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경쟁?

1.
어제 밤 뉴스를 보니 한국에선 수능 시험이 치루어졌다.

2.
내가 대학을 갈때엔 하실 ‘학력고사’라는 걸 봐서 그 한번 시험이 모든걸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학을 했었다.
(아… 그나마 나는 그 학력고사도 보지를 않았지만서두… 쩝.)
필기시험 320점에 체력장 20점 점수를 가지고… 순전히 그것만 비교해서 학생들이 대학을 갔었다.

3.
아주 편협하고도 비정상적인 방식이었다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실제로 모든 수험생에게 ‘공정하게’ 주어지는 시험의 기회였다.
게다가 우리 때는 학력고사가 꽤 어려워서 만점자가 한번도 나오지 않았던가… 아니면 한두번 나왔던가… 뭐 그런 수준이었다.
그리고 나때는 사실 과외 금지 시대여서, 돈 많다고 과외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사실 그래서 나는 과외라는걸 한번도 받아본적이 없다. 참 감사한 일이다. ^^)
그러니 어찌보면 더 공정한 경쟁이라고 할수도 있겠다.

실제로 언젠가 인터넷에서,
학력고사 (혹은 수능)이 돌이켜보면 내가 일생을 살아오면서 공정하게 경쟁했던 단 한번의 기회였다고 회상하는 글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 글을 쓴 사람은 자신이 공부를 잘 못했던 사람이었다고 이야기했었다. 비록 자신은 공부를 못해서 학력고사 점수가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 경쟁은 공정했었다고.

4.
사실 그렇다. 사실 세상을 살다보면 경쟁이 결코 그렇게 공정하지 않다. 많이 억울하기도 하고 많이 불합리하기도 한 것을 견디어가며 경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그렇게 학력고사로 경쟁하는 것이 다시 돌아가서 추구해야할 모습일까. 공정한 경쟁… 이것이 해결해야하는 모습일까.
흙수저, 금수저 이런 이야기 나오는 것도 결국 경쟁이 공정하지 않다는 것을 비판하는 말이므로… 경쟁이 공정하기라도 하면 좋겠다고… 정말 세상이 부조리하고 정의롭지 못하다고 외치는 소리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5.
그러나 또 한편…
그렇게 ‘공정한 경쟁’을 이야기하는 세상은…. 그 자신의 삶의 무게를 그 ‘개인’이 짊어지도록 하는 세상이다.
그리고 그 공정한 경쟁에서 낙오하거나 패배하면 그 쓴 열매 혹은 부담을 그 개인이 져야한다고 이야기하는 세상이다.
글쎄… 나는 그런 세상이 정말 좋은 세상일까 하는 것에 대해 의문이 많다.

공정한 경쟁은 사회정의의 이슈이므로 잘 갖추고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겠으나,
공정한 경쟁이 문제 해결의 열쇠라고 보는 것은 약자의 무거움을 그 약자 개인에게 모두 감당하게 하는 관점이기도 하다.

6.
나는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의 짐을 나누어지는 것이 복음이 이야기하는 중요한 가치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Obama가 늘 많이 이야기하는 것 처럼, I am my brother’s keeper, I am my sister’s keeper 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름답고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공정한 경쟁이 해결해줄 수 있는 문제가 분명히 있다.
그렇지만…

7.
공정한 경쟁의 그림자에 생기는 문제를 사랑이 해결해줄 수 있다.
그러나 공정한 경쟁이 해결해주어야하는 사랑의 그림자는 없다.
그러므로, 더 깊이 추구하고 바래야하는 가치는 공정한 경쟁보다는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8.
한국의 고3들..
그리고 지금 미국에서 대입을 치루고 있는 우리 민우를 마음에두고,
문득 이런 공정한 경쟁과 사랑을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