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화요일에,
우리 그룹의 어떤 한 사람이 내게 이야기도 하지 않고 내 실험하는 내용을 마음대로 바꾸었다.
예전에도 이 사람이 그런 적이 있었는데,
나는 나름대로 마음을 가다듬고 가서 차근차근 얘기하리라 다짐을 하고 그 사람을 찾아가서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오히려 내가 잘못한 것이라면서 바락바락 우기는 것이었다.
나는 금새 control을 잃고 그 사람의 argument를 조목조목 따지기 시작했다.
이 사람은 논리로 내게 이야기하기보다는 거의 억지의 수준에서 물고늘어졌다.
그때 마침 그 옆을 지나던 우리 그룹의 매니저가 와서는,
말하자면… 조심스럽게 내 손을 들어줬다.
결국 그 사람은 앞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내게 이야기했고 (그러나 결국 미안하다는 등의 이야기는 들을 수 없었다.) 상황은 대충 종료되었다.
그날 밤에 성경공부를 마치고,
집에 왔는데….
마음에 평안이 없었다.
그래,
그 사람과 그렇게 논리싸움을 해서 이겨서 속이 시원하냐…
그 사람보다 네가 잘났다고 그렇게 증명하고 싶었던 것이었냐.
나는 그래서,
오늘 오전까지…
여러가지 경로를 통해 그 사람을 치켜세워주고 칭찬해주는 일을 대대적으로(?) 했다.
그 사람이 최근 주장해온 어떤 주장에 대해서도,
평소같으면 논리적이지 않은 것을 내세워서 많이 따지거나, 최소한 무시했을 텐데…
많이 긍정해주고, 그 사람에게 도움도 요청하면서,
말하자면 그 사람을 많이 높여줬다.
금방 그 사람은 마음이 많이 풀렸고,
어제는, 내 어깨를 툭툭 치면서… 그래… 앞으로 잘해봐… 뭐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흠… 좀 황당하긴 했다. -.-;
일반적으로 나는 비논리적으로 박박 우기는 사람을 참 잘 견디지 못한다.
나 스스로도 직관적이지만, 그 직관이 논리의 뒷받침을 얻지 못하는 경우 그저 우기는 것이 되기 때문에 그런 사람과 대화를 하는데도 어려움을 겪는다.
따라서 그런 사람을 멸시하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하고, 그저 피하기도 한다.
지난 며칠은,
내게있어 그런 사람을 수용하고, 용서하고, 인정해주고, 심지어는 그 사람의 종이되는 작은 훈련을 하는 기간이었다.
미묘한 argument에서 내가 논리적으로 그 사람을 반박하는 것 보다, 그 사람이 이런 과정을 통해서 더 존중받고 그 사람의 재능과 경험들이 의미있는 방식으로 모두에게 도움이 되도록 돕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그런 것은, 내가 그 사람과의 싸움에서 이김으로써 가능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종이 됨으로써 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다.
내게 대단히 손해가 난 것도 아니고,
그저 내가 내 자존심과, 나의 ‘의로움’을 드러내고자 하는 고약한 심보를 자제하고,
나와 함께 있는 사람을 진심으로 위하고 높이고 섬기는 그런 사람이 되는 약간의 훈련이,
이렇게 내가 블로그에 쓸 껀수가 되는 것을 보면…
아직도 난 갈길이 먼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