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선 한국

이번 출장을 다녀오기전까지는 제대로 잘 몰랐는데,
내가 알고보니 출장을 약간 즐기기도 했었다. ^^
(뭐 당연히 그렇겠지. 그거 죽도록 못하겠다 싶으면, 시키는 사람도 없는데 내가 일을 만들어서 출장 가야한다고 주장해서 그렇게 출장을 또 가겠나… 쩝.)

사실 비행기 오래 타고, 빡빡한 일정에, 시차/잠과 싸워야 하고…
그런데 내가 출장의 어떤 면들을 좋아했나.

생각해보면, 우선 가장 좋아했던 것은,
‘다른 문화’를 만나서 그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즐겼던 것 같다.
그러면서 그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것이 참 흥미로웠다.

같은 나라를 여러번 가더라도,
가서 그 사람들과 식사도 하고, 어떻게 사는 지도 보고/듣고, 좀 더 여건이 되면 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세계관들을 듣는 일들이 참 좋았었다.

그리고 또,
출장을 가서 먹는 음식을 즐겼던 것 같다.

사실 집에 있을땐,
혼자서 10불짜리 설렁탕 한그릇 사먹는 것도 그렇게 쉽지 않다.
가서 먹는 것이 번거롭기도 하지만, 솔직히 그거 10불내고 먹는게 많이 아깝다. -.-;

그런데,
출장을 가면 어차피 회사에서 돈을 대어주니,
나름 좀 더 비싼 음식을 먹기도 한다.
일본에 가서는 한끼에 50불어치 넘게 사 먹은 적도 있었다.
저녁에 일을 끝내고 혼자서 야키니쿠 (고기 구이) 집에 가서 막 먹었었다. ^^
– 일본 야키니쿠 집은 사실 꽤 비싸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국 출장을 가서,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리고 고속도로 운전을 혼자 해서 구미와 인천을 왔다갔다 하면서,
마치 내가 외국의 어떤 나라에서 느끼는 낮설음이랄까, 생소함이랄까… 그런게 느껴졌다.

하긴, 내가 한국을 떠나온지 벌써 20년이 더 지났으니… 그렇게 느낄만 하지.. 싶다가도,
한국이 낮설게 느껴지는게 영 낮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