서 (old perspective on Paul) 그것도 매우 단순하게 정리된 관점에서, 꽤 많이 reductionistic하게 풀어냈다.

나는 기본적으로는,
로마서 7장에 나오는 ‘곤고한 사람’은 ‘일반적인(?) 유대인’을 가리키는 바울의 문학적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8장 처음에 therefore (그러므로)라고 나오는 이후는 그 전제하에 해석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8장은 일반적인 이방인을 대상으로 설명하고 있다기 보다는,
유대주의와 유대문화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 사람들이 God-fearer라고 보는 분들도 있는 것 같던데, 그건 나도 좀 생각이 왔다갔다 한다.

그렇게 하고 8장을 읽으면 지난주 설교와 같은 내용으로 이해하기는 좀 어렵다는게 내 생각이다.

뭐 그렇다고 하더라도….
내가 예전에 했던 생각, 이제는 나와 다른 생각의 관점에서 하는 설교이지만,
뭐 교인으로서 동의하지 않는(?) 설교도 열심히 들어야 하겠지… ㅠㅠ

God is the only explanation

몇주전 Bryan 목사님의 은퇴 설교에 나왔던 말.
God is the only explanation for what happened so far.

1996년부터 KOSTA에 참석해왔다.
솔직히 처음 그렇게 큰 기대를 하고 간 것은 아니었다. 그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나는 수양회/수련회에 대한 큰 기대가 일반적으로 별로 없는 편이다.
사람의 변화와 성숙은 훨씬 더 점진적으로 이루어진다고 믿는 편이다.

그렇게 참석하기 시작해서,
어떤 해에는 내가 이번에 뭔가 확실하게 나를 불살라서 제대로 한번 하고 와야겠다고 호기롭게 가기도 했다.
어떤 해에는 정말 크게 가고 싶지 않은데, 어떤 의무감과 책임감에 참석하기도 했다.
어떤 해에는 대단히 소망없는 마음으로 참석해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기도 했다.

나는 나를 그래도 어느정도 안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극히 이기적이고, 계산이 빠르다. 특히 시간을 쓰는 것을 대단히 아까워한다.
겁이 많고, 소심하다.
나를 드러내는 것을 몹시 좋아하고, 다른 사람들을 수단으로 생각하려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참을성이 부족하고, 대부분 냉소적이거나 비관적이다.

그런 내가 지난 28년동안 이런 저런 모습으로 KOSTA에 참석해 왔다.
집회 자체에 참석하지 못한 적이 두번인가 있었지만 96년이후 지금까지 그저 늘 나는 KOSTA의 일부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토록 이기적이고 계산적이고 교만하고 겁이 많고 냉소적인 내가,
이렇게 계속 그래도 이렇게 꾸준할 수 있었던 이유는…

God is the only explanation what happened in last 28 years.

올해도, 나름대로 지금까지 준비과정에서 했던 일들도 꽤 있었고,
현장에서 해야하는 일들도 꽤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God is the only explan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