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lebration

위의 사진은,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일 수 있겠지만,
우리 그룹에게는, 그리고 특별히 내게는 아주 큰 의미를 갖는 것이다. 

지난주에, 그야말로 몇년을 끌어오던 어떤 process development에 큰 획을 긋는 achievement를 우리 그룹에서 해 냈기 때문이다.

특별히 건강이 좋지 않은데도 열심히 나름대로 노력해준 한 직장 동료가 참 수고가 많았다.
이번 일이, 그에게 참 의미있는 전환점이 되길… 정말 간절히 기도한다.

오늘 점심에는, 우리 그룹사람들끼리, 이 achievement를 축하하기 위해서,
다 함께 순두부찌게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 
(우리 그룹 사람들은 어찌된 일인지, 한국 사람인 나보다 훨씬 더 순두부 찌게를 좋아한다. ^^)
 

내가 지키고/만들고 싶은 우리 회사의 value

내가 지키고/만들고 싶은 우리 회사의 가치(value)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Engineering(공학)의 가장 소중한 가치는, 세상에 물건을 만들어 내는 일이다. 소비자가 물건을 사용할 수 있도록 발명(invention)하고, 연구(research)하고, 개발(development)하는 일은, 결국 시장(marketplace)에 새로운 물건을 공급하기 위한 것이고, 그것이 공학이 하는 가장 가치있는 일이다.
(이는, 공학자로서 하나님의 창조섭리에 동참한다는 성경적 가치와 통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flexible display를 세상에 만드시기 위해서는, 나와같은 공학자의 손을 통해서 만들어 내시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공학자는 세상에 새로운 발명품을 내어놓는 소명을 가진 사람들이다.)

2. 기술을 바탕으로하는 회사는, 그 회사에서 기술/공학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고집스러움이 있어야 한다. 실험장비를 만지고, 컴퓨터 앞에서 software를 개발하는 등 ‘손을 더럽히는'(get hands dirty)것을 가치있게 여기는 분위기(atmosphere)를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nerds/geeks의 문화는 어떤 의미에서 참 소중하다.
(이는, 복음으로 회복된 세상에서, 노동이 저주가 아닌 신성한 가치가 되는 성경적 가치와 통하는 것이다. 땀흘려 일하는 것이 가치있는 것으로 우대받는 것은 건강한 일이다.)

3. 많은 돈을 가진 사람들이 결국 그 돈을 ‘굴려서’ 다시 큰 돈을 벌게되는 경제적 구조, 단 기간에 회사를 10배, 100배 뻥튀겨서 팔아 ‘대박’을 터뜨리는 ‘벤처회사(start-up company)’의 일반적인 기대 등은 건강하지 못한 것이다. 단기간에 땀흘리지 않는 사람이 큰 돈을 버는 왜곡은, 다른 사람이 그로인한 피해를 겪게되는 일을 초래할 수 있다. 계속해서 땀흘리지 않으면서, 자기 화장실의 수도꼭지를 금으로 바꾸고, 가격이 10만불에 육박하는/넘는 자동차를 타는, 그리고 40대에 은퇴를 하여 골프를 치며 삶을 즐기는 ‘대박의 꿈’은, 그것이 단순히 사회/경제적 구조를 이용(take advantage)하려는 건강하지 못한 것이다. 우리는 단기간에 대박을 터뜨려 부자가되려는 일을 하려 하지도 않고, 또 그런 입장으로 접근하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일도 가능하면 피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이도 역시, 노동을 신성한 것으로 여기는 가치, 또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라는 성경적 가치와 통하는 것이다. 구약 선지서등에 흔히 경고하는 대로 측량용 잣대를 조작하는 것이라는가, 계량용 저울을 몰래 바꾸는 일 같은 것을 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4.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회사가 활용하는 ‘인적자원(human resource)’가 아니라 회사 자체이다. 현대에 Wall street에의해서 운영되는 경제체제 속에서는, 회사가 감원을 하면 일반적으로 주가가 오르고, 투자자들은 기뻐하고, CEO는 상을 받는다. 그것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자원으로 보고, 그 자원에 따르는 책임(liability)을 줄이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물론 감원이나 해고가 무조건 나쁘다는, 왜곡된 이상주의적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은 appreciate되어야 하고, value 되어야 하고, 또 그들이 함께하고 있는 것을 감사할 수 있어야 한다. 
일하는 환경 내에서도, 서로를 아끼고 존중하는 문화는 매우 중요하다. 일을 효율적으로 해내는 것 보다, 사람들을 품고 가는 것이 더 높은 가치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그것이 잠깐 더 느려보일 수 있어도 궁극적으로 더 효과적인(effective) 방향이다.
이는 회사 내부적으로만 적용될 가치는 아니다. 대외적으로 일을 하면서도, 다른이들을 밟고 일어나거나, 다른이들을 이용해먹는(take advantage)것은 잘못된 것이다. 함께 하는 것이 더 큰 성공이다.
(일이나 돈보다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것. 예수님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하시지 않았을까. ^^)

5. 이 모든 일을 할때, integrity를 포기하지 않는다. 각종 business transaction을 할때에도, golden rule을 벗어나지 않도록 한다. 거짓말 하지 않고, 결과를 뻥튀기지도 않는다. 물론 이것이 naive하게, 회사의 기밀도 없고, 모든 것을 공개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전략적으로 우리가 보호해야하는 정보나 기술은 share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지만, 없는 것을 있다고 이야기하거나, 더 좋은 면만을 포장해서 이야기함으로써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내려는 일은 하지 않는다.
integrity를 포기하는 일은, 결국 자신을 망가뜨린다.
(당연히… 이것은 복음적인 가치이겠지.)

어제 아땅님이 내 글에 덧글을 달아 이런 가치들에대해 물어보셔서 급하게 몇가지 정리를 해보긴 했는데….
분명히 빠진 것들이 있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나는대로 더 첨부해야 할 것 같다.

T 아주머니

요즘 나는 회사에 있는 시간의 90%는 clean room에서 지낸다.

clean room에 들어가려면 방진복이라고 불리우는 옷을 입고 들어가는데,
왔다갔다 하는 것이 귀찮아서,
아침에 들어가면 점심 먹으로 나오고,
점심먹고 들어가면 퇴근할때까지 안나온다.
아예 그 안에 computer도 마련해놓고, 내 미니 office를 차려 놓았다. ^^
그러다보니, 계속 함께 clean room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게될 기회들이 좀 있게 되는데,
그렇게 이야기를 하게된 사람중 하나가 T 아주머니이시다.
이분은, 비교적 새로 들어오신 분인데,
베트남 출신이고, 나이는 50대 초반쯤 되시는 분이시다.
이분은 참 성품이 좋으시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좀 고약한 사람들이어서, 많이 힘들 수 있는데도… 늘 웃는 얼굴로 대하시고, 가끔 한번씩은 케익을 집에서 구워와서, 나처럼 ‘어린 애들’에게 나누어주기도 하신다. ^^
아니, 이렇게 stress 많이 받는 상황에서 어떻게 저렇게 평정을 유지할 수 있단 말인가… 하는 것이 정말 놀라울 때가 많이 있었다.
지난주엔가,
내가 혹시 베트남을 떠난 이후에 다시 베트남에 가보았느냐는 것을 물어보았는데…
그것때문에 참 여러가지 그분의 이야기를 들었다.
베트남 전쟁을 겪으며 두려웠던 이야기,
비교적 부유했던 가정 출신으로, 공산통일이 된 이후 재산을 몰수당하고 어려움을 당했던 이야기,
10대 후반에 목숨을 걸고 소위 “보트피플”이 되어 1달 넘게 바다에서 보낸 이야기,
형제 자매들이 그때 뿔뿔이 흩어져 버린 이야기,
난민이 되어 미국에 정착하게되기까지의 이야기,
그 와중에 부모님은 그냥 베트남에 남겨두고 와야만 했던 이야기 등등.
그러면서,
자신은 벌써 30년이 훨씬 더 지났지만…
그때 그 악몽과 같은 기억 때문에 다시 베트남을 찾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예전에는 이 이야기를 하는 것 조차 감정이 복받혀서 할 수 없었는데, 이제는 이렇게 이야기를 할 정도까지는 되었다며 감사하다고 했다.
그 기억이 얼마나 악몽과 같았으면,
30년이 훨씬 더 지난 지금에도 조국을 찾을 생각이 전혀 없게 되었을까.
하나밖에 없는 딸은 벌써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했고,
남편과 단둘이 살면서 삶의 소소한 것에 재미를 누리고 있는데…
아 참, 이분은 독실한 캐톨릭 신자이시다. 일요일에 미사를 드리는 것이 큰 기쁨이라고 하셨다.
기도문도 열심히 읽으시고…
어제는 나와 신앙에 대한 이야기도 꽤 오래 나누었다. ^^
10대까지 유복한 집안에서, 
좋은 장래를 꿈꾸며 살았던 베트남 소녀로부터,
공산군에 의한 강제노동자로,
보트피플, 난민으로,
낮선땅에 온 이민자로,
실리콘 밸리에서 테크니션으로 살게된 그분의 인생 여정을 들으며…
그리고 그 와중에 그분을 지켜주었을 그분의 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삶을 통해 그분에게 맺어진 열매들이 느껴지게 되었다.
내 삶의 여정을 통해서는,
내 인격에 어떤 열매가 맺히게 되는 걸까…
언젠가는….
그분이 남편, 딸과 함께…
10대에 떠나와야 했던 조국을 다시 방문해,
조국과 시대와 화해를 하고…
마음의 상처를 씻을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도하겠노라고 그분에게 이야기해드렸다.
그분은…
그저 조용히 웃으셨다…

New CEO

지난 금요일,
HP의 새 CEO가 발표되었다.
신문 기사에 어떻게 그려졌는지, stock price가 어떻게 변동이 있었는지 그런 이야기들이야 publically 다 알려진 것이겠지만…

새 CEO가 SAP의 CEO 출신이라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때, 적어도 내가 만난 hp labs 사람들의 반응은 대충 다음과 같았다.

“제기랄”
“내 그럴줄 알았어”
“어휴, 세상에…”
“I don’t care”, “whatever”
“우린 망했다.”

아니,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까지 부정적인 반응이 일관되게 나올 수 있을까.

새로운 CEO가 어떤 일을 어떻게 할지는 모르지만, (나도 뭐 별로 크게 기대하는 쪽은 아니다. -.-;)
적어도 회사 사람들의 이런 반응들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세계 최고의 엔지니어링 제품을 만들어낸다는 자부심에 일했던 예전 hp labs의 연구원들에게는,
Wall street의 주가 몇센트 더 올리기 위해 연구비를 삭감하고, 직원에게 주는 혜택을 줄이고, 직원을 해고하는, 그러면서 자신은 수천만달러의 연봉을 챙기는, 소위 ‘money guys’들을 리더로 받아들이는 것이 정말 힘든 일인 것 같다. (어떤 의미에서, 더 이상 CEO들을 ‘리더’로 생각하고 있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직장동료 C

우리 팀에는 내가 참 많이 불편하게 여기는 C라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은 자신을 드러내길 좋아하고,
자신이 늘 중요한 사람이 되려고만 하고,
다른 사람을 깎아 내리고 (아주 교묘하고도 subtle하게… 그래서 공개적으로 따질 수 없을 레벨 만큼만)
다른 사람의 의견보다 자신의 의견이 늘 중요한듯 내세운다.

지난 1년여동안,
실제로 이 사람에게 팀으로 보면 꽤 중요한 일이 주어졌다.
그런데 실제 그 사람이 하는 일은 내가 전문성(specialty)을 가진 일이었다.
당연히 일의 초기 단계에 거의 매일 내게 와서 이런 저런 질문들을 했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한 대답들을 해주었다.
그렇지만 원래 꽤 깊은 전문성을 요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결국 그 사람에게 다 설명을 해줄 수 없었다.

최근,
우리 팀에서 새로운 실험장비가 들어왔다.
이 실험장비를 누가 담당하며 어떻게 operate 할 것인가 하는 것이 당연히 이슈가 되었다.
예상했듯이 C는 자신이 그 중요한 일을 담당할 적임자임을 내세우며 매니저들에게 ‘로비’도 하고 그랬다.

나는 여러가지로 고민하다가,
나도 그 장비를 담당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자원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정말 너무 많아서 허덕이고 있는 와중이었지만,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였다.

첫째, 팀의 dynamics를 위해서였다.
C가 팀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듯 보이자, 팀의 dynamics가 매우 망가졌다.
자기를 내세우고 남을 끌어내리는 C의 자세가 ‘전염’되는 듯 보였다.
서로 자기가 옳다고 주장하며 의미없는 미팅을 한시간씩 하는 일도 생겼다.
어떻게든 C를, 그 ‘중요한 위치’로 부터 비껴서도록 해야 팀의 건강한 dynamics가 살아날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둘째, C는 그렇게 주장하지 않지만, 이 실험장비를 제대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내가가진 specialty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지난 1년여동안 C가 예전의 실험장비를 운용하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하긴 했지만, 전문성이 부족해서 적절한 progress를 이루지 못한 것을 나는 알고 있다. 다른 이들과는 많이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이번 장비를 운용하면서는 어떻게든 내 specialty가 contribute 되어야 필요한 progress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세째, C를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C는 늘 강자에는 약하고 약자에는 강한 면을 보여왔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좋지 않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내 일도 아닌데’… 혹은 ‘내 손 더럽히기 싫다’는 식의 자세로 나는 적절히 피하기만 했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어떻게든 C를 적절하게 견제하는 일을 내가 더이상 회피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에서였다.
한편으로는 내가 가진 specialty로 그 사람의 실험을 돕기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 사람이 스스로의 건강한 바운더리를 그리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

C를 미워하지 않으면서도,
팀을 위해서 C를 위해서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서…
지혜롭게 행동해야할 듯 하다.

안그래도 할일이 많은데…

오기로 이기기?

1주쯤 전이었던가, 회사일이 좀 바빠졌다고 했었는데,
최근 며칠동안에는, 그것보다 일이 거의 2배로 늘었다. -.-;

회사에선 정말 한순간도 뭔가를 하고 있지 않는 시간이 없다.
게다가 요즘은 민우가 학교를 일찍 가는 바람에, 나도 아침 7시 45분쯤 출근할 수 있게 되었는데…
퇴근시간까지 옆의 직장 동료와 5분 농담하는 시간이 아깝도록 일을 한다.

어제는,
그 와중에 내가 꼭 해야하는 일이 아닌 어떤 일을 하겠다고 자청하기까지 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내가 그 일에 involve 되는 것이 그룹의 dynamics를 위해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또한 내 전문분야의 지식이 도움이 될만한 일이기 때문에 내가 함께해야 할 것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 와중에 KCF를 섬기는 일이나, KOSTA를 섬기는 일과 “벧전 성경공부” 모임과 관련해서 많은 생각과 고민들이 나를 누르고 있다.

가끔…
이렇게 바쁜 일들이 한꺼번에 밀려올때면,
나는 더 오기를 부리는 듯 하다.
…우…씨… 하나님 이거 좀 너무하십니다. 좋습니다. 이렇게 저를 몰아부치실 거라면, 저 한번 해보렵니다. 하는데까지 한번 해봅니다~ 뭐 그런 분위기쯤 되겠다.

바쁜 삶이 나의 영적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하는 일이 중요한듯 하다.

허어… 내가 회사 일을 열심히 안하고 있었던 것이었네…

최근,
내가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회사일들을 다시 찬찬히 점검해보고 있다.

그러고보니,
내가 정말 창조적인 일들을 게을리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mundane하게 내게 주어지는 일들을 처리하는 것은 효율적으로 잘 하고 있는데,
내가 자발적이고 주도적으로 problem solving을 하는 일들을 거의 못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다소 독한 마음을 먹고,
내가 회사에서 하는 일의 productivity를 적어도 1.5배 높이려는 시도를 지난 몇주 해왔다.

그 결과,
내가 이전보다 훨.씬. 더 productive할 수 있음을 경험하고 있다.

내 딴엔,
그래도 열심히 회사일 한다고 하고 있었는데…
허어… 내가 그렇게 열심히 일한게 아니었었네….

일하는 제자들

거의 20년쯤 전이었던가…
이랜드 계열의 출판사였던 한세였던가… 하는 출판사에서 나왔던 월간지 이름이었다.

크리스찬들의 직업윤리에 대해 평이한 언어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서 냈던 잡지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리고 또 그 출판사에서 ‘다르게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책도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일하는 제자들”, 그리고 “다르게 일하는 사람들” 이 두 책과 잡지 이름은 지난 15년여동안 내가 씨름해온 큰 주제들이었다.

요즘,
회사일을 하면서… 늘 2-3가지 멀티 태스킹을 해야만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시간을 잘 쪼개고 쪼개서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내가 해야하는 일을 해낼 수 있는 상황인데…

월요일을 즐거워하고, 세상 사람들과는 다른 동기로 일하기에 세상사람들과는 전혀 다르게 일할 수 있는… 일하는 제자들.

그 goal로부터 나는 얼마나 떨어져 있을까.

모든 사람의 종이 되는…

이번주 화요일에,
우리 그룹의 어떤 한 사람이 내게 이야기도 하지 않고 내 실험하는 내용을 마음대로 바꾸었다.

예전에도 이 사람이 그런 적이 있었는데,
나는 나름대로 마음을 가다듬고 가서 차근차근 얘기하리라 다짐을 하고 그 사람을 찾아가서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오히려 내가 잘못한 것이라면서 바락바락 우기는 것이었다.
나는 금새 control을 잃고 그 사람의 argument를 조목조목 따지기 시작했다.
이 사람은 논리로 내게 이야기하기보다는 거의 억지의 수준에서 물고늘어졌다.

그때 마침 그 옆을 지나던 우리 그룹의 매니저가 와서는,
말하자면… 조심스럽게 내 손을 들어줬다.

결국 그 사람은 앞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내게 이야기했고 (그러나 결국 미안하다는 등의 이야기는 들을 수 없었다.) 상황은 대충 종료되었다.

그날 밤에 성경공부를 마치고,
집에 왔는데….
마음에 평안이 없었다.

그래,
그 사람과 그렇게 논리싸움을 해서 이겨서 속이 시원하냐…
그 사람보다 네가 잘났다고 그렇게 증명하고 싶었던 것이었냐.

나는 그래서,
오늘 오전까지…
여러가지 경로를 통해 그 사람을 치켜세워주고 칭찬해주는 일을 대대적으로(?) 했다.

그 사람이 최근 주장해온 어떤 주장에 대해서도,
평소같으면 논리적이지 않은 것을 내세워서 많이 따지거나, 최소한 무시했을 텐데…
많이 긍정해주고, 그 사람에게 도움도 요청하면서,
말하자면 그 사람을 많이 높여줬다.

금방 그 사람은 마음이 많이 풀렸고,
어제는, 내 어깨를 툭툭 치면서… 그래… 앞으로 잘해봐… 뭐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흠… 좀 황당하긴 했다. -.-;

일반적으로 나는 비논리적으로 박박 우기는 사람을 참 잘 견디지 못한다.
나 스스로도 직관적이지만, 그 직관이 논리의 뒷받침을 얻지 못하는 경우 그저 우기는 것이 되기 때문에 그런 사람과 대화를 하는데도 어려움을 겪는다.
따라서 그런 사람을 멸시하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하고, 그저 피하기도 한다.

지난 며칠은,
내게있어 그런 사람을 수용하고, 용서하고, 인정해주고, 심지어는 그 사람의 종이되는 작은 훈련을 하는 기간이었다.
미묘한 argument에서 내가 논리적으로 그 사람을 반박하는 것 보다, 그 사람이 이런 과정을 통해서 더 존중받고 그 사람의 재능과 경험들이 의미있는 방식으로 모두에게 도움이 되도록 돕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그런 것은, 내가 그 사람과의 싸움에서 이김으로써 가능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종이 됨으로써 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다.

내게 대단히 손해가 난 것도 아니고,
그저 내가 내 자존심과, 나의 ‘의로움’을 드러내고자 하는 고약한 심보를 자제하고,
나와 함께 있는 사람을 진심으로 위하고 높이고 섬기는 그런 사람이 되는 약간의 훈련이,
이렇게 내가 블로그에 쓸 껀수가 되는 것을 보면…

아직도 난 갈길이 먼 것이 분명하다.

Boss의 authority를 뛰어넘기

어제,
같은 팀에 있는 한 선배/동료와 이야기하던중, 그 사람이 했던 말.

“If you don’t violate your boss’ authority on a daily basis, you’re not doing your job.”

생각해 보면 정말 맞는 말이다.
Boss가 정해놓은 boundary 안에서만 일하는 사람은, contractor 이거나 consultant이지 정말 도움이되는 co-worker는 아닐 것이다.

회사에서도 그렇지만,
함께 Christian ministry를 하는 환경에서도 정말 잘 적용되는 말인 것 같다.

나는 정말 그렇게 제대로 일을 하는 사람일까?
또 다른 관점에서는… 나는 내가 지시를 하는 입장에서… 내 지시를 따르는 사람으로 하여금 내 authority에 ‘대드는 것’을 적극적으로 encourage하는 사람일까?

두가지 질문에 대해…
글쎄… 대충 B+ 정도의 점수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너무 후한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