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형

1994. 3.
평형 (Equilibrium)대덕제일교회 청년부
권 오 승

0. 창조주 하나님
하나님은 분명 창조주이시다.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하나님의 작품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땅, 하늘, 물, 공기, 동식물 등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것들만을 창조하신 것은 아니다. 와 같은 물리 법칙을 세우신 분도 하나님이시고, Avogadro’s number를 6.02×1023으로 정하신 분도 하나님 이시다. 빛이 있으라고 말씀하시며 천지 창조의 첫 tape를 끊으시던 그때, 하나님께서는 혼돈의 우주에 광자(photon)을 만드셨고, 양자역학적으로만 설명이 되는 빛의 이중성을 빛에게 부여하셨으며 빛의 속도를 2.997924590×108 m/sec으로 정의하셨다. 하늘의 해와 달, 별들을 말씀으로 창조하시던 그 순간, 하나님께서는 만유인력의 법칙을 이 우주에 설정시키셨고, 이땅에 동식물을 종류대로 지으신 그 순간부터 유전인자인 DNA의 구조는 이중 나선 구조로 결정되었다.
평형이란 어떠한 system의 가장 안정된 상태를 말한다. 모든 자연계는 이 평형을 향하여 흘러가고 있다. 여러 자연 과학의 법칙이 그렇듯이 평형 상태를 맨 처음 정의하시고 사용하신 분이 바로 하나님이시다.

1. 완벽한 평형 – 하나님의 창조
창세기 1장에서 계속 반복되어 나오는 말 가운데 하나는 ‘보시기에 좋았더라’는 것이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이 세계는 분명 하나님이 보시기에 정말 좋은 것이었다. 다시말하면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이 세계는 걸작품이었다. 완벽한 법칙들이 우주를 지탱하도록 세심하게 설계되었다. 예를 들어, 만일 중력 상수(G)의 값이 6.67×10-11 m3/s2․kg에서 조금만 벗어났어도 태양과 지구와의 거리가 달라져 지구가 지금보다 훨씬 더 덥거나 추웠을 것이고 우리 사람들을 비록한 여러 피조물들이 살 수 없었을 것이다. 이것이 하나님이 최초로 설정시켜 놓으신 평형 상태이다. 하나님의 평형 상태는 완전한 평형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최초 하나님의 세심한 손길에 의해 창조된 인간은 완전한 평형의 일부로서 그 평형 가운데서 평안하고 즐겁고 아름다왔다.
그러나 인간의 타락은 그러한 평형을 깨뜨렸다.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영원토록 그를 기뻐하는’ 평형 상태로 부터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뛰쳐나온 인간은 이제 하나님과의 교제도 할 수 없는 존재로 전락해 버렸다. 자연이 인간에게 베풀어 주고 인간이 자연을 다스리는 평형 상태가 아닌, 인간은 자연을 정복하여 고갈하고 자연은 인간에게 천재 지변등을 통해 보복하는 비평형 상태가 되어 버렸다. 질병과 아픔과 고난이 있고, 전쟁과 시기와 질투가 있게 되었다.

2. 활성화 에너지(Activation Energy) – 예수 그리스도
A라는 물질과 B라는 물질이 화학 반응을 일으켜서 AB라는 화합물을 만드는 것이 자연스러운(spontaneous) 반응이라면 물질 A와 B는 화합물 AB를 만들어 존재하는 것이 평형 상태이다. 그러나 그러한 평형 상태가 반드시 이루어 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두 물질이 화합하여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 데에는 활성화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활성화 에너지는 어떤 반응이 일어나게 하는데 필요한 에너지 이다.
가령 예를 들어 유리를 보자. 유리는 비정질(amorphous)라고 불리우는 비평형 상태의 물질이다. 모든 물질은 고유하게 존재하는 특별한 결정 구조가 있는데 우리가 보는 유리는 SiO2와 그밖에 약간의 불순물들이 그러한 결정 구조를 이루지 못하고 엉겨붙어 있는 형태이다. 그러나 유리를 가만히 놓아둔다고 해서 쉽게 결정화(crystallization)하여 고유한 결정 구조를 가지게 되지 않는다. 그렇게 하는 데에는 충분한 열을 가함으로써 분자 구조가 재배치되는데 필요한 활성화 에너지를 공급해 주어야 한다.
죄로 인한 피조 세계의 비평형 상태는 피조 세계 스스로 극복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유리가 스스로 활성화 에너지를 제공하여 결정화 할 수 없듯이 인간을 포함한 피조 세계 스스로는 최초 하나님께서 만드셨던 아름다운 그 피조 세계로의 회복을 기대할 수 없었다. 다만 하나님으로부터 제공되는 활성화 에너지가 유일한 해결책이었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사실을 잘 아시고 계셨다. 그래서 하나님 자신이 활성화 에너지의 제공원이 되기로 결정하셨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혼돈과 갈등으로 가득한 피조 세계에 내려 오셔서 피조 세계의 회복을 직접 이루어 가시기 시작하였다. 하나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제공해 주시는 활성화 에너지 – 그것만이 전 피조 세계가 회복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다.
전 세계의 회복은 이미 선포되었고 시작되었다. 건초 더미에 불이 붙어 타기 시작한 것처럼 이러한 전면적 회복은 대세이다.

3. 우리 안에서의 평형
다행히도 예수 그리스도로부터의 활성화 에너지를 받은 우리들 안에서는 평형상(平衡相 : equilibrium phase)으로의 회복 반응이 이미 시작되었다. 아직은 불완전하지만 그리고 때때로 그 반응의 불꽃이 거의 매우 미약하여 느낄 수 없지만 그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우리는 하나님 안에서의 평형이 어떤 ‘맛’이라는 것을 부분적으로 느껴본 사람들이다. 엄청난 평안, 기쁨, 안정감… 이러한 것들은 하나님 안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인간이, 그리고 전 피조 세계가 바로 그러한 평형 상태를 기준으로 창조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때때로 하나님 이외의 것으로부터도 이 비슷한 것을 얻을 수는 있지만 그것은 평형상의 흉내를 낸 것일 뿐이다. 마치 유리가 평형 결정상의 흉내를 내고 있는것 처럼.  이제 평형 상태로의 회복이 시작되었다. 우리의 회복은 예정된 완성이다. 회복은 대세이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스스로가 결정화된 평형 상태에 있다고 믿고 있는 비평형상들이 있다. 이제 그들에게 활성화 에너지를
전해줄 매개체들이 필요하다. 하나님 안에서의 평형 상태만이 인간에게 진정한 삶의 의미를 제공해줄 수 있음을 그들에게 전해야 한다. 우리, 몸을 태워 예수 그리스도라는 활성화 에너지의 불길을 전하는 일들을 하자. 우리 주위에서부터 시작하자. 우리가 경험한 평형 상태를, 그 엄청난 평안을 소개하자. 예수 그리스도의 활성화 에너지, 회개라는 격렬한 반응, 그리고 구원및 회복의 완전한 평형. – 그래, 바로 이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