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독자 한분이…
내가 영어를 어떻게 극복했느냐는 질문을 해 오셨다.
어제는 이메일로까지 말씀을 하셔서….
좀 고민을 하다가… 그분께 이메일을 쓴다고 생각하고 다음과 같이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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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우우우…
많이 부담되는데요.
제 경험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인지 확신이 없기도 하고요…
사실 제가 뭐 대단히 영어를 잘하는 사람도 아니고요…
다만 저는 정말 아주 많이 영어를 못하는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영어 하면서 먹고 살 수준이 되었으니… 발전의 폭으로 보면 꽤 큽니다. ㅎㅎ
그래서 약간 용기를 내어서 제가 고생한 내용을 간단하게 좀 말씀드리자면요.
1.
저는 일단 많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영어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만큼 그것에 노력을 하지 않는 다고 생각합니다. ^^ 저도 역시 오래 그랬고요.
정말 영어를 개선하기 위해서 무지막지하게 노력을 하겠다고 독하게 마음을 먹고, 아주 단기간에 뽕하는 효과를 기대하기 보다는… 레고 블록으로 실제 집크기의 모형을 만든다고 생각하고 꾸준히, 쉬지않고, 열심히 하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
일단 듣기는요, (뭐 여기서 공부를 하셨으니 듣기는 문제가 별로 없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저는 사실 꽤 오랫동안 듣기도 어려움을 겪었거든요. ㅎㅎ)
저는 처음에는 뉴스, 나중에는 드라마 같은 것을 찬찬히 들으면서 전체를 받아적는 것을 반복해서 했습니다. 그게 필요없다고 느낄때 까지요. -.-;
이게 저는 정말 큰 도움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매우매우매우매우 time consuming 한데요, 적어도 제게는 참 도움이 되었습니다.
1주일에 30분짜리 TV program 하나를 받아적는다 목표를 잡고 했었습니다.
3.
말하기는요, 우선, 주위의 환경에 attentive 해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개는 보면요… 눈치가 없는 사람이 영어 말하기의 발전 속도가 느린 것 같아 보였습니다. ^^
다른 사람이 어떤 말을 하는지, 어떤 발음을 쓰는지, 어떤 표현이 있는지 하는 것을, 매우 의.도.적.으로 관찰하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는 어떻게 하는지를 계속 살피는 거죠.
일상 생활의 대화 속에서, 하다못해 회사 동료가 농담 하나 던진걸 가지고, 5분씩 다시 생각해보고… 하… 그런 표현이 다 있었네… 어… 이럴땐 발음이 이런거구나… 그렇게…
자꾸만… 어떻게 보면 주위가 산만해지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영화나 TV 혹은 다른 사람의 presentation, news 등을 보면서도 그런 표현이나 문장들을 자꾸만 catch해 내는 작업을 하고… 필요하면 받아 적으면서 note도 하고 하면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4.
3번에서 특별히 catch한 표현 중에서 꼭 쓰고 싶은 표현은 호시탐탐 그 것을 써볼 기회를 찾다가 자꾸 써보는 겁니다. 그래서 그 표현을 적어도 2-3번 이상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쓰게될때까지 자꾸만 반복합니다.
가령 if you were in my shoes 라는 표현을 한번 쓰고 싶어진다면 그걸 쓸 상황을 어떤 경우에는 일부러 억울한 상황을 만들어서 까지도 그걸 해볼 생각을 할수도 있습니다. ^^
이러는 중에, 특히 ‘농담’을 몇번 잘 활용해보면 좋습니다. 농담을 틱 던졌을때, 함께 하는 여러사람이 와~ 하고 웃는 경험을 한두번 하고 나면, 정말 자신감이 많이 상승하거든요. ㅎㅎ
아참… 그리고 그렇게 성공적으로 어떤 표현을 사용한 후에는, 혼자서 돌아서서 그 표현을 몇번 더 되뇌이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5.
의외로, verbal communication 말하는 것은… communication에서 적은 percentage인 것 같습니다. 얼굴 표정, 톤, 손짓 발짓을 동원하는 것을 결코 부끄럽게 생각하지 말고 과감하게 사용하면 도움이 됩니다.
또 다소 어려운 개념 같은 것을 하려고 할때는… 저는 많은 경우 visual 자료를 사용합니다. 연습장 같은 것을 가지고 다니면서 종이에 그려가면서 설명을 하기도 하고요… 그냥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것도 종이에 다이어그램이나 네모 세모 화살표 이런거 그려가면서 합니다. 그럼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 이외에도 제 감정, passion, 의도 등을 전달하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게 되는 것 같더라구요.
6.
혼자 있을 때에도, 자꾸만 영어로 혼잣말을 합니다. 기도도 영어로 하고요, QT note 같은 것도 영어로 적되, 이걸 자꾸 입으로 되뇌입니다.
가상의 상황을 만들어서 상상 속에서 다른 사람과 debate하는 것을 혼자서 해보기도 하고요…
필요하면 혼잣말 하는 시간을 정해서 이걸 practice 할수도 있습니다. (혼자 운전을 할때 이런거 하기 참 좋습니다. 출퇴근 할때같이… )
7.
영어를 쓰는 환경에 자꾸만 스스로를 노출시킵니다. 회사 동료들과 함께 일부러 점심 시간 같은때 어울려서 처음엔 뻘쭘하게 혼자 아무말도 못하는 상황이 되더라도… 아주 꾸.준.히. 그 사람들과 억지로 막 어울립니다. ㅎㅎ
그러다가 위의 4번에서 쓴 것 같이 새로운 표현 같은 걸 쓱 ~ 한번씩 써봅니다. ㅎㅎ
하루중에서 한국어/영어의 쓰는 비율을 보았을때, 영어로 말하는 비율이 최소한 1:1 가능하면 영어를 쓰는 시간이 두세배 이상 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그나마 좀 농담도 더 주고받고 할 수 있는 ‘친구’가 생기면 더 좋습니다. 저는 박사과정때, 저를 자꾸만 열받게하는 officemate이 하나 있었는데요, 그 친구랑 자꾸만 싸웠습니다. ㅋㅋ 뭐 debate을 많이 한거죠. 단순히 전문분야가 아니라 일반적인 사회현상, 종교, 정치 뭐 그런거 까지도요.
그리고 주변의 native speaker 들에게 자꾸만 이런건 어떻게 표현해야 하냐, 너는 이럴땐 뭐라고 얘기하냐..는 질문을 자꾸만 던지면 의외로 사람들이 친절하게 답을 잘 해줍니다. 그리고 또… 내가 지난번에 이렇게 이야기했더니 사람들이 잘 못알아 듣더라. 뭐가 잘못된거냐… 뭐 이런 질문도요.
8.
생각을 영어로 하는 훈련을 합니다. 좀 더디더라도, 한국말로 생각해서 번역하는 과정을 거치지 말고, 아예 논리적인 생각자체를 영어로 합니다. 처음 이렇게 하면, 생각의 속도가 매우 더디고, 생각이 잘 되지도 않고 하는 어려움을 경험하실 겁니다. 약간 바보가 된 것 같은 생각도 들고…
그래도 어휴.. 내가 이거 생각 자체를 잘 못하네… 하는 답답한 생각이 들더라도 논리적인 생각 자체를 영어로 자꾸 합니다.
presentation material을 만들때에도, 혼자서 영어로 생각을 중얼중얼 하면서 logic 자체를 영어로 만드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됩니다.
9.
이상의 과정을… 아주아주 tedious하게 반복합니다.
정말 지루하고 지긋지긋할 만큼요.
적어도 저는 뭐 지금도 영어를 대단히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노력을 많이 했을때…
듣는데 큰 어려움 없이 지내게 되는데 대충 1.5년,
말하는데 큰 어려움 없이 지내게 되는데 그 후로부터 2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러는 중에, 점차 생각 자체를 영어로 많이 하게 되었고요.
그렇지만 저는 아직도…
주말에 한국말 많이 하다가 월요일에 회사 가면, 영어 모드로 전환되는데 한 반나절 걸립니다. ㅎㅎ
그리고 화,수 지나면서 점점 영어가 더 잘되다가 금요일이 되면 최고조에 이르죠.
그러다가 주말에 다시 reset 되고요. ㅋㅋ
제 아내는 고등학교때 미국에 왔고, 저는 대학원도 마치고 직장생활도 하다가 미국에 왔으므로, 미국에 온 시점이 많이 차이가 납니다.
제가 많이 노력도 하고 하긴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제 아내가 하는 어떤 ‘자연스러움'(?)은 catch up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거기까지가 제 한계인거죠.
(아, 물론 제 아내가 저보다 똑똑하기도 하고요. ㅋㅋ)
이런 식으로, 한계를 설정하고 나는 뭐 어차피 native speaker는 아니다… 아무리 해도 1.5세들처럼 잘하게 될수는 없다… 이런 현실 인식을 잘 하는 것도 오히려 도움이 되었습니다.
음… 이렇게 막 쓴게… 도움이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
혹시 지내시면서 좋은 tip이 더 있으시면 제게도 좀 더 알려주세요. ^^
목수의 졸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