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협상

아직 내가 직장과 관련해서 어떻게 할지 100%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한쪽에서는 지금 열심히 offer letter가 만들어져서 오고 있고,

또 다른 어떤 start-up company 에서는 어떻게 내 사정을 또 알았는지 (-.-;) engineering leadership position을 채우고 싶다고 내게 연락을 해왔다.

(그런데 재미있는건, 내게 먼저 연락을 해온 쪽은 대개 많이 적극적인데, 내가 먼저 연락을 하면 대개 reply가 없다. 사실 지난주에 3-4개의 회사에 더 apply를 했는데…)

적어도 한 회사로부터는 verbal offer를 받았고 진행되기 따라서는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작업이 곧 이루어질수도 있겠다.

아, 물론 지금 현재 회사에서도 뭔가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작업을 계속 하고 있기도 하다. ^^ 여전히 많은 이메일도 주고 받고 있고, 여전히 이런 저런 실험을 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정말 구체적으로 소위 연봉 협상이라는 것을 하면서, 

어떻게든 월급을 더 받아내려고 많이 노력을 하고, 리크루터와 밀고 당기는 게임을 하는 일을 해야하나… 하는 고민을 하던차에, (사실 나는 이렇게 밀고 당기며 협상하는 것을 즐긴다. ㅎㅎ)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전에 다른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지금 내가 있는 회사에서, 나는 소위 market value보다 더 낮은 월급을 받으면서 일해왔다. 어찌어찌 하다보니, 나와 함께 일하고 있는 H사 직원들의 연봉 수준도 대충 알게 되었는데, 그룹에 대한 contribution도 형편없고, 일도 잘 못하는 사람들도 나보다 더 많이 받는 것을 알고 마음이 많이 불편했던 적이 있었다.

아, 정말 fair 하지 않다…

물론, 누구나 자신을 over-estimate하는 경향들이 있으므로, 나도 역시 실제 나보다도 나를 더 잘 평가하는 잘못을 범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뭐 우리 lab director도 이 부분은 확실히 그렇다고 인정 했으니… 나만의 생각은 아닌 듯 하다.

그렇지만, I’m entitled to this… I deserve this 라는 식의 사고방식이 나를 몹시 불편하게 만들고, 심하게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불편하게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것은, 

내게 모든 것이 은혜로 주어졌으므로 그것을 성실하게 맡아 섬기는 청지기로서 살아내겠다고 하는 청지기적 자세를 많이 망가뜨리기도 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내가 내면적으로 많이 힘겹게 싸워야 했다.

이제 연봉협상을 하면서, 내게 비슷한 욕심이 떠오르는 것을 본다. 뭔가 밀고 당기면서 내게 최상의 것을 가지고 싶어하는 마음. 한푼이라도 더 많이 받아내고자 하는 마음. 내가 그렇게도 극복하려고 노력해온 sense of entitlement.

내가 많이 좋아하는 동역자이자 친구 한 사람은, 예전에 job을 찾을때, 두가지 offer를 놓고, 자신에게 두번째로 좋아보이는 것을 선택하는 결정을 했었다. 나는 그게 참 신선하고 멋지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면서 소위 job market이라는 system에 자신을 팔아넘기지(sell-out) 않고, 욕심의 노예가 되는 것을 피하겠다는 의도였다.

깊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고 있는 요즘, 

내가 sense of entitlement에 사로잡혀 은혜를 잊어버리는 사람이 되지 않도록 깨어 있어야 하는 것 같다. 

(그것이 반드시 그저 passive하고 무기력해지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때로는 내가 잘 하는대로 목청을 높여 주장을 하기도 하고, 강경한 입장을 지키는 것도 필요하다.)

sense of entitlement에 매여 사는 삶이 아니라, 청지기로서의 삶,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는데 그렇게 깨어있음이 꼭 요구되는 것 같다.


Comments

연봉 협상 — 2 Comments

  1. 왠지 제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이 글의 내용이 떠오를 것 같습니다. 솔직한 고백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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