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고 00 일

나는 어려서부터 잔병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렸을때 감기를 앓지 않고 지났던 겨울이 없었던 것 같고, 한번 감기에 걸리면 질리도록 기침을 했었다.
(나중엔 그게 천식이라는걸 알게 되었지만.)

국민학교에 다닐때 늘 개근하는게 중요하다고 선생님이 그러셨지만,
나는 개근상을 받아본 기억이 거의 없다.
정말 개근을 하게된건… 내가 기숙사생활을 하면서야 가능해졌다. -.-;

그래도 나는 체력은 좋았다. 잠을 안자고 공부하는 것도 잘 했고, 하루 3~4시간 자고 지내는 것도 꽤 잘 했다.
다만 그렇게하면 천식이 심해지고 그런 부작용이 따라오긴 했다.

그럼에도, 나는 내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특별히 내가 몸이 약하기 때문에 몸 조심을 해야한다는 생각도 잘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그렇게 더 감기에 많이 걸렸었나…

훨씬 나이가 들어서야 나는 비로소 건강을 돌보기 시작했고,
나 같은 천식환자는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한다는 것도 점차 깨달으면서 실천에 옮기기 시작했다.
(내 ‘주치의’인 동생이 호흡기 내과 의사여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정말 나름대로는 아주 열심히, 그리고 나름대로 꼼꼼히 관리를 한 탓에…
감기 한번 심하게 걸리지 않고 거의 몇년을 지냈다.
그래서 천식으로 고생하는 일도 거의 없이 보냈다.

그런데 지난 연말에, 좀 잠깐 관리에 삐끗~ 해서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정확하게 내가 어디서 삐끗했는지도 완전 기억한다.)
그리곤 완전 몸져 누웠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컬하게도,
나는 그렇게 앓으면서 완전 푹~ 쉬었다.
약먹고 하루에 12시간 자는 신공을 발휘했다.
몇년만에 꿈이라는 것도 꾸는 잠을 잤다!

공사장에 가면 보통,
무사고 00 일 과 같은 표지가 있다.
사고 없이 하루가 지나면 00일에서 하루씩 더해진다.

자…
이제 지금 이 기침만 잡히고 나면,

무천식 0일부터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엔 1000일쯤 해보는 것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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