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을 배반한 제자들

제자들이 예수님을 배반하고 떠나는 모습은 복음서에 정말 찌질의 극치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오늘 아침 묵상 본문에서도 아주 가관이다.
예수님에게 가증스러운 입맞춤을 하는 유다는 말할 것도 없고,
뜬금없이 폭력적으로 상황을 대처하는 베드로 (베드로라고 오늘 본문에 나와있지는 않지만)도 그렇고, 벌거벗은 몸으로 도망치는 제자도 그렇고…

오늘 본문에서 제자들이 아주 형편없게 그려지고 있지만, 사실 복음서를 쭉 둘어보면 제자들이 참 별볼일 없는 사람들로 그려지고 있는건 매우 일관되다.

그런데, 실제로 이 성경이 쓰여졌을 당시에, 이렇게 형편없이 그려지고있는 제자들은 그 교회의 존경받는 리더들이었다. 그런데 성경은 바로 그런 리더들을 끌어내려버리는 것에 주저하지 않는다.

성경을 쓴 사람들은 그렇게 한결같이 자신과 자신이 속한 사람들을 낮춘다.
그건 서로 겸손하게 대하는 좋은 세상을 만들어보기 위한 윤리적 행동이 아니다.
예수님 이외에 다른 누구도 높여지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자신들이 낮아지는 것이다.

예수님이외에는 정말 아무도 높아질수 없는 것이다.
그분은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가장 낮아지신 분이신데, 그것이 그분을 가장 존귀하고 소중한 분으로 만들어놓았다.

기독교가 가지는 역설이다.

나를 높이고, 나를 자랑하는 것이 그저 천박한 말장난이되어버리고,
예수님 앞에서 나를 끝없이 낮추고 그분 앞에 엎드리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되는 것.

높아지려고하는 것이 로마시대의 문화였다고는 하나,
2020년 실리콘밸리만 했을까…

이곳에서 나는, 정말 예수님만을 높이며 살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