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Control freak 이라는 새로운(?) 인식은, 나로하여금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사실 최근들어 몇가지 내 마음 속에 있는 이슈들로 씨름하고 있었다.
그중 몇가지는 대충 다음과 같다.
judgmental한 것, 겸손하지 못한 것, 진실한 관계를 맺지 못하는 것, 내 마음을 열지 못하는 것, 삶의 여유를 갖지 못하는 것, 바쁘게 살면서 서두르거나 조급해하는 것, 다른이들에게 너그러운 마음을 갖지 못하는 것 등등…
내 성품 내에서 이런 이슈들이 자꾸만 드러날 뿐 아니라, 이것들이 쉽게 다스려지지 않아서 나름대로 고통스러워 하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control freak이라는 사실을 곱씹어 보면서, 위에 열거한 내 문제들이 사실 서로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어떤 의미에서보면 한가지 뿌리에서 나오고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아예 이번 기회에 매일 조금씩 생각을 정리해가며…
자가진단을 좀 해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선, control freak이 되는 것은,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이 근본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싶다.
결국 내가 control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매우 고질적인 문제에서 기인한 것이다.
유학생활을 거치면서…
참… 지긋지긋할만큼… 뜻대로 공부하는게 잘 풀리지 않는 것을 경험하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으면서…
많이 좌절하고 절망하면서…
나름대로 하나님에 대한 깊은 신뢰가 생겼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17년 전, 유학생활을 막 시작하려할때의 내 모습과 지금의 내 모습을 비교해보면, 하나님에 대한 많이 깊어진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나 자신을 자꾸만 추스려 세우지 않으면 control freak이 자연스럽게 되어버리는 것은…
하나님에 대한 신뢰가, 그 오랜 세월을 지내면서도 충분히 체득되지 못했다는 것은 아닐까.
아직… 나는… 갈 길이 먼 듯 하다.
그리고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는 이 모습과 정말 적극적으로 싸워야 할 것 같다.
그러고보니 “통제”가 1년 전에 제게eh 큰 화두였었네요. 저는 제가 명랑한(?) 만큼 주변 사람, 특히 같이 사는 사람도 늘 명랑하고 쾌적한 기분이길 강요하고 통제하려 도는 기질이 있었고.. 지금도 있어요. 남편은 기본적으로 우울질인데 한숨이라도 내쉬면 제가 못 참는 거죠. 그걸 깨닫고 남편의 기분을 제가 좌우하려는 리모콘을 내려놓고 나니.. 남편(혹은 나와 같이 있는 어떤 사람이라도) 기분이 명랑하지 않은 건 나 때문도,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라는 걸 조금씩 받아들이면서 오히려 저의 guity sense가 좀 줄어들었어요, (여전히 복창터지는 때는 많구요 ㅎ)
맨 마지막에, ‘여전히 복창터지는 때가 많다’는 말이 확~ 반갑게 느껴지는데요. ㅎㅎ
저는… ‘리모콘’을 내려놓는게 참 쉽지 않은데… 이것과 정면 대결하며 잘 싸워나가면 좀 진전이 있겠죠?
언제 두분이 티격태격하는걸 보고 싶은 나쁜 생각이…. ㅋㅋ
아…, 미국에서 맥도날드 보기보다 쉽다는 저희의 티격태격을 아직 못 보셨다니…ㅡ.ㅡ;; 두분은 공대 커플이신데 저희는 철학과 문학을 공부한 문과대 팀이랍니다. 싸울때마다 논거가 빈약하니, 전개에 비약이 어떠니, 전제에 오류가 어쩌니하면서 말꼬리를 피터지게 잡지요.
ㅎㅎ
저희랑 비슷하신데요 뭐.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