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많이 비정치화 되긴 했지만…

나는 뭐 내가 정치에 개인적으로 뜻을 둔다거나 그래본 적은 한번도 없다.
그리고 정치에 대해서 내가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지도 않다.

어려서부터 그저 ‘모범생’으로 자라오면서,
“저렇게 데모하면 인생망친다…” 는 식의 가르침을 계속 여러 경로를 통해서 듣고 자랐고,
나는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

복음을 깨닫고 나서,
내가 사회정의에 대해 눈과 귀를 닫고 있었다는 사실이 말로 다할 수 없이 부끄러웠다.
그리고 정치를 통한 사회정의의 회복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진정한 의미의 사회정의가 과연 그렇게 정치적으로 가능한 것일까 하는 것에 대한 깊은 회의가 들게 되었고,
대충 3-4년 전부터는 내가 많이 비정치화 되었다.
여전히 내 나름대로 선호하는 정치적 그룹이 있고, 내 나름대로 꽤 분명한 정치적 선호가 있지만,
그것에, 예전만큼 목매는 자세는 갖지 않게 되었다.

뭐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이병박이나 박근혜같은 사람들이 대통령으로 선출되었을때도,
그렇게 많이 힘들어하거나 절망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아무리 다시 생각하고 또 생각해봐도,
지금 이 정권은 잘못되었다.

어떤 사람이나 집단이 ‘잘못된 일’을 할 때에는,
의도가 악해서 잘못된 일을 하기도 하지만,
능력이 부족해서 잘못된 일을 하기도 한다.

나는 정말 반복해서,
그래… 이 사람들은 그냥 무능력한 것이지 그렇게 악한 것은 아닐지도 몰라…
뭐 그런 생각을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요즘은…물론 무능한 점도 많이 있지만,
근본적으로 그 의도 자체도 악한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나는, 여전히 정치에 그렇게 큰 소망을 두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이건 아니다. 정말 아니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물속에 수장된지 일년이 되었다.

이 마음 속의 분노를 어찌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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