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하나님 (1)

민우가 대학생이 되었지만 여전히 내게 민우는 귀엽고 사랑스럽다.
지금도 나는 민우가 집에 오면 꼭 껴안아주고, 이마와 볼에 뽀뽀를 해준다.

아직도 내겐 애기같은 모습이 힐끗힐끗 민우에게서 보인다.

민우가 방학이 되어 집에올때면 공항에 픽업을 나가서 멀리 민우가 보일때부터 나는 껑충껑충 뛰어서 민우에게간다. 그냥 그렇게 사랑스럽다. 뭐 이유 그런거 없다. 그냥 사랑스러운거다.

민우가 늘 아빠가 최고의 아빠라고 생각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민우는 아빠가 자기를 사랑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아주 굳은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아주 어려서부터,
자기가 예수님을 믿고 ‘영생’을 얻으면 얻게되는 bonus이자 penalty는 아빠를 ‘영원히’ 알고 지내게 된다는 것이라고 민우가 농담을 하곤 했다.
그럼 나는 민우에게 이렇게 얘기해줬다.
You’re stuck with me forever, literally.
그럼 민우는 어휴… 그러면서도 그렇게 싫지 않은 표정을 짓고는 나를 한번 꼭 안곤 했다.

성인이 된 딸아이를 둔 아빠로서,
하나님께서 나를 어떻게 바라보실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하나님께서 나를 사랑하신다는 것이 내가 민우를 사랑하는 것과 조금이라도 비슷하긴 한걸까?
아니면 전혀 차원이 달라서 감히 그렇게 비교하는 것조차 의미가 없는 사랑인걸까?
하나님께서 아버지/아빠의 이미지로 성경에 자주 나오는데, 그건 지금 이 시대의 아빠들이 갖는 이미지와는 많이 동떨어져 있어서, 자칫 하나님 = 아빠 로 등치시키면 하나님에대한 이해에 오히려 방해가되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