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붙잡힌 여인을 마주치신 본문이 요한복음 8장에 나온다.
그때 예수께서는 너희 가운데서 죄가 없는 사람이 먼저 이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라고 말씀하신다.
그러자 사람들이 하나 하나 떠나가고, 예수께서는 그 여자에게 너를 정죄한 사람이 한 사람도 없느냐,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않는다 라고 말씀하신다.
요즘 이 본문을 생각해보며,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예수께서,
그 여자를 정죄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시기 전에,
먼저 그럴 정죄하기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군중을 향해, 폐부를 찌르는 질문을 하심으로써…
그들이 먼저 돌을 놓고 돌아가게 만드신다.
교회 내에서도,
정말 정죄가 난무한다.
어떤 경우에는 그 사람의 죄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그저 상황의 피해때문에,
억울한 사고 때문에,
능력의 부족 때문에…
혹은 이런 것들의 조합으로,
많은 정죄를 받는 사람들을 본다.
그들은 받는 정죄 때문에,
괴로워하고 결국 하나님을 떠나기도 한다.
그런데 정말 문제는…
너무나도 자주, 내가 정죄하는 입장에 서곤 한다는 것이다.
그 사람들을 정죄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아는데…
머리로는 아는데…
너무 나도 자주.. 그냥 automatically 정죄라는 못된 버릇이 그냥 자연스럽게 나오곤 한다.
정죄의 피해자들에게,
아… 정말 죄송합니다. 저는 정말 당신을 정죄하지 않습니다. 제 안에 있는 못된 악의 습관이 나와서, 당신을 정죄하는 것 같이 반응하기도 하지만… 그건 아직도 꿈틀거리고 있는 제 잘못된 자아 입니다. 사실 그놈은 벌써 죽은 놈인데… 가끔 그렇게 발악을 하곤 합니다. 죄송합니다. 저는 당신을.. 정말 정죄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그리고,
예수님에게,
주님, 제게… 정말 죄가 없다면 그 사람을 돌로 쳐라 라는, 폐부를 찌르는 질문을 제게도 좀 아프게 해 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옛 자아 라는 이 못된놈이… 자꾸만 정죄라는 죽음의 카드를 빼어 들곤 합니다.
이렇게 요청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요즈음,
주님께서 그런데 정말 그 질문을 던지신다.
“네가 정말 죄가 없느냐?”
나는
허걱…
저는 당신을 수십년간 믿어 왔고,
당신을 위해 헌신했고, 희생했습니다.
그런데 이제와서 그런 질문을…
“너는 죄가 없느냐?”
아…
음…
아….
음… 주님…
….
그렇게 물어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뇨, 저는 도무지 어찌 할 수 없는 사람입니다. 아주 아주… 제 자신으로 봐서는 소망이 없는…
그 질문을 깊이 이렇게 받고서야 비로소,
제게 깊이 스며들어 있는 정죄의 나쁜 습관이 약간 치유되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