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 사정은, 여전히 간당간당하다. ^^
일단 어찌어찌해서…
9월 말까지 버틸 자금은 확보해 놓은 상태이지만,
그 이후의 사정은 어찌될지 불확실하다.
그렇지만, 잘만되면 아주 흥미롭게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도 꽤 있어서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내 사정을 알기라도 하는걸까?
최근 여러 recruiter 들로부터 계속 연락을 받는다.
지난주에만 3명의 다른 recruiter로부터 연락을 받았는데, 그중 하나는… 요즘 아주 아주 잘 나가는 A 사의 recruiter였다.
그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어떤 사람을 찾고 있는지 궁금해서 그저께 그 recruiter의 이메일에 답장도 하고 내 CV도 보냈더니, 즉각 어제 저녁으로 전화 인터뷰를 잡아 놓았다. -.-; 허억.
(민우도, A 라는 회사에 아빠가 다니면 어때? 라고 내가 물어보니 cool 하다는 표정이다.)
어제 전화 인터뷰를 해보니,
말하자면 나보다 훨씬 이 분야를 잘 모르는 사람이… 소위 내 지식을 테스트한다는 명목으로 이것 저것들을 물어보는데…
저, 아저씨… 그건 질문이 잘못된거예요… 라도 이야기해주고 싶은걸 참았다. ㅎㅎ
그리곤 내일 자기 회사로 와서 만나자고… 아주 적극적이었다.
그런데,
이 회사에서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오니…
내 마음이 살짝 흔들린다.
그 회사에서 월급 왕창 더 주고 더 좋은 조건 제시하면 확 옮겨버릴까?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적어도 지금 내가 우리 그룹에서 그렇게 후다닥 떠나고 나면…
지금 겨우 겨우 난관을 극복해가며 나가는 상황에서… 아마 그냥 함께 주저앉아 버리고 결국 회사도 문 닫고 그룹도 흩어지게 될텐데…, 아니 최소한 아주 심각한 타격을 받고… 적어도 몇사람은 정신적 충격도 클텐데…
적어도 지금 내가 회사를 그냥 후다닥 옮겨버리는 일을 하는 일은,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너무 무책임하고 심지어 무례한 일인건 아닐까.
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내가 처한 입장에서는… 지금 이 회사가 혹시 가라앉는 배가 되더라도,
이 배에서 마지막으로 내리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게 아닐까… 그런 생각.
내가 지금 이 회사에서 이렇게 하는 소망의 내용은 무엇일까.
나는 과연 무엇을 꿈꾸고 있는 건가.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나는 누구인가.
내가 뭐 회사 지분의 majority를 갖고 있는 사람도 아니고… 그런 내가 괜히 오지랖 넓게 행동하고 있는건 아닐까.
어제도 열심히 실험을 하면서,
여러가지 생각에 마음이 복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