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봄 부터였던가,
일제 강점기에 우리 민족의 상황을 곱씹어 보면서,
만일 내가 그 시대에 한참 피 끓는 20-30대 였다면,
거의 틀림없이 공산주의자가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당시 공산주의자의 역사인식이,
소위 보수적이었던 그리고 친일적이었던 우익보다는 훨씬 더 건강하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
그로부터 70-80년이 지난 이후에 그 당시 상황을 역사로서 바라보고 있노라면,
공산주의의 한계랄까 그런 것이 더 잘 드러나는데…
그 당시의 상황에 함몰되어 있었다면 그것을 보기 참 어려웠을 것이라는 것이다.
지난 KOSTA 시카고 집회에서,
홍정길 목사님이 이와 거의 비슷한 말씀을 하셨었다.
그분이 하신 말씀중 내가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도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그 당시 뜻 있는 사람들이 공산주의의 매력에 빠지지 않기 어려웠을 거라는 말씀은 참 공감이 되었었다.
그리고 그 공산주의의 매력에 빠지지 않았던 지성인들은 결국 기독지성인이었다는 것.
지금 내가 옳다고 믿고있는 것은 과연 역사 속에서 얼마나 옳은 것으로 드러나게 될까.
지금 내 판단으로 최선의 길을 간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훗날 잘못된 길로 드러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바로 그런 이유로,
작년 봄 즈음 부터는,
몹시 매력적으로 보이는 사상이나 생각, 이론이나 주장등에대해 너무 쉽게 흥분하지 않으려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나로서는 그리 쉽지 않을때가 많지만…)
그러한 자세와 생각의 근저에는,
결국 역사의 주관자가 이성이나 계몽주의적 낙관론에 경도된 인간이 아니라,
하나님이시라는 생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