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캘리포니아는 지금 날씨가 기가 막힙니다.
햇빛이 환하게 비치고, 꽃이 사방에 펴 있고, 아침저녁으로는 적당히 선선합니다.
지금 Shelter-in-place 중에도 저는 매일 밖에서 30분~1시간 정도는 걷거나 뛰는데요, 나갈때마다 정말 아름다움에 경탄을 합니다.
2020년 4월은 이렇게 아름다운 시즌입니다…. 아니 아름다운 시즌이었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COVID-19 때문에 정말 현실적이지 않은 상황을 접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뿐 아니라 지역에서 들려오는 확진자 소식, 사망자 소식.
여기 미국에서는 화장실 휴지를 하나 사려면 쇼를 해야합니다.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가서 한주에 한끼정도 비싸지 않은 외식하는 것도 이젠 할 수 없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집에만 있다보니 우울해져서 힘들다는 이야기도 듣습니다.
경제적 약자들은 더욱 힘들어지고, 앞으로 펼쳐질 경제적 불확실성때문에 지금 꽤 괜찮은 사람들도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2020년 4월은, 이러지 않았어야 합니다. 아름다운 시즌이었어야 합니다. It’s supposed to be great in April in California.
그런데 한편, 그건 우리가 사는 세상도 마찬가지 입니다.
세상이 이러면 안됩니다.
N번방 사건 같은 걸로 피해를 보는 아이들이 있어선 안되는 겁니다.
착하게 살아온 사람이 억울하게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해서 평생 장애인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하는 겁니다.
회사에서 거짓말하지 않고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이 괜한 모함으로 궁지에 몰리는 일은 없어야 하는 겁니다.
거짓말하지 않고 정직한 정치인은 외면받고, 자기이익을 챙기며 공익을 외면하는 정치인이 주목받는 일은 없어야 하는 겁니다.
COVID-19같이 정말 이런 황당한 바이러스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는 이런 일은, 없어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세상은 그렇습니다. 선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기도 하고, 정의가 불의 앞에서 무릎을 꿇는 것 같기도 하고, 강자가 약자를 착취하는 일들은 그칠줄 모르는 것 같고, COVID-19은 전 세계에 위세를 떨치며 절대자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이렇게 그러면 안되는데… 그게 아니고 정말 이래야하는건데… 하는 그 탄식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이 어그러진 세상 속에서 하나님께서 여전히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셨다는 하나님의 선언입니다.
우리의 부족함과 깨어짐과 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여전히 하나님께 갈 길이 있다는 것을 드러내시는 사건입니다.
지금 당장 위세를 떨치고 있는 것 같은 못된 것들이, 마침내 심판에 처해지고 하나님의 선한 통치의 시대가 열리기 시작했다는 약속입니다.
April in California is supposed to be great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It will be great, the greatness already has begun이라고 하시는 선언입니다.
만일, 그 부활을 믿는 사람들이라면,
우리는 세상이 해석해낼 수 없는 이런 상황 속에서 세상이 갖지 못하는 다른 소망을 갖게 됩니다.
만일 우리가 그 부활을 믿는 사람들이라면,
다른 사람들이 두려움과 침체에 빠져있을때 그 사람들을 향해 과감하게 우리를 던져 소망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그 부활을 믿는 사람들이라면,
그래서 그 부활하신 주님이 우리의 Lord가 되신다면,
우리는 과감하게 세상이 던져주는 소망, 그리고 그것이 멈추어버린 상황에서 갖는 절망을 과감하게 거부할 수 있습니다.
Christ is Risen, He is Risen indeed!
@ 어제 오후에 내 스스로에게 뭔가 부활의 이야기를 더 해주고 싶어서 내가 내 스스로에게 한 설교문 요약본. 아마 이걸 full로 풀면 거의 한시간짜리는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